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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지 않으려면 질 높이고, 위기관리해야"

"망하지 않으려면 질 높이고, 위기관리해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5.2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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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재단연합회 28일 '병원 위기 분석·대응전략' 세미나
지불제도 다양화·의료 질 향상·위기관리 등 대안 모색

▲ 한국의료재단연합회는 28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강당에서 월례 경영세미나를 열고 의료법인 병원의 경영 현황과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의협신문 송성철
병원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의료의 질을 높이고, 상생과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국의료·재단연합회(회장 정영호·인천 IS한림병원장)는 28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회의실에서 '최근 의료법인 병원의 위기 상황 분석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월례 경영세미나를 열고 병원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현실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을 모색했다.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은 "타 산업에 비해 비해  인건비(40∼50%) 비중은 높은 반면 수가는 더디게 상승하면서 경영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경영 악화로 인해 인건비를 비롯한 고정비 지출을 줄여야 하고, 병원 인력 감소로 인해 의료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며 병원 경영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올해 병원계이 닥칠 위험요소로 3대 비급여·병원 수련인력 부족·노사간 통상임금 협약·의료계 파업·약 결제대금 상환 의무화 법안 등을 꼽았다.

유인상 의료·재단연합회 기획위원장(인봉의료재단 김포뉴고려병원 의료원장)은 의료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으로 ▲중소병원의 성장 둔화와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감소 ▲지방병원의 의료인력 수급 문제 ▲전문병원의 자정작용 요구 ▲전통적 의료서비스의 파괴(치료에서 예방, 급성기환자 감소 및 만성기환자 증가) ▲무한경쟁(비효과적이고 비효율적인 경영) ▲환자의 기대치 상승 ▲의료전달체계의 불확실성 등을 지적했다.

당분간 병상당 의료비용이 의료수익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김양균 경희대 교수(의료경영학과)는 "2011년을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의 100병상당 의료비용 증가율은 8.4%인데 비해 의료수입 증가율은 9.5%로 비용이 수입을 앞지르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적자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전체 병원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며 "급성기 환자수와 수술건수의 감소가 예상되면서 수입은 더 정체되고, 의료기관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의료기관 규모별로 수입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병상당 의료수익은 상급종합병원이 300병상 종합병원의 1.8배, 160∼299병상 종합병원의 2.8배, 100∼159병상 종합병원의 2.3배, 병원급의 4.2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인구 변화·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및 3대 비급여의 급여화·병원 증축·인건비 및 관리비 증가·회계 및 운영 투명성 강화·건강보험 통제 강화·고유목적 사업 준비금의 의료외 비용 항목에서 의료외 수익 전환 등이 더욱 가시화 되면서 병원계의 위기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병원계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해법도 제시됐다.

▲ 유인상 의료·재단연합회 기획위원장(인봉의료재단 김포 뉴고려병원 의료원장)이 의료생태계의 상생과 융합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심장 전문병원인 세종병원과 관절 전문병원인 뉴고려병원의 장점과 의료진 파견 교환이라는 상생과 융합의 새모델을 제시한 유인상 의료·재단연합회 기획위원장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정보와 물적·인적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위험도를 낮추고, 시설·장비의 중복으로 인한 낭비 요인을 감소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상생 경영이 필요한 때"라며 "의료기관간의 무의미한 경쟁에서 공생적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판보다 더 중요한 것이 환자의 경험"이라고 지적한 유 기획위원장은 "단순한 친절을 넘어 의료의 전 과정을 환자의 입장에서 해석함으로써 환자와 보호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병원이 단순히 치료만 하는 공간이 아닌 휴식과 문화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은 지역별로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포괄적이며, 자립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한국형 책임관리기관(Accountable Care Organization, ACO) 모델과 통합관리(Integrated Care) 모델을 지속가능한 의료체계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이사장은 "이러한 모델은 특정 주민을 대상으로 일련의 의료를 조정해 제공하는 의료제공 조직 네트워크로 1차의료에서부터 2차의료·급성기치료·아급성기치료·장기요양·홈케어 등의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개념"이라며 "미국의 관리의료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공급자 측이 의료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하는 네트워크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김양균 경희대 교수는 "행위별수가제·포괄수가제·인두제를 비롯해 인구 노령화와 만성질환에 가장 적합한 지불제도는 어떤 형태가 바람직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ACO는 의료생태학적인 접근이 가능한 모델"이라고 무게를 실었다.

박개성 엘리오컴퍼니 대표이사는 "병원경영에서 인력유출·의료사고·세무조사·리베이트·고객불만 등 여러가지 위기 요인이 등장하고 있다"며 "단 한 번의 의료사고나 리베이트 사건으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경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만큼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고, 대처할 수 있는 위기관리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민인순 순천향대 교수(보건행정경영학과)는 진료지표 관리를 통한 실질적인 경영효율화 방안을 제안했다. 민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지표 정보를 분석해 의료경영에 연계해 활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심평원의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조직 운영과 기획능력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외부적인 측면으로 "병원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정부 정책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전체 병원에 형평성 있는 보전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민 교수는 "정책 반영과 채택을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지확산 전략과 활동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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