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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전 회장 복귀 불발...보궐선거 판도는?

노환규 전 회장 복귀 불발...보궐선거 판도는?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4.06.0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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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관심도, 우편투표...투표율 50%선 그칠듯
원격의료 시범사업 논란, 표심 미칠 영향 '촉각'

 ▲의협회장 보궐선거 출마자들. 선거는 6월 2~18일 우편투표, 17~18일 온라인투표로 각각 진행된다. 

의협 내부 혼란의 핵심적 위치에 있던 노환규 전 회장의 복귀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협회장 보궐선거에 미치는 여파에 관심이 옮겨지고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 21민사부는 노환규 전 의협회장이 제기한 의협회장 불신임 임총결의 무효확인 가처분신청에 대해 2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노 전 회장은 두 차례에 걸친 법원 심리에서 당시 임총 결의가 실체적·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것으로서, 자신에 대한 불신임 결정은 위법하다고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가처분신청은 기각됐으나 본안 소송(임총결의 무효확인소송)은 별도로 진행된다. 그러나 1심 판결에 걸리는 기간에만 최소한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내년 4월말까지가 노 전 회장의 임기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본안소송 승소에 대한 실익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이유로 가처분신청 기각에 대한 항소 역시 진행하지 않을 것이 예상된다. 

애초 가처분신청 결과에 따라 현재 진행중인 보궐선거의 행방이 불투명했으나,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보궐선거는 일정대로 치러지게 됐다. 선거는 2일부터 18일까지 우편투표, 17∼18일 온라인투표가 각각 실시된다.

보궐선거에 나선 3명의 출마자들은 의협의 화합과 통합을 가장 주된 출마 이유로 내세우고 있으나, 제 37대 노환규 집행부에 대한 지지·반대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가처분신청 기각 결정이 세 후보의 당락에도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태욱(기호 1번)·박종훈(기호 3번)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과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합동 설명회 등을 통해 노환규 전 회장의 회무 추진 방식과 의정협의 등 일련의 추진 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과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반면 추무진(기호 2번) 후보는 현 집행부(노환규 집행부)의 정책기조를 발전적으로 계승해 나가겠다는 기본 입장을 공언하고 있다.

특히 노환규 전 회장은 현재 추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달 13일 추 후보의 공식 출마선언 직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추 이사의 출마는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거나, 혹은 너무 뒤늦게 결정이 내려질 것을 대비해 의협의 개혁 드라이브가 중단되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추 이사의 출마를 나의 출마로 받아들여달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지난 4월 19일 열린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노환규 전 회장은 대의원 76.4%의 찬성으로 불신임안이 가결돼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 같은 정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보궐선거의 판도에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중요한 핵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현 집행부가 주도한 의정협의의 산물이므로 유권자들의 시범사업에 대한 찬반은 현 집행부에 대한 지지·불신임으로 이어지며, 이는 보궐선거 출마자들의 입장과 맞물려 후보자별 지지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의협은 지난달 30일 원격의료 시범사업 추진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6월부터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의사-환자간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시범사업을 통해 원격진료의 안전성·유효성을 검증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원격의료 도입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30일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성급하고 졸속으로 추진하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원격진료가 환자 안전성과 유효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며 "따라서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로 정부의 원격진료는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범사업 추진 계획 발표 직후 의료계 내부에선 시범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를 필두로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전국 15개 시도의사회장협의회가 시범사업 추진을 정부와 합의한 집행부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으며, 전국의사총연합 등 외곽 단체들도 '후안무치' 등 격한 표현을 쏟아내며 집행부를 공격했다.

후보자들은 이미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상태다. 유태욱·박종훈 후보는 기자회견 등에서 시범사업에 명확한 원천 반대 입장을, 추무진 후보는 집행부와 동일한 '선 시범사업, 후 입법'에 동조하는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의협회장 선거 유권자 지역별 통계 (자료=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들은 선거 진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가 해소됨에 따라 앞으로 약 보름간에 걸쳐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2일부터 18일까지 우편투표, 17∼18일 온라인투표가 각각 실시된다. 3일에는 인천광역시의사회 주관으로 후보자 합동 설명회가, 5일에는 제주특별자치의사회 주최로 후보자 합동 설명회가 각각 열린다.

이번 선거는 사상 첫 온라인투표 방식이 도입됐으나, 전체 유권자 총 3만6080명 가운데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회원은 21.7%인 784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우편투표 방식으로 치러지게되면서 선거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의협회장 선거 투표율이 50%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선거에서 온라인 투표 신청자가 전원 투표에 임하더라도 전체 투표율 60%대를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 방식과 투표율이 각 후보자별로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 관건이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추진하는 전국 회원 반모임과 전회원 설문조사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대위는 6월 3∼5일간 전국 시도의사회 산하 시군구의사회 별로 반모임을 개최하고, 이후 리서치 전문기관에 의뢰해 대회원 설문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반모임과 설문조사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등 의정합의 결과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선거국면과 맞물려 각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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