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무자격자 확인, 버튼만 누르면 된다?
건보 무자격자 확인, 버튼만 누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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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6.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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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부정수급 방지대책의 일환으로 6월 한달간 요양기관이 건강보험 무자격자의 자격확인을 시범적으로 사전 점검하도록 한데 이어 7월 1일부터는 반드시 자격확인에 나서도록 하면서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비정상의 정상화추진계획'중 10대 분야 핵심과제로 '무자격자 등에 대한 건보 급여 낭비 방지책'으로 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건강보험 자격상실자나 악성적 고액체납자들이 건강보험을 부정수급하는 것을 '비정상'으로 보고 이를 '정상'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인데 여기엔 '의료기관이 자격확인 의무를 하지 않아서 건보재정의 누수가 발생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듯 해 의료계의 심기가 불편하다.

더욱이 자격관리의 주체는 건보법상 보험자인 건보공단임에도 그 공을 의료기관에 넘기려 하니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복지부는 "연간소득이 1억원 이상 이거나 보유자산이 20억원 이상이면서도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은 1749명이 자격확인 사전관리 대상"이라며 "사회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들"의 관리에 요양기관이 왜 협조하지 않으려 하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도의 추이를 살펴 생계형 체납자 56만명을 제외한 108만명이 앞으로 자격확인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사전 자격확인 업무가 모든 피보험자로 확대될 소지가 크다.

다시 말하지만 국민건강보험법 제14조에 엄연히 '건강보험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자격 관리 업무'는 건보공단이 수행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처럼 법적으로 자격확인 업무의 책임이 건보공단에 있는데도 '협조'를 빙자해 자신들이 할 일을 의료기관에 떠넘기려 하고 있는데다 의료계의 우려와 반발을 별일 아닌 것으로 폄훼하고 있으니 황당하다.

당장 자격확인 업무가 시작되면 요양기관의 행정 부담이 늘어날 터이고, 환자와의 마찰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건보공단의 자격관리 책임자는 "환자 접수시 자격확인 버튼만 누르면 실시간 가능하다"며 단순업무로 치부하는 대목에서는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의료기관은 당장 내원환자가 무자격자로 확인되면 비급여 진료로 돌려야 하고, 급여제한자로 판명나면 요양급여비 전액을 100% 본인부담토록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해야 하고, 이를 납득하지 못하는 환자와의 실갱이가 뻔하다. 더욱이 초진 뿐 아니라 재진환자도 해당돼 오랜 기간 자신이 건강을 돌봐온 환자들에게 "당신은 급여제한자니 진료할수 없다"고 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다.

진료거부의 문제부터 시작해 가장 소중한 환자와 의사 간 신뢰관계가 일시에 무너질 판인데 정부나 공단이 이를 '버튼만 누르면 되는 사안' 정도로 인식하는 수준이라면 참으로 탁상머리 행정의 전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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