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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경전 '황제내경'은 허위 조작됐다
한의계 경전 '황제내경'은 허위 조작됐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6.2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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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궁야오 중국 중남대 교수 "중의약 복제품 한의학…과학적 사기 더 위험"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21일 '과학과 의료윤리로 본 한방문제' 세미나

▲ 해외연자 초청세미나에 일찌감치 참석한 주요 인사들. 장궁야오 중국 중남대 교수·김동익 대한의학회장·추무진 의협 회장·유용상 한방대책특위 위원장·조인성 경기도의사회장·남복동 한특위 위원(왼쪽부터).ⓒ의협신문 송성철
한의계가 금과옥조 처럼 여기고 있는 '황제내경'은 허위 조작된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공자도 중의약을 외면했다는 사실과 중의약 폐지론을 주장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중국 중남대학교 과학기술과 사회발전연구소장과 중국 호남성과학기술철학 및 과학사연구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는 장궁야오 교수는 21일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가 주최한 '과학과 의료윤리로 본 한방문제' 세미나 주제발표를 통해 "공자는 제자가 선물한 중의약 복용을 거절했을 뿐 아니라 도덕체계 속에서 중의학을 폐지할 것을 주장했다"며 "중의학은 의학이라는 이름으로 사기행위를 조장함으로써 인류의 생명안전과 건강에 위해를 끼치고, 사회적 갈등 조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료체계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의계와 한의계에서 경전처럼 여기는 '황제내경'을 비롯한 경전들이 조작됐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장궁야오 교수는 "1939년 출판된 '위서통고'에서는 황제내경을 포함한 11부의 중의약 서적이 후인들에 의해 허위로 조작됐고, '상한론' 역시 부분적으로 조작됐음을 밝혀냈다"며 "황제내경에 쓰인 언어나 표현은 전국시대의 것이 아닌 한나라와 진나라 때이고, 당나라 때에 와서야 쓰이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1914년 전염병 예방체계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중의약 교육을 폐지하기도 했고, 1929년 중의사의 의료행위 자격 폐지·중의약대학 창립 금지·중의약 간행물 출판 금지 등을 추진하기도 했다"고 설명한 그는 "하지만 1950년대 정권을 잡은 중국 공산당에 의해 전국에 50곳의 중의약대학과 30곳의 중의약연구기구를 창립하면서 과학이라는 외투만 걸친 채 동방과학은 실험이 필요없고, 논리도 필요없는 '인문주의 과학'임을 내세우고 있다"고 언급했다.

장궁야오 교수는 "중의학은 서방과학을 비평하며 나름의 이론·진단·치료원칙을 설립했으나 확실한 것은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사례로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구입하는 보화환을 예로 들었다. 보화환은 통일된 질량의 검사기준이 존재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통일된 생산기반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질병치료 효과가 있는지 어떠한 임상통계의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 중의학은 과학적 전문용어를 사용하면서 그럴듯 하게 꾸며대고 있지만 과학의 외투를 걸치고, 사기를 치는 의학 사기꾼들은 더 큰 기만성으로 더 큰 위험을 안고 있다"고 비판한 장궁야오 교수는 "중의약을 비롯한 전통 생약에 대한 세계 각국의 퇴출 움직임에 대해서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궁야오 교수는 "EU는 2011년 5월 전통중초약제품등록지시를 통해 중초약(생약)을 퇴출시켰고, 남아프리카·영국·캐나다 등은 중의약이 희귀 동식물 자원을 남용하고 있는데 대해 항의하고 있다"며 "급기야 지난해 열린 중국 18대 전인대에서는 '우수한 민족 문화 유산' '위대한 보고' '중서의 결합' '중의약의 발전을 지지한다' 등의 논조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 장궁 야오 중국 중남대 교수와 유용상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한국 의료계와 한의계의 갈등에 대해서도 중국의 중서의 결합으로 인한 폐해를 예로 들며 따끔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장궁야오 교수는 "중국은 중서의 결합으로 현대의학의 명칭을 사용하면서 중의학 제형을 현대화하고, 중성약 주사제를 만들어 쓰면서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지만 중지가 안돼고 있어 아주 위험한 지경"이라며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병리학적·임상학적 이론이 토대가 돼야 하지만 사용법은 물론 진단결과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모른 채 사용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의학의 한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의학의 원조격인 동의학은 중의학의 복제품"이라고 밝힌 그는 "완전히 독자적인 자아를 지녔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의계의 경전으로 손꼽히는 '의방유취'와 '동의보감'의 한계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장궁야오 교수는 "의방유취와 동의보감이 출판되기 이전 조선 임금 7명의 평균 수명은 50.14세였으나 1477년 이후 19명의 평균 수명은 43.37로 6.77세나 평균 수명이 줄었다"며 "의방유취와 동의보감이 건강에 실제적으로 공헌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의학과 생리학의 부단한 진보로 인해 중의약이 소멸의 길로 향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예견한 장궁야오 교수는 "이러한 추세를 가로막거나 바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 남복동 한특위 위원,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수석이사, 홍성수 의료윤리연구회장

기득권 통합 불가능…의학교육 통합 일원화 제안
남복동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은 '한의학 그 불편한 진실'에 관한 주제발표를 통해 "의학과 한의학이라는 이원적 의료체계로 인해 국민은 선택에 혼란을 느끼고, 중복진료로 시간적·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을 뿐 아니라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생명에 해를 끼치는 상황도 초래되고 있다"며 "두 집단간의 끊임없는 갈등은 국론 분열과 국력 소모를 야기하고, 국민의 신뢰를 추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인간의 생명 앞에서 최선을 두고, 차선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의학은 하나여야 한다"고 강조한 남 위원은 "하지만 기득권 간의 통합은 논에 뻘물이 들어오는 통로를 그대로 둔 채 물을 맑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기득권 간의 통합은 불가능하고, 의학교육을 통한 의료일원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의학교육 통합의 과정으로 기존 의대와 한의대 병존 대학부터 학생 통합선발과 통합교육을 통해 의사면허를 부여한 뒤 수련과정에서 한의학 전공을 지원한 경우, 자격시험을 거쳐 한의학 전문의를 배출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효과·부작용' 한데 섞여 있는 한약 먹을 수 있나?
생물학자이자 사이언티픽 크리틱스 편집장을 맡고 있는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수석이사는 '한의학, 약인가 독인가'를 주제로 각종 한의학 치료법들의 위험성과 허구성에 대해 비판했다.

강 수석이사는 "자신이 조제한 한약을 먹으면 태아의 성별을 아들로 바꿔줄 확률이 80%라는 한의사도 있고, 30년 동안이나 색맹과 색약을 치료해 왔다는 엉터리 한의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한의계는 오랜기간 한약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발견되지 않은 채 사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약 자체의 독성과 약물 상호작용으로 위험성이 있음에도 현대 의약품과는 달리 부작용에 대한 평가과정이 없고, 효능에 대한 엄밀한 평가가 없이 사용되고 있다"고 밝힌 그는 "한의사 스스로 위험하다는 결과를 발표하기가 쉽지 않고, 자정 작용이 미흡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강 수석이사는 "한약 부작용 발견이 어려운 것은 시간이 지연돼 발생하거나 장기적인 부작용은 체계적인 조사가 계획되지 않으면 발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수십 종류의 재료가 함께 쓰이기 때문에 부작용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처방 내역에 대한 관리와 일원화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임상에서 타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감시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의약품과 달리 한약은 효능·장기적 부작용·타 약물과의 간섭·임산부·소아 및 다른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의 안전성 조사가 미흡하다"고 언급한 강 수석이사는 "구별이 불가능한 약·가짜약·독약이 뒤섞여 있는 약 상자를 삼킬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할 수 없거나 해서는 안되는 것 구분해야 유능한 의사
'의료윤리 관점에서 본 한의학'에 대해 발표한 홍성수 의료윤리연구회장은 "한의학이 인체를 다루는 고도의 유용한 과학이기를 원한다면 여타 과학분야의 비판자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한의학적인 우주관·인간관 그리고 질병에 대한 이해와 이를 기초로 한 진단 및 치료 방법의 타당성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환자 치료에 적용 가능한 것으로 확신하거나 기대되는 항목에 대해서는 보편적 인과율을 밝히고, 근거를 마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의학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가용한 모든 과학적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검증하고 있다"며 "환자에 대한 해악을 최소화 하기 위해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연구와 개선을 지난 200년 동안 해 왔고, 앞으로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라도 한의계는 민족주의와 국수주의적 발상으로 단 한 푼의 사회적 비용과 단 한 명의 인력 낭비, 질병 진단과 치료의 혼란, 비과학적 접근에 의한 환자의 피해를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따져 봐야 한다"고 지적한 홍 회장은 "최고로 유능한 의사란 본인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과 할 수 없고 해서는 안되는 것을 구분하는 의사"라며 "의사에게 선행과 자율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무지와 태만으로 환자에게 해악을 끼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과학과 의료윤리로 본 한방문제 해외연자 초청세미나가 21일 의협 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세미나를 끝까지 참관한 참석자들이 함께 자리했다.ⓒ의협신문 송성철

한의계 의료영역 침범 국민에게 직접 악영향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유용상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모든 국가와 민족에게 민족적 단결의 중요한 수단으로서 전통을 무시할 수 없다"며 "하지만 근원적 자기 인식과 어둡고 박제화된 전통에 대한 성찰없이 진정한 개방성과 현대성을 향한 성숙한 국가의 비전을 설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장궁야오 교수 초청 세미나를 계기로 한의학에 대한 근원적 성찰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변영우 의협 대의원회 의장·김동익 대한의학회장·조인성 경기도의사회장 등 의료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 눈길을 끌었다.

추무진 의협회장은 "의료행위는 의료법상 엄연히 구분돼 있지만 직역간 영역을 침범해 불법적인 무면허의료행위가 만연해 있고, 도를 넘어 법적 다툼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법적 구분을 무시한 영역침범과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치료와 무면허 의료행위로 인한 피해는 의사 뿐 아니라 국민건강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회장은 "한의사들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해 달라며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며 "한의계에서 한의학과 의학의 기본 전제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무리하게 진료영역 침범을 시도하면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줄 것이 명약관화하다"며 기승을 부리고 있는 한의계의 의료행위 침범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변영우 대의원회 의장은 "38대 추무진 회장은 정책이사 당시 한방 정책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안다"며 "대의원회에서도 한방대책 특별회비 예산 배정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익 대한의학회장은 축사를 통해 과거 대한영상진단의학회장을 맡고 있을 당시 한방병원 CT 사용을 둘러싼 법정 소송과 한방전문병원에서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대응했던 사례를 소개하며 "과학과 윤리에 근거한 노력이 의료 안전의 발전과 기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궁야오(張功耀) 교수는 누구인가?

장궁야오(張功耀) 교수는 20세기 중국에서 세 차례 일어난 중의학 폐지 운동의 계보를 잇고 있는 인물이다.

20세기 들어 일어난 중의학 폐지운동의 첫 번째는 1914년 청조를 무너뜨린 중국 국민당 정부는 중의(中醫)와 중약(中藥) 폐기를 위해 고등교육시스템에 중의학 전공 설치를 거부하며 제도화를 추진했다.

두 번째는 1929년 중국정부위생위원회가 중의사에게 의료행위 자격증을 발급하는 것을 반대하고, 중의약 대학 창립 및 육성을 금지하고, 중의약 서적의 출판 금지를 명하며 중의약 퇴출 운동에 나선 것이다.

세 번째는 2006년 <고별중의중약>(告別中醫中藥)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중의약 대토론회를 열어 중국 정부에 중의약을 국가의료시스템에서 퇴출시킬 것을 주장한 장궁야오 교수와 왕징(王澄) 선생의 서명운동이 그것이다. 장궁야오 교수는 중의·중약을 국가의료체계에서 퇴출시키되 정부에서 엄격하게 과학적 감독과 법률적 관리를 받는 보충의학 및 선택의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 중국 지식인과 해외 화교 247명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장궁야오 교수는 1981년 중국 호남대학 철학과에서 과학기술 철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중국 절강대학에서 '과학사상사'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저서로 <과학기술 철학교정>(2001년)·<문예부흥시대의 과학혁명>(2004년)·<과학철학과 과학사 논문집>(2007년) 등이 있다.

현재 중남대학교에서 과학기술과 사회발전 연구소장과 호남성 과학기술철학 및 과학사 연구 책임자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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