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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만료 의약품에 새 가치 불어넣어요"

"특허만료 의약품에 새 가치 불어넣어요"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4.07.0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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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한국화이자 이스태블리쉬트 제약사업 부문 부사장

김선아 화이자 부사장
약에게도 '운명'이 있다.

이런저런 후보물질들과 경쟁해 새로운 물질로 '태어나고' 임상시험을 거쳐 '성숙되면' 드디어 세상에 '특허'를 받고 선을 보인다.

한국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까지 받아내면 한동안 이 녀석의 앞길은 비교적 탄탄대로다.

몇몇 녀석들의 경우 '블록버스터' 혹은 '메가 브랜드'로 출세하면서 승승장구하기도 하지만 누구도  '특허만료'라는 말년의 위기를 피하기 어렵다.

이 세상에서 돋보이는 존재로 인정받다 특허만료를 맞으면 서글프다.

제네릭들에게 이리 밀리고, 저리 치이고 왕년의 오리지널 '가오(?)'가 말이 아니다.

값어치도 특허만료 이후 70%로 떨어지고 그 다음해 53.55%로 또 곤두박질한다. '뭐, 인생이란 그런 거지'하면서 조용히 사라지는 운명을 받아들일만도 하지만 '그'를 만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김선아 화이자 부사장은 이스태블리쉬트 부서를 책임지고 있다. 이스태블리쉬트 부서는 특허만료란 고비를 맞은 녀석들의 어깨를 다독여주고 단련시켜 전성기적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하는 일을 한다.

그는 이스태블리쉬트 업무를  "특허만료가 된 약들에 새 가치를 불어넣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2001년 화이자 입사 후 신약론칭부터 안해본 것 없다면 없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이스태블리쉬트' 업무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특허만료 이후 그의 손을 거쳐 메가 브랜드로 여전히 자리잡고 있는 대표 약은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가 있다.

2008년 리피토가 특허만료에 직면했을 때다. 리피토는 제네릭과의 가격 경쟁에 밀려 처방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특허절벽'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들 했지만 리피토와 그는 둘다 '해피'하다.

리피토는 여전히 한해 처방액 1000억원을 기록 중이며 그는 올 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허만료 후 2012년 2분기 글로벌 리피토 처방액이 특허 전 동기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선방이다.

리피토 선방에 만족하느냐고 물었다.

리피토는 그가 화이자에 입사해 처음 맡은 약이었는데 그때의 각오가 "사람들이 리피토를 비타민 먹듯 복용하는 그날까지..."였단다.

"아직 비타민처럼 먹고있지 않으니 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웃었다.

<일문일답>

김선아 화이자 부사장
약대에 입학한 계기가 있다면?

어린 마음에 하얀가운을 걸치고 실험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그때는 심각한 고민없이 선택했지만 지금 보니 약의 기본을 그때 배운 것 같다. 소중한 경력이다.

화이자에서 신약 론칭을 담당했던 경력도 있다. 이스태블리쉬트 분야와 다른 점이 있나?

신약분야는 막 태어난 녀석의 자질을 어떻게 살려줘야 하는지를 설정하고 그 적응증을 의사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약의 포지션에 맞는 환자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약이 주로 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데이터를 다루는 것이라면 이스태블리쉬트는 이미 입증된 안전성과 유효성을 바탕으로 복용편의성이나 마케팅 프로세스까지 손을 댄다. 더 입체적이고 다이나믹하다.

어디가 더 마음에 드나?

물론 이스태블리쉬트다. 특허만료 후 그 나라의 여건 등을 고려해 최적화된 전략을 만드는데 그러다보니 자율권이 많다. 그렇게 탄생한 게 비아그라 필름형 제제다. 비아그라 필름형 제제는 한국에만 있다.  한국 환자들에게 맞게 커스터마이즈한 것이다. 이스태블리쉬트는 역량을 자유롭게 펼 수 있어서 좋다.

애착가는 약이 있나?

(질문이 끝나자마자) '리피토'다. 처음 PM으로 화이자에 입사해서 맡은 약이 리피토였다. 그때 각오는 "비타민 먹듯 리피토를 복용하는 그날까지..."였다. 서구에 비해 한국은 당시 스타틴 제제 복용률이 낮았다. 복용률이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은 밝았다. 하지만 처음 생각한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하하하.

특허가 만료된 약들의 이스태블리쉬트 전략을 말해달라.

리피토의 경우 특허만료 이후에도 후속 임상시험들을 계속했다. 특허가 끝난 약에 임상시험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새로운 약의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비아그라의 경우는 필름형 제제를 만드는 방법 등으로 제형변화를 꾀하고 있다.

비아그라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이스태블리쉬트에 성공하지 못한 것 아닌가?

워낙 (다른 약제들의)  공세가 대단한 시장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거센 공세가 있지만 그래도 충성도 높은 단단한 지지층이 '특허절벽'을 막아주고 있다.

특허절벽을 막는 일반화된 전략이 있나?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 비아그라는 성장은 제한적이고 경쟁은 치열한 시장이다. 노바스크나 리피토는 만성질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거래절벽 압박을 비교적 적게 받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여건에 따라 거기에 맞는 전략을 수립한다. 일반화된 전략은 없다.

공들이고 있는 이스태블리쉬트 분야는?

약의 가치를 새롭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환자의 접근성 등을 향상시키는 것도 이스태블리쉬트 분야다. 예를 들면 화이자링크처럼 환자나 의사들이 발전된 인터넷 기반으로 쉽게 화이자와 화이자 약의 정보를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스태블리쉬트다.

한국 제약업계의 향후 10년을 예상한다면?

점점 투명성이 강조될 것으로 본다. 투명성이 강화되면 될수록 약의 경쟁력은 본질적인 유효성과 안전성으로 귀결될 것이고 화이자에게는 좋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경기침체와 약가인하 정책 등으로 국내 제약시장이 하락세지만 장기적으로 만성질환이 늘 것으로 보여 시장은 지속성장할 것으로 본다.

화이자는 글로벌 제약사 가운데서도 선두다. 선두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이 있을 것 같다.

강박이라기보다는 마켓의 리더가 돼야 한다는 화이자의 문화가 있다. 화이자 인(人)이라면 앞장서서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미래를 예감하고 대응해야 한다. 혁신적이어야 한다. 화이자의 인재들이 함께 일하면서 무한한 에너지를 얻고 있다. 우린 화이자의 문화를 바탕으로 마켓의 리더가 됐다고 자부한다.
 

화이자가 의사들에게 어떻게 기억됐으면 좋겠는가?

혁신적 바이오제약 회사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신약 뿐 아니라 이스태블리쉬트나 환자 접근도 향상, 복용편의성 등 모든 단계에서 최고로 기억됐으면 한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화이자의 노력도 주목받았으면 한다. 글로벌 차원에서 헬시에이징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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