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4 19:44 (수)
"의료 정상화 위해 '보건개혁 연석회의' 만들자"

"의료 정상화 위해 '보건개혁 연석회의' 만들자"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5.26 06:17
  • 댓글 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근영 임상보험의학회 이사장 "의료 정상화 위해 관리자 역할 확대해야"
25일 '보험수가 문제점과 과제' 심포지엄…·공급자·보험자·수요자 큰 틀 합의 필요

▲ 이근영 대한임상보험의학회 이사장이 "의사들이 관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과 지방 및 중소 병원의 몰락, 외과계열 전공의 기피 현상 등 한국의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관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의사들을 양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근영 대한임상보험의학회 이사장은 25일 중앙대병원에서 열린 대한임상보험의학회 학술대회 특강을 통해 '향후 30년 보건의료에서 의료공급자의 역할'에 대해 조명했다.

이 이사장은 "의료가 생긴 초기에는 의사가 의사와 관리자의 역할을 모두 수행했지만 의료행위에 치중하고, 관리부분에서 의사들을 배제시키기 시작하면서 모든 관리를 정부 주도로 시행하기 시작했다"면서 충분한 예산없이 실시한 1989년 전국민의료보험과 급여 대상을 질병 뿐만 아니라 재활과 예방까지 포함하며 의료보험에서 건강보험으로 개정한 것을 비롯해 7개 질환군 포괄수가제를 정부 주도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새로운 30년을 위해 의료공급자의 사고방식과 행동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이 이사장은 "중립적으로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를 배출하고, 임상의사·보건의료 및 경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보건개혁 연석회의'를 만들어 정부와 소통하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의료소비자의 입장만을 대변할 것이 아니라 중립적인 역할과 함께 의료공급자를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료공급자의 정상화를 위해 제일급선무는 수가 정상화와 의사들의 관리자 역할을 통한 제값받기"라고 강조한 이 이사장은 "의료공급자도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을 비만판 하지 말고 최고의 질을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재원을 확보하는데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수가의 문제점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건사회연구원이 의료기관 회계조사 분석을 통해 도출한 건강보험 수가의 행위별 원가 보상률은 85% 정도"라며 "수가가 오르지 않으면 어떻게 해도 병원경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영건 차의과학대학 교수(예방의학교실)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분명히 필요하지만 급여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비급여와 선택적 의료까지 건강보험에서 급여해야 한다는 보장성 강화의 강박 관적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보장성 강화 일변도의 정부 정책에 이의를 제기했다.

지 교수는 "원가 보존율이 낮다거나 병의원 도산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의료계 스스로 합리적이고, 합의된 수가 현실화 로드맵을 만들어 정부와 의사 소통의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충섭 한양대 보건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의료기관들이 어렵다는 얘기로는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낮은 수가로 인해 의료현장이 어떻게 엉망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현장의 모습을 국민에게 공개함으로써 이해를 시켜 나가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부와 보험자는 의료비 증가율 증가를, 공급자는 저수가 투쟁으로 맞서는 상황에서는 결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평수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찔끔찔금 언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수가 몇 %를 올리는 식의 접근이 아니라 목표를 정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얼마나 투입할 것인지, 얼마나 배분을 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큰 틀에서 근본적인 합의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않고는 수가인상은 물론 수가결정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고 지적한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은 "의료공급자들이 스스로 환자 집중이나 지역 편차 문제 등을 바꿔나갈 수 있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의료계가 어떻게 의료를 공급할 것인지, 어떠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며 "어떻게 국민의 동의를 이끌어내고, 정책 의제화를 시킬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 '건강보험 수가의 문제점과 과제' 심포지엄. 왼쪽부터 지정토론자로 참여한 손영래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지영건 차의과대학 교수·이충섭 한양대 보건정책대원원 겸임교수·이평수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의협신문 송성철
이날 학술대회에서 임금자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독일 수가 협상의 절차와 구조'를 주제로 특강을 통해 "독일은 계약 당사자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있는 반면에 한국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와 공단 재정위원회를 통해 정부의 의지에 따라 수가계약을 결렬시키는가 하면 건강보험 수가를 결정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수가를 결정하는 일방적인 시스템은 자율협상이라는 시장경제의 근간을 훼손하고, 자원배분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총회에서는 이근영 이사장의 연임과 함께 병협 회장 취임에 따라 직무 수행이 어려운 박상근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최종욱 명예회장(서울시 관악구·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을 회장에 위촉키로 의견을 모았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