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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간막림프관확장증, 뇌사자 소장이식 성공
장간막림프관확장증, 뇌사자 소장이식 성공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7.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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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덕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소장이식팀
장기이식 새 이정표…서울성모병원·한마음한몸운동본부 수술비 지원

▲ 국내 최초로 장간막림프관확장증 소장이식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환자 김 모씨(여·28세)가 수술을 집도한 이명덕 교수(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소장이식팀)와 만났다. 이 교수는 이 환자는 희귀난치성 질환에 등록된 질환이 아니어서 평생 투여받아야 할 면역억제제에 대한 보험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국내 의료진이 희귀 난치성 질환인 장간막림프관확장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뇌사자 장기이식에 성공했다.

장간막림프관확장증을 치료하기 위해 뇌사자 소장이식을 진행한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이명덕 장혜경(소아외과)·김지일(혈관이식외과)·김상일(감염내과) 교수팀은 장간막림프관확장증을 앓고 있는 환자 김 모씨(여·28세)에게 뇌사자의 소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하는 임상성과를 거뒀다고 1일 밝혔다.

장간막림프관은 영양소가 흡수돼 몸으로 들어가는 통로. 확장증은 태아의 신체가 형성되는 시기에 림프관 발달에 이상이 생겨 창자와 장간막에 분포하는 실핏줄처럼 가늘게 구성돼야 할 림프관이 확대되고 흐름이 차단돼 정체가 나타나는 질환. 수년간 정체되면 복벽 자체의 기능을 잃어버려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염증을 일으킨다.

장간막림프관확장증으로 인해 림프관 일부는 복강으로, 다른 일부는 창자의 점막을 통해 림프액이 새 나가게 된다. 이에 따라 림프성 복수가 복강에 많이 차게 되며, 혈장성분과 비슷한 진액이 창자를 통해 대변으로 흘러나가게 되므로 알부민을 비롯한 혈장단백질이 유실되는 단백유실성창자병을 동반하게 된다.

김 모씨는 어려서부터 림프관확장증으로 많은 고통을 받아야 했다. 배 둘레가 120cm나 될 정도로 복수가 차고, 복수를 빼내도 금새 차올라 고통을 받아야 했다. 창자로 단백질이 빠져나가 영양실조에 시달렸으며, 혈장 알부민이 1.5∼1.7(정상 4 이상) 밖에 되지 않아 다리가 붓고, 근육이 없어 아주 가늘어 졌다. 성장장애도 심해 28세의 나이에 신장은 150cm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약 2000명 이상의 소장이식 사례가 보고됐으나 김 모씨와 같은 장간막림프관확장증 환자에게 소장이식 성공 사례는 3년 전 세계학회에 보고된 1례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간막림프관확장증은 희귀난치성질환으로 국내 의료법에서 아직 등록이 돼 있지 않아 진료비 부담도 컸다.

2009년 1월 이명덕 교수에게 처음 진료를 받은 김 모씨는 복강-우심방 레벤션트 수술을 받은 후 몇 년 동안 별 무리없는 생활을 했으나 감염과 함께 복수 내 조직인자의 활성화로 혈액 내 응고가 일어나면서 위험한 고비를 맞기도 했다.

이 교수는 장간막림프관확장증의 근본적인 치료인 소장이식을 결정, 지난 4월 20일 29세 여성 뇌사자로부터 기증받은 소장을 이식받을 수 있었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단백질 유실이 소장과 대장에서 이뤄지고 장간막에서 누출되는 문제를 감안, 공장 10cm와 항문·직장 15cm만 남기고 중간 창자를 모두 절제한 후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 연결하는 이식수술을 진행했다.

16시간이 걸린 대 수술 끝에 이 씨는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이 교수는 "다른 장기이식 환자와 마찬가지로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하는데 아직 정부에서 이식수술 후 필요한 면역억제제 사용에 대해 보험급여를 인정하지 않아 매우 아쉽다"며 "정부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장이식 환자를 위해 면역억제제 보험급여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모씨는 "식사를 잘 할 수 있게 되면서 기력도 회복하고, 찌그러지고 부서지기만 하던 손톱도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나고 있어 행복하다"며 서울성모병원 소장이식팀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1일 오전 퇴원한 김 씨는 앞으로 이식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2주에 한 번 내시경과 조직검사를 통해 관리를 받게 된다.

병원 사회사업팀은 김 모씨의 어려운 경제적 형편과 5000만원 이상의 소장이식 입원치료비 문제를 감안, 일부를 지원키로 했다. 유경촌 (재)한마음한몸운동본부 이사장은 김 모씨가 희망을 잃지 않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진료비 일부를 후원키로 했으며, 사회복지단체와 연계해 진료비를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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