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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선택

청진기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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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5.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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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훈 전공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비인후과·R3)

▲ 공태훈 전공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비인후과·R3)

'인생은 B와 D사이의 C이다. Birth(탄생)와 Death(죽음) 사이는 수많은 Choice(선택)이다.'

의대에 갓 입학할 무렵 매체를 통해 알게된 문구이다. 정말 좋은말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며 자신의 옳았던 선택에 대해 스스로를 격려하는가 하면 선택에 대한 결과에 대해 후회를 하기도 하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궁금증을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TV에서는 '인생극장'이라 하여 선택에 기로에 선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면서 양쪽의 선택을 하였을때의 결과를 다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꽤 인기가 있었다.

의과대학 재학 시절에도 수많은 선택을 하였던것 같다. 오늘 저녁엔 나가서 술을 마실것인가 차분히 방에서 공부를 할 것인가 하는 사소한 선택에서부터 시작하여 어떤 동아리에 가입을 할 것인지, 잘 모르는 시험 문제는 보기중 어떤 답을 고를 것(찍을것)인지 등에 이르기 까지 하나의 선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였다.

의대를 졸업하고 모교 병원에서 전공의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늘어나기 시작한 많은 업무와 개인 시간의 부족때문이었는지 선택을 함에 있어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투자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순간마다 늘 옳은 선택을 하기위해 노력을 하였고 그동안 꽤 많은 경우에서 괜찮은 선택을 해 왔다. 시간은 부족했지만 직관력이 있었고 고민은 부족했지만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이맘때 즈음 수련기관에서는 많은 선택들 중 의사들이 해야하는 중요한 선택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턴선생님들이 자신이 평생 해야하는 '과'를 선택하는 것이다.

모교의 의학교육 시스템의 발달로 진로 선택에 대한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에 옛날보다 고민을 하는 인턴 선생님들이 줄었다고 생각하지만 학생 때 강의와 실습을 통해 접한 과는 실제로 인턴 생활을 하는 중에도, 전공의 생활을 하는 중에 느끼는 것의 괴리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상당수 선생님들이 자신의 적성과 성적뿐 아니라 어떤 선배 전공의가 있는지, 어떤 교수님께서 계시는지, 전공의 생활의 삶의 질은 어떤지를 고려하게 되기 때문에 과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소위 인기과라고 하는 과들은 전문의가 되고 난 뒤 페이가 좋거나 전공의의 삶의 질이 좋은 과들이다. 하지만 과를 선택함에 있어 고려해야할 항목들 중 더 중요한것은 수련 규정은 정확히 지켜지는지, 교수님께서 전공의에 대한 교육의 열정이 높은지, 일정부분 독립된 진료가 전공의들에게 허용이 되는지,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지 등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이런 항목들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인턴 생활을 하면서 그 과에 대한 학문적 관심, 자신의 적성과 더불어 과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과의 스케줄등에 이르기까지 면밀하게 그 과에 대해 관찰을 하거나 실질적으로 전공의가 근무하는 형태 등을 조금이나마 경험해보는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그리하여 결국 수많은 과들 중 하나의 과를 선택하게 되고 선택의 결과는 100% 만족이란 없기 마련이다.

어떤 부분에도 아쉬움이란 생기기 마련인데 그리하여 많은 생각과 고민, 그리고 과에 대한 관심과 정보 수집은 그 아쉬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과정이며 그렇게 결정한 선택으로 얻은 결과로 힘이 들때 마다 남들보다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인생은 B와 D사이의 C이다'라는 말은 그 C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 아닐지. 선택하기전 충분한 정보 수집과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고 결정한 선택에 대해서는 후회없이 전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의사가 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중도에 포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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