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모자보건학회·㈜페르노리카 코리아 '임신부 금주 캠페인' 동참
국내 최대 태아기형유발물질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 제일병원 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센터장 한정열·산부인과)와 모자보건학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모자보건학회(회장 안명옥)가 '임신부 금주 캠페인'에 나섰다.
이번 캠페인에는 세계적 주류업체인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임신부의 음주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동참, 눈길을 끌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1일 제일병원에 모여 '임신부 금주 캠페인' 전개에 필요한 지원과 협조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약(MOU)을 체결했다.
임신부 금주 캠페인에는 분만과 여성질환 치료에 앞장서고 있는 제일병원을 비롯해 고대안암병원·부산일신기독병원·전남대병원·대전미즈여성병원 등이 참여, 현수막을 내걸고 홍보물을 배포키로 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자사에서 판매하는 모든 주류제품에 임신부의 음주를 경고하는 로고 를 부착, 캠페인에 동참키로 했다.
한정열 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장은 "임신 중 술을 마신 임신부의 태아는 알코올의 비산화대사물질(FAEEs)이 태아세포에서 에너지대사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물질(ATP)의 생성을 직접적으로 방해함으로써 아이의 지능과 신경발달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며 "지능 저하·성장 장애·얼굴 기형을 유발하는 태아알코올증후군(FAS)과 출산 후 장애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아기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학습 장애·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유발하는 태아알코올스펙트럼장애(FASD)를 앓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 센터장은 "건강한 아기 출산을 위해 첫 째로 해야 할 일은 바로 계획임신을 통해 술과 담배를 비롯한 유해물질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음주에 관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일병원이 지난 2012년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임신 중 술을 마시는 임신부가 최근 더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정열 교수팀이 임신부 3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임신 중 알코올에 1회 이상 노출된 경험이 있는 임신부가 절반에 가까운 41.7%(148명)에 달했다. 습관적 음주자(1회 5잔 이상)도 26.5%(94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돼 임신 중 금주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
이같은 임신부의 음주 경험은 한 교수팀이 2010년 같은 방법으로 임신부 6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35%(215명)에 비해 19% 가량 증가한 수치다. 습관적 음주자 역시 23.2%(577명 중 134명)로 14%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교수팀은 "음주 군이 비음주 군에 비해 흡연 및 약물에 대한 노출빈도가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며 "평소 술을 자주 마시던 임신부일수록 임신 초기 음주비율이 높은 것은 술에 대한 잘못된 습관과 인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