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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제도 부재 요양병원 참사 키웠다

간병인제도 부재 요양병원 참사 키웠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7.0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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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질 향상 위해 간병비 지원 필요"
의사 있는 요양병원이 의사 없는 요양원 보다 수가 낮아서야

▲ 윤해영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장
제2의 장성요양병원 방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검찰·경찰은 물론 보건복지부·보건소·소방서 등 관련 부처들이 전국 요양병원에 대한 현장점검과 실태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7월말까지 실태조사를 마무리하고 '요양병원 질 향상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일선 요양병원 관계자는 "현장점검이 각 부처마다 제각각 진행되면서 그때 그때마다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해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할 지경"이라며 "요양병원을 죄인인양 몰아세우는 강압적인 단속 분위기 속에서도 이렇다할 항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윤해영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장은 30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장성요양병원 방화 사고를 키운 근본적인 원인은 요양병원에 충분한 간병인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간병인력이 충분했다면 방화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고, 화재가 났더라도 초기에 진압이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거동할 수 없는 요양병원 환자들을 더 많이 대피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현행 제도는 요양병원에 대해 간병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간병인을 고용해야 한다"며 "보통 4명의 환자들이 한 명의 공동간병인을 둘 경우 입원료 외에 한 달 평균 50만원 가량을 더 부담해야 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족들에게는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는 특별현금급여로 요양병원 간병비를 지급할 수 있는 조항은 있다. 하지만 요양병원 간병비는 정신병원과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의료기관에만 지원하도록 하고 있을 뿐 요양병원은 해당되지 않는다.

윤 회장은 "요양병원에도 간병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해 요양병원의 질 향상을 모색해야 한다"며 "스프링클러를 비롯한 소방 안전시설을 설치할 때 드는 비용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요양원)에 걸맞는 수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요양병원은 노인성질환이나 만성질환 및 외과적 수술 후 회복이 필요한 환자에게 의학적 치료와 요양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요양병원에는 환자 30명 당 의사 1명, 간호사는 환자 6명당 1명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간호조무사는 간호사 정원의 2/3 범위 안에서 둘 수 있다.

반면 요양시설은 의료기관이 아닌 생활시설로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생생활이 어렵다고 인정한 장기요양 대상자에게 신체·가사활동 지원·간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요양시설은 의사가 상주하지 않는 생활 시설로 2주에 한 번 촉탁의가 방문해 시설에 있는 입소자의 건강을 살피도록 하고 있다. 요양보호사는 입소자 2.5명당 1명을 두도록 하고 있다.

윤 회장은 "생활시설인 요양원 수가는 4만 8847원인데 비해 요양병원은 평균 3만 9955원"이라며 "
"의사와 의료인이 근무하며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의 수가가 신체나 가사활동을 지원하는 요양원 보다 낮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4년 4월 현재 요양병원은 전국적으로 1284곳으로 약 34만 명의 장기요양환자가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재숙 요양병원협회 홍보이사는 "요양병원은 급성기병원에 비해 1/4 가량 낮은 진료비로 환자를 진료하면서 비용효과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요양병원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홍보이사는 "이 뿐만 아니라 수 십 만명에 달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정부의 고용정책에 기여하고 있고, 맞벌이 부부들의 간병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음에도 왜 요양병원이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냐"고 반문했다.

윤 회장은 "단기간에 많은 노인 요양병상을 확충하기 위해 무리하게 병상을 늘려오는 과정에서 사무장병원이 난립하고, 질이 떨어지는 요양병원들이 생겨난 것은 사실"이라며 "요양병원들이 긍정적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 요양병원과 요양원 수가 비교. 중증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요양병원의 평균 수가가 요양시설(요양원) 평균 수가보다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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