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06:00 (금)
"국내 진료지침 80여개…믿고 따를 수 있나?"
"국내 진료지침 80여개…믿고 따를 수 있나?"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04.21 05:5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수 한양의대 교수, 심장학회서 진료지침 개발 현황·개선안 발표

▲ 18~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순환기관련학회 춘계통합학술대회.
특정한 임상상황에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진료지침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발표된 지침 상당수가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의 참여 없이 도출돼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경수 한양의대 교수(한양대병원 심장내과)는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4 순환기관련학회 춘계통합학술대회에서 "임상학회에서 개발한 진료지침은 개발 여건이 열악하다보니 상당한 문제점들을 표출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80여개 정도의 진료지침이 개발된 상태로, 대부분 각 학회에서 개발한 것이다. 

순환기 학회와 관련된 연구지침으로는 안정형협심증, 급성관동맥증후군, 좌주간부병변, 항혈소판제 투여요법 권고안, 고혈압 진료지침, 허혈성 심질환 표준진료권고안 등이 나와 있다. 

이날 발표에서 임상지침 개발과정을 고찰한 그는 "학회에서는 근거에 기반해 지침을 개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으나 실제로 근거중심적 방법으로 체계적 고찰을 하지 않고 있고, 국내 현실을 반영하려 하지만 연구가 적고 데이터베이스 검색이 어려워 경험을 참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소수의 예를 제외하고는 비공식적인 합의 유도를 통해 진료지침을 도출하고 있으며, 근거와의 연결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김 교수는 "모든 진료지침에는 개발그룹 구성이나 개발방법에 대한 자세한 기술이 누락돼 있다"며 "이상의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보급 및 활용 수준도 매우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유용한 진료지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할까. 김 교수는 개발계획 수립단계와 검토 및 확산단계로 이를 구분했다.

전자에는 진료지침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상위조직인 개발그룹을 조직한 뒤 이해관계자들과의 접촉 창구를 개설하고 합의안을 도출하는 등의 과정이, 후자에는 지침 초안이 완성됐을 때 동료 검토와 이해당사자의 의견 수렴, 사용자 사전조사 등의 과정이 포함된다. 

근거중심의학 개념에 근거한 진료지침은 유용하지만, 활용방식이나 정책주체의 편견에 의해 비용통제 수단으로도 악용될 수 있어 의료계의 능동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그가 내린 결론이다. 

김 교수는 "의료의 질이 주요 정책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계의 소극적 태도 등으로 의료계의 개발의지와 무관하게 지침이 개발된다면 부정적 측면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의료계가 주축이 되어 자율적으로 과학적인 진료지침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심장학회를 비롯해 한국심초음파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대한심혈관중재학회 등 4개 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순환기 관련학회 통합학술대회에는 20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