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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백일몽, 드림 상급종합병원

청진기 백일몽, 드림 상급종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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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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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수(연세이비인후과의원 의료윤리연구회장 )

▲ 홍 성 수(연세이비인후과의원 의료윤리연구회장 )

사회가 요구하는 의료의 수준과 역할을 의사들이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회와 국가와 국민이 그 요구에 합당한 공정한 제 값을 지불할 용의와 합의가 있어야 한다.

제도 기반은 국민건강보험(NHI)이면서 국가의 역할도 안 하면서 마치 국민의료제도(NHS)인 양 강제지정을 하고 저수가 정책을 고수하며 온갖 불합리한 제도와 규제로 의료계를 압박한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의료는 무기력과 분노 아니면 각자도생과 와각지쟁의 혼란과 편법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국민을 위한 최선의 의료는커녕 지속 가능성조차 우려된다. 우리나라 의료 만악의 근원은 바로 철학도 역사도 맥락도 합의도 없는 괴물, '저수가 의료정책'이다.

이와 같은 질곡에서 벗어나는 개혁의 첫 단계는 '상급종합병원 및 수련과정의 정상화'라고 확신한다. 의료의 시작과 마무리, 알파와 오메가이기 때문이며 하향식(top down)이건 상향식(bottom up)이건 그 중간 단계의 많은 문제들은 순차적으로 순리적으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래서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이와 같은 백일몽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드림 병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제대로 된 상급종합병원이다. 병원의 존재 이유이자 설립의 기반이 되는 해당 지역사회의 중증 질병 관련 각종 빅 데이터를 토대로 향후 30년의 인구 동향이나 질병 추이를 감안해 시설과 장비와 인력을 디자인한 최초의 병원이다.

최적화된 투자를 통해 지역사회 내에서 의료의 자원을 정의롭고 공정하게 배분할 것이며 동시에 공공의료원의 부실과 공룡의 과잉, 모두를 배제하고자 노력했다.

외래 진료는 예약된 두 부류의 환자만 해당된다. 환자의 요구가 아니라 의료전달 체계상 하급 병·의원에서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희귀 난치 중증에 해당하거나 첨단 집중치료가 필요한 의뢰 환자와 퇴원 후 추적 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된 환자이다.

만약 이와 같은 엄격한 기준에 못 미치는 환자를 반복해서 의뢰한 의사는 의뢰 자격을 제한당할 수 있다. 외래 환자 진료 시간은 신환 의뢰 환자인 경우 엄격하게 40분이고 20분은 환자상태에 대한 정리에 할당한다.

퇴원 후 환자인 경우 20분과 10분이다. 의사 1인 당 하루 진료 환자는 12명을 넘을 수 없고 이틀 연속 외래 진료를 할 수 없다.

자체 응급실은 없고 지역 내 병원들과 긴밀하게 연계하여 의뢰된 환자들을 위한 응급 수술실과 중환자실만 운영한다. 응급 상황이 종료되면 즉시 원래 의료기관으로 회송한다.

입원 환자는 '환자 평가위원회'의 평가에 따라 본 병원에서의 치료가 불가피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즉시 이전 의료기관으로 회송하거나 다른 요양기관으로 전원한다. 최소 5% 이상 예비 병상을 상시 확보하기 위한 방편이다.

간호 인력은 환자 안전과 보호자 없는 입원실을 운영하기 위해 일반 병실은 간호사 1인당 환자 4인, 중환자실은 1인당 환자 2인을 기준으로 하루 3교대 원칙에 따라 3.5배수의 인력을 유지하도록 한다.

의사는 '진료·교육·의학 연구'의 세 가지 역할을 한다. 각 전문과 별로 외래 진료 및 수술·입원 환자 진료·응급 환자 진료·의학 연구 전담 의사로 나뉘며 1년 단위로 두 가지의 역할까지 겸임할 수 있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근무 시간은 철저하게 8시간 3교대이고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 시 반드시 24시간 휴식을 보장한다. 이는 전공의에게도 똑 같이 적용된다.

'병원 질 관리 위원회' 주관으로 의사 개인의 업무 평가는 의과대학생의 교육지도 만족도, 연구 활동 성과, 환자 치료 과정과 결과에 대한 동료 평가 그리고 직원과 환자의 평가 네 가지 항목의 총점을 기준으로 한다.

의사는 '의사 전문성 지속 개발 위원회'의 권고와 감독하에 1년에 30일의 자기 개발 기회를 갖게 되며 매년 1월에 지난 해의 성과서와 그 해의 자기 개발 계획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특히 전문직업성 개발과 의료윤리 전반에 대해서는 별도로 매년 40시간 분량의 교육을 각자 여건에 맞게 이수하고 확인 받아야 한다.

전공의 수련의 목표는 지식과 기술의 습득과 함께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의료에 대한 철학과 소명의식을 갖춘 인재를 선발, 양성하는 것이기에 사회와 국가는 인재 양성에 일정 부분 재정적 책임을 기꺼이 감당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력 수급은 현재의 필요가 아니라 각 전문과 별로 10년 후의 미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해 탄력적으로 조절 대응할 것이다.

의료전달체계 최상위 기관으로서 더 많은 환자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사명이다. 병원은 수익으로부터 초연해야 하며 추가 투자는 전적으로 지역 자치 단체가 필요성 검토 후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

'병원 경영 위원회'는 인력·시설·장비의 투자와 인건비 등을 감안해 매년 모든 진료 활동과 소모품 및 재료에 대한 원가를 산정해 수가를 예비결정하고 다자의 보험 가입자 단체들과의 복수 협상을 통해 가장 합리적 조건의 단체(들)와 협약을 체결한다.

의료진의 최선을 바란다면 그에 합당한 비용을 인정해야 할 것이고, 그렇지 못 할 경우 저렴한 비용 범위에서의 치료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비싸면서 나쁜 것은 간혹 있을 수 있지만, 제 값보다 싸고 좋은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불순한 의도의 현혹이거나 도덕적 해이이다.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최선을 다할 용의가 있기에 최선에 필요한 비용 측면에서는 절대 양보가 없을 것이다.

백일몽에서 정신을 차려보니 환자 없는 대기실은 에어컨 바람이 무안할 지경으로 적막강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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