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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태석 신부 교육과정 '굿 닥터' 기른다
고 이태석 신부 교육과정 '굿 닥터' 기른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6.1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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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의대 의학과 1학년 '이태석 기념 과정'…한센인 봉사실습
제4회 이태석 기념 심포지엄 열어 '생명존중과 인간사랑' 재조명

▲ 인제의대는 제4회 이태석 기념심포지엄을 열고 생명존중과 인간사랑에 앞장서는 '좋은 의사'의 길에 대해 논의했다. 심포지엄이 열린 인제의대 1층 강당을 가득 메운 의대생들의 열기가 뜨겁다.
인제의대가 의학과 1학년 정규 교육과정으로 고 이태석 신부의 생애를 살펴보는 '이태석 기념 과정'을 개설한 데 이어 '이태석 기념 심포지엄'을 열어 '좋은 의사'를 양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병두 인제의대 학장은 "이태석 기념과정은 남수단에서 한센인을 비롯한 많은 아픈 이들과 사회적 약자들을 돌봤던 이태석 신부의 소통과 나눔의 무한한 인간사랑을 기리기 위한 과정"이라며 "봉사실습 중심으로 내용을 편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이태석 신부는 1987년 인제의대를 졸업하고, 부산백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수료한 후 안정된 삶을 포기한 채 로마 교황청이 설립한 살레시오대학교 신학부에서 가톨릭 사제의 길을 걸어갔다. 2001년 사제 서품을 받은 후 20년 동안 오랜 내전으로 황폐해진 남수단 톤즈마을에 정착, 가난한 현지인들과 함께 살며 의료와 교육을 통해 희망의 불씨를 전하는데 앞장섰다.

오랜 전쟁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위해 총 대신 악기를 들려주고, 병마에 신음하는 사람들의 손을 기꺼이 마주 잡았다.

하지만 2008년 말 잠시 한국을 방문한 길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말기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톤즈에 남은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투병생활을 하던 그는 끝내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2010년 1월 14일 선종했다.

인제의대는 제3회 졸업생인 고 이태석 신부의 생을 재조명하자는 취지에서 매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인제의대 의학과 1학년 학생들은 심포지엄에 앞서 2∼3일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한센인 생활 시설인 성심병원을 방문,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올해 4회째를 맞는 기념심포지엄은 지난 5일 '좋은 의사:생명존중과 인간사랑'을 주제로 열렸다.

이병두 학장은 "생명존중과 인간사랑을 몸소 실천한 이태석 신부의 삶을 반추하면서 좋은 의사의 참된 의미를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며 "이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의사가 전문직으로 수행해야 할 소명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심포지엄에서 고 이태석 신부의 친형인 이태형 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양평 수도원장·사단법인 이태석 사랑나눔 공동 이사장)은 "이태석 신부는 나눔을 통해 진정한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을 볼 수 있었고, 나눔을 받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감사해 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쁨을 느꼈다"면서 "이러한 기쁨이 50도를 넘나드는 톤즈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했다"고 회고했다.

'좋은 의사와 프로페셔널리즘'에 대해 강연한 박호진 국가생명윤리위원회 위원은 "그의 삶이 빛을 발하고, 죽음이 안타까운 것은 그가 직업을 갖고 구원과 건강이라는 인간의 초월적 가치에 충실했다는 점"이라며 "그의 뜻을 기린다면 학생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교수는 충실하게 가르치며, 임상의사는 환자의 요구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대학병원은 반드시 진리와 건강이라는 두 가지 가치에 충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이태석 기념 심포지엄 강연자로 나선 김택중 인제의대 교수·이태영 신부·박호진 국가생명윤리위원회 위원·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이 참석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안덕선 고려의대 교수(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서태평양의학교육협회장)는 시대와 의료환경의 변화에 따른 의사의 포괄적 역량(Global Role of Doctor)을 담은 '한국의 의사상'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안 교수는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의사상'은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와 역량을 ▲환자 진료 ▲소통과 협력 ▲사회적 책무성 ▲전문직업성 ▲교육과 연구의 다섯 가지 영역으로 나눠 담았다"며 "기준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더 나은 기준과 준칙을 정립하고, 시대와 환경 변화에 선한 영향을 끼치려는 것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택중 인제의대 교수(인문의학교실)는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는 말씀을 몸소 실천하다 우리 곁을 떠나간 이 신부가 남기고 간 향기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 곁을 맴돌며 사랑과 나눔의 기쁨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며 "생명존중과 인간사랑의 정신이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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