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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학 멸망은 피할 수 없는 시대 조류"

"중의학 멸망은 피할 수 없는 시대 조류"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6.2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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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남대 교수 주장 "의학 발전 저해, 사회적 혼란 조성"
"중의학은 고의적 사기꾼…과학의 외투 걸치면 더 위험해"

▲ 장궁 야오 중국 중남대 교수는 중의학과 한의학의 폐해를 설명하며 "의학과 생리학의 발전으로 중의 중약은 멸망으로 가는 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견했다.ⓒ의협신문 송성철
"중국의 중의학 전체가 고의적 사기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1일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가 주최한 '과학과 의료윤리로 본 한방문제'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장궁야오 중국 중남대학교 교수(중남대 과학기술과 사회발전연구소장)는 "중의학은 의학발전을 저해하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냉정하게 중의학을 비판했다.

장궁야오 교수는 2006년 <고별중의중약>(告別中醫中藥)이라는 논문을 통해 중국 정부에 중의(中醫)와 중약(中藥)을 국가의료시스템에서 퇴출시킬 것을 촉구하며 중의학 폐지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주인공.

그는 "EU는 2011년 5월 전통중초약제품등록지시를 통해 중초약(생약)을 퇴출시켰고, 남아프리카·영국·캐나다 등의 민간단체는 중의약이 희귀 동식물 자원을 남용하고 있는데 대해 항의하고 있다"면서 "급기야 지난해 열린 중국 18대 전인대에서는 60년 동안 견지해온 '우수한 민족 문화 유산' '위대한 보고' '중서의 결합' '중의약의 발전을 지지한다' 등의 논조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장궁야오 교수는 "중국정부위생위원회는 1929년 중의사에게 의료행위 자격증을 발급하는 것을 반대하고, 중의약 대학 창립 및 육성 금지와 중의약 서적의 출판 금지를 명하며 중의약 퇴출 운동에 나서기도 했지만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잡고 중의학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혼란이 초래됐다"고 진단했다.

중의학으로 과학의학을 바꾸자는 모택동의 중의학 부흥운동으로 50여개 중의학대학과 30여개 중의학 연구기구가 창립되면서 과학이라는 외투를 걸친 중의학자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

"이들은 극단적으로 과학을 멸시하고, 과학 규범을 따르지 않은 채 공개적으로 과학과 경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실험과 논리를 기초로한 서방 과학을 비판하며 이들이 내세운 것이 실험이 필요없고, 논리가 필요없는 '동방 과학'이었습니다."

하늘의 오행이 인간의 '오장'으로, 하늘의 여섯 극이 인간의 '육부'로, 하늘의 12시가 인간의 '12맥' 등의 의학이론을 정립하면서 중의학 나름의 약품사용 원칙·진단 방법·치료 방법을 만들어 낸 것이 중의학이라는 것.

"이들은 입춘을 만물이 소생하는 처음으로 여겼고, 입춘날 오는 빗물을 모아 불임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이러한 치료가 때로 효과를 보기도 했겠지만 왜 치료가 됐는지 분석하거나 원인 관계에 대해 연구하지는 않았습니다. 직관적 사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오히려 황당무계한 증명을 늘어놓는 60년 동안의 오랜 악습에 길들여지고 말았습니다."

장궁 야오 교수는 중국을 관광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구입한다는 '보화환'을 예로 들며 "보화환은 신경성 거식증, 만성 위염, 기능성 소화불량을 치료한다고 표방하고 있는데 신경성 거식증은 신경계통의 질병이고, 만성 위염은 위의 병리적 변화와 관련이 있으며, 기능성 소화불량은 발병원인이 20여가지나 되는데 동시에 이런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 위생부는 154곳 기업에 보화환 생산을 비준했는데 통일된 조제 방법이 마련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통일된 질량의 검사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같은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도 차수에 따라 늦게 생산된 제품에는 질량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장궁 야오 교수는 "중국 정부위생부가 비준한 보화환의 금기사항을 살펴보면 어떠한 임상통계나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문제점을 속속 들춰냈다.

"그들이 제시하는 보화환의 약리적 해석은 현대 생리학 교재를 근거로한 견강부회적 해석으로 어떠한 실험과 임사관찰의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밝힌 장궁야오 교수는 "중의학은 의학 발전을 방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혼란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이 동방으로 영향력을 확장할 때 유럽인들이 중국인에게 심어준 인상은 '질병에 시달리는 동아시아의 병주머니'였습니다. 황제의 가솔과 친척들조차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장궁야오 교수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간 한의학에 대해 "동의(東醫)는 중의(中醫)의 복제품일 뿐만 아니라 모방의 정도가 무척이나 심하다고 여겨진다"며 "동의는 완전히 독자적인 자아를 지녔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1477년 <의방유취>가, 1613년 <동의보감>이 편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장궁야오 교수는 "의학서 편찬 이전인 1477년 이전의 조선 임금들의 평균수명은 50.14세였지만 1477∼1910년까지 평균수명은 43.37세로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의방유취나 동의보감은 한국인의 건강에 실제 공헌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궁야오 교수는 중의학이 현대 과학용어와 의료장비와 의약품을 이용해 과학의 탈을 쓰고 있는데 대해 더 큰 우려를 표했다.

"현대 중의학이 과학전문 용어를 사용하면서 그럴듯하게 꾸며대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의 외투를 걸치고 사기를 치는 의학 사기꾼은 더 큰 기만성으로 더 큰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장궁야오 교수는 "현재 중의학은 전통 중의약을 서양의학 형태로 개조하는데 열중하고 있고, 중의학 방법으로 서양의약을 사용하는데 빠져 있다"며 "최근에는 양약을 섞은 중성약을 만들어 효과까지 포장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견책을 받고 있다"며 "중의학은 이제 중국의 문화적 부담이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의학과 생리학의 부단한 진보에 따라 중의중약이 소멸의 길로 향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장궁야오 교수는 "이러한 추세를 가로막거나 바꿀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한국도 사회적인 혼란과 의학 발전에 방해가 되는 이원적 의료체계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유용상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장궁야오 중국 중남대 교수가 21일 열린 세미나에 참석, 나란히 앉아 발표를 듣고 있다. ⓒ의협신문 송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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