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 9일 55차 정기총회…"전공의 정원 감축 반대"
"보험체계 개편·진료권 보장" 강조…101억 9415만원 예산안 확정
이번 병협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박 후보는 총회에서 투표없이 만장일치로 새회장에 추대됐다.
박상근 신임 병협회장은 "과도한 통제하에 의권은 상실되고, 의료공급자의 정당한 위치는 추락해 치유의 공간인 병원이 경영악화로 도산할 지경"이라며 "의료공급기관 대표인 병협이 잘못된 제도의 틀을 혁신하는데 분연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년 가까이 보험업무에 관여해 온 전문가 답게 건강보험 체계 개편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바른 의료를 세우고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공급체계의 견실화를 위한 적정한 보상과 전문적인 진료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언급한 박 신임회장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의료의 대상과 수준은 국민적 합의로 결정해 제도권에서 관리하고, 그 외에는 의료발전과 의료수혜자의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합리적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며 국가와 민간의 역할 분담을 지적했다.
"전문 자문단을 구성해 기존의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합리적인 정책을 창안하고, 유관기관과의 공조체제를 구축해 개선안이 구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의료복지 후원기금을 마련해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박 신임회장은 분야별 상임이사회를 활성화하는 한편 3대 특위(병원경영합리화 특별위원회·의료행위 표준화 및 심사평가합리화특위·의료산업활성화특위)를 신설·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직후 우선적으로 내년도 수가협상, 3대비급여 보장성강화와 보상대책, 의료기관 인증평가 및 수련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한 박 신임회장은 "정책과제에 효율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국 3000여 회원 병원의 성원과 헌신적인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학회 활동도 활발히 펼쳐 대한뇌종양학회장·대한신경외과학회장·대한노인신경외과회장·대한신경중환자학회장·대한뇌종양학회장·대한의학레이저학회 이사장·대한임상보험의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의료계에서는 1994년 상대가치연구위원을 시작으로 대한의학회 보험이사·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병협 보험위원장 등 20년 가까이 보험분야 업무에 주력, 보험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2012년 4월 27일 초대 상급종합병원협의회장에 취임했으며, 2012년 5월 서울시병원회장을 맡고 있었던 김윤수 회장이 병협 회장에 출마함에 따라 서울시병원회장을 맡아 회무를 이끌어 왔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올해 사업목표를 '정책선도와 병원 선진화로 의료강국 실현'으로 정하고 주요 사업으로 ▲건강보험수가 개선 ▲병원 경영환경 개선 ▲병협 대내외 역량 강화 ▲3대 비급여 제도 개선 등을 채택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박창일 건양대병원 의료원장이 긴급 결의안건으로 제안한 '전공의 정원 감축 반대'를 만장일치로 채택, 차기 집행부 수임사항으로 추진키로 했다.
올해 예산안은 입회비·협회비·수련병원 평가 및 관리수입·연수교육 참가비·회의비 등을 동결하고, 임금은 기본급 3% 인상분을 반영해 지난해보다 0.8% 줄어든 총 101억 9415만원(사무국 69억 5921만원, 신임평가센터 19억 5150만원, 병원신문 12억 8644만원)을 확정했다.
신임 감사로는 박경동 대구 효성병원장과 백민우 부천성모병원장을 선출했다.
총회에 앞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는 윤석준 심평원 심사평가연구소장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대한병원협회 상생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병원계와 심평원 간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이번 총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는 김윤수 병협회장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3대 비급여 급여화·투자 활성화 정책에 따른 의료법인 부대사업 확대 등 병원계 현안 해결을 위해 뛰어온 2년을 회고한 뒤 "입원환자 식대 인상과 의약분업 제도개선을 위한 약사법 개정을 이루지 못해 아쉽다"며 "차기 집행부에서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정책을 개선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