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욱·박종훈 후보, 37대 집행부에 '직격탄'…추무진 후보, "타산지석·반면교사"
원격의료 '반대' 한목소리…추 후보, "원격의료 합의내용 변질됐다" 입장 선회
추무진 후보 "일부에서 나를 노환규 전 회장 '아바타'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이런 비난은 나를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인 것이다"
박종훈 후보 "의료계의 위기는 어느 한 직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원의는 물론 전공의, 봉직의, 교수를 아우르면서, 투명하고 반듯한 의협의 초석을 다지고 대학으로 돌아가겠다"
유태욱 후보(기호 1번), 추무진 후보(기호 2번), 박종훈 후보(기호 3번) 등 의협회장 입후보자들이 제주특별자치도의사회 초청으로 5일 제주의사회관에서 열린 후보자 합동설명회에서 각자의 정견과 비전 그리고 공약 대결을 이어갔다.
"수평적 리더십...추무진, 박종훈 후보도 원하면 등용"
유태욱 후보는 의료계 대화합과 통합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정정당당하게 의료계 혁신을 일굴 수 있는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환규 전 회장과 집행부에 대한 날선 비판도 잊지 않았다.
유 후보는 먼저 "의료계 대화합과 단결, 그리고 대통합이라는 어려운 길을 가고자 한다"면서 "무엇보다 미래가 암담한 젊은 의사들의 진료환경을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의료계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결단력, 추진력 등을 꼽으며, "상식에 맞지 않고 전문가로서 수용할 수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끝까지 거부해야 한다"며 원격의료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 전 회장에 대해서는 "회원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대의원회가 반대하는 원격의료를 노 전 회장이 시범사업을 먼저 제안하는 형태로 변질시켰고 김경수 의협회장 대행은 밀실야합을 통해 6월중 시범사업 시행을 보건복지부와 합의했다"면서 "이것은 명백한 월권이다. 그래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중앙윤리위원회 제소 의견을 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원격의료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의료의 본질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평적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의협회장이 되면 이전 의협 집행부 인사들 중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을 삼고초려해서라도 등용하겠다. 같이 경쟁하고 있는 추무진, 박종훈 후보도 본인들이 원한다면 등용하겠다"면서 "준비된 지도자의 모습으로 혁신을 일구고 정정당당하게 의협회장직을 수행하겠다.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원격의료 시범사업 합의 내용 변질...이제는 반대"
추무진 후보(기호 2번) 후보 역시 의료계 화합과 단결을 최우선 가치로 꼽으면서 이전 집행부들의 공과를 구분해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보건복지부와 현 의협 집행부가 6월중 시행을 합의한 원격의료 시범사업 관련 내용이 기존 내용에서 변질됐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입법 저지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추 후보는 "현재 의협 상황이 심각해 회원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합리적 대화를 통해 대한병원협회 등 각 직역은 물론 대의원회 등 의협 산하단체들과 시도의사회의 통합을 이루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37대 집행부 일원으로서 회원과 충분한 대화를 통한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각에서 내가 노 전 회장의 '그림자'니 '아바타'니 하는 비난을 하고 있는데, 나를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37대 집행부뿐만 아니라 이전 집행부들에서도 공과 과가 있었다"면서 "역대 집행부들의 행보를 타산지석, 반면교사 삼아 수용할 것을 수용하고 개선할 것을 개선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38대 회장의 임기는 사실상 10개월 여밖에 되지 않는다. 회무경험이 부족한 후보가 회장을 맡게 되면 산적해 있는 업무를 파악 하느라고 임기가 다 갈 것"이라면서 "시행착오를 반복할 시간이 없다. 현안파악을 잘 하고 있는 내가 의협회장 적임자"라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또 "의협회장에 당선되면, 의협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각 직역을 아우르는 원탁회의를 구성하고, 원격의료 입법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도 즉시 구성할 것이며, 모든 직역과 지역 회원들의 뜻이 민주적으로 반영되는 대의원회 운영을 현실화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노인정책제, 물리치료 급여, 의료인폭행방법 제정 등 3차 의정합의 안건을 제시하고 보건복지부와 협의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 모든 과제 수행은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이다. 의협은 변화를 계속하느냐 아니면 후퇴하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면서 "화합과 단결을 바탕으로 회원의 뜻을 섬기는 의협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지속된 투쟁 결과 반목과 갈등뿐...치유·통합 내가 적임자"
박종훈 후보(기호 3번)는 노 전 회장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 가면서 교수로서 개원의는 물론 전공의, 봉직의, 교수 그리고 대한병원협회 등 유관단체와의 화합을 이룰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투명한 회계 및 철저한 회원관리를 토대로 의료계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미련없이 대학으로 돌아가겠다고 피력했다.
박 후보는 먼저 "의협회장은 목에 칼을 긋고 상임이사는 민주노총과 함께 하는 행사에서 휘발유를 전신에 들이 부었으며, 의협 집행부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익명의 사이트에서 테러를 하고 선동정치를 일삼아 의협의 위상을 바닥까지 떨어뜨렸다"며 노 전 회장과 집행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의협이 의약분업 이후 14년간 투쟁해서 얻은 것은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지속적 투쟁의 성과는 다름 아닌 반복과 갈등 뿐이었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선거운동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상당수 개원의들이 지난해 회비를 내지 않았다. 평교수들은 회비납부를 거부하고 있고 대한병원협회는 자신들의 길을 걷고 있다"면서 "성공하지 못하는 개원의들만의 투쟁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내가 회장이 되면 개원의, 봉직의, 전공의는 물론 대학병원, 교수들도 하나가 되는 의협을 만들겠다"면서 "교수가 개원가의 사정을 뭘 알겠냐는 비난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의협회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개인적 소신도 피력했다.
박 후보는 "의협이 언제부터 좌편향 정책을 지지했나, 의협회장이 공공의료를 주장하면서 누구에게 묻고 합의를 이뤘나"면서 "이러한 의협회장의 독선을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실무는 상근부회장과 담당이사들에게 위임하고 의협회장은 의료계 통합만을 위해서 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투명하고 반듯한 의협을 만들 수 있는 초석을 다지고 미련 없이 대학으로 돌아가겠다. 연임에 대한 생각이 없다. 연임을 생각하는 순간 제대로 된 결정을 할 수 없게 된다"면서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Q. 세 후보 모두 화합과 통합을 주장하는데, 의료계 갈등의 주체는 누구(또는 무엇)이며 갈등을 해소할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추무진 후보 : 갈등의 주체를 명확히 지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의료계 갈등의 주체는 내부적 원인과 외부적 원인이 혼재하기 때문이다. 갈등 해소 방법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회원들이 하나로 화합하는 것이다. 당선되면 원탁회의를 즉시 시행해 대화를 통해 내부갈등을 해소하고 그 힘으로 외부와 싸울 힘을 만들겠다.
=박종훈 후보 : 갈등의 주체는 우리 모두다. 누구 하나의 책임이 아니다. 그러나 굳이 하나를 꼽자면 노 전 회장이다. 노 전 회장은 취임 초기 병협과의 갈등 상황을 무시해버렸다. 리더십에 문제가 있었다. 최근 대학병원과 병원 상황 역시 개원가 못지않게 위기다. 이런 시기가 오히려 의료계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기회다. 내가 그 역할을 할 적임자다.
=유태욱 후보 : 갈등의 주체는 의료계 외부환경이 급격히 변한 것이다. 의사들이 자긍심과 자존심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내부에서 '아귀다툼'이 일어난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은 지도자가 철학이 없었기 때문이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의원회를 재구성해야 한다. 젊은 의사들과 평교수 대표들을 그 수에 비례하게 선출해 대의원회에 편입시켜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회원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구성하는 대의원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해 하나 된 의견을 만들고 실천해야 한다.
[공통질의 2]
Q. 세 후보 모두 원격의료를 반대하는데, 원격의료를 반대하면서 나머지 의정합의 사항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유 후보 : 원격의료 절대 반대다. 보건복지부가 원격의료를 반대하면 나머지 의정합의 38개 아젠다가 원천무효라고 협박하는데 거기에 굴할 필요가 없다.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협상하면 된다.
=박 후보 : 회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인 것 같다. 유 후보와 마찬가지 생각이다. 원격의료 반대와 의정합의 사항은 별개의 문제다. 다행히 노 전 회장이 탄핵당한 이유가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보건복지부에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협상하자고 할 명분이 된다.
=추 후보 : 원격의료 처음부터 반대해왔고 지금도 소신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의정합의에서 원격의료를 제외한 나머지 38개 아젠다는 성실히 추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출마했다.
다만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1차 의정협의 결과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포함돼 있었고 이에 대해 시도의사회장들은 물론 의협 비대위도 찬성했다고 알고 있다.
다만 보건복지부와 현 의협 집행부가 6월중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행하기로 한 내용이 기존 내용에서 변질되고 왜곡됐다. 그래서 반대한다. 당선되면 대의원회, 비대위와 협의해서 결정 되는대로 따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