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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환자, 성희롱 인식도 '달라도 너무 달라'

의사-환자, 성희롱 인식도 '달라도 너무 달라'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4.04.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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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진료과정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의사, 진찰과정 중 상황은 진료의 일부...성희롱 인식 낮아

의사와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진료실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동일한' 상황을 놓고 의료인과 의료기관 이용자간 성희롱 인식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의료인의 경우 진찰과정 중에 벌어진 상황에 대해서는 성희롱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진료과정의 일부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7일 인권위 인권교육센터에서 '진료과정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에는 성인 여성 1000명이 환자군 응답자로, 의사 135명·한의사 65명 등 200명이 의료진 패널로 참여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진료실 상황별로, 성인여성의 5~46% 가량이 진료실에서 성적 불쾌감이나 성적 수치심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가장 흔한 사례로는 '프라이버시가 보호되지 않는 공간에서 진찰 또는 검사를 위해 옷을 벗거나 갈아입은 경험'이 46%로 가장 많았고, '의료인이나 의료기사가 외모나 신체, 옷에 대해 성적인 표현을 했다(30%)', '진료와 관계없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상황에서 성생활이나 성경험을 물었다(25%)', '진료와 관계없이 성적으로 신체를 만지거나 접촉했다(23%)' 순으로 조사됐다.

드물지만 '실제 강간시도가 있었다(2%)' '탈의과정을 의도적으로 봄(5%), '의료인 등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노출하거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몸짓이나 행동을 했다(10%)'는 경험도 있었다.

진료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적절한 상황'들에 대한 환자 민감도는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질이나 심전도 검사시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다른 의료인이 환자 동의 없이 동참한다던지, 열린 공간에서 성경험 여부를 묻는다던지하는 상황에서 대해 환자설문 참여자 10명 중 7명 가량은, 이를 성희롱으로 인식한다고 밝혔다.

반면 의료인은 진료행위 중 발생할 있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크게 달라, 환자 인식도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일례로 '성인 여성 환자가 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에 방문했을 때 응급실 의사가 환자에게 성경험 여부나 최근 성관계 시기를 물어보는 경우' 환자군에서는 43.3%가 이를 성희롱으로 인식했으나, 의사군에서는 그 비율이 9.5%에 그쳤다.

'여성의사에게 산과진료를 신청해 질 초음파 검사를 받게 됐는데, 사전에 양해나 설명없이 남성의사가 함께 들어와 환자의 신체를 보는 경우', 또 '산과 질 초음파 학생참관'과 관련해서도 환자는 각각 71.1%, 28.1%가 이를 성희롱 상황이라고 봤지만, 의사는 58.5%, 63.5%만이 이에 동의해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남성의사가 여성 환자에게 진료시 매번 '얼굴이 참 예쁘다, 네 남자친구가 부럽다'고 말하는, 진료와 직접 관련이 없는 상황에서는오히려 의사군에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본 답이 90.5%로, 환자(80.2%)보다 높았다.

연구결과를 발표한 이상윤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책임연구원은 "의료인들이 생각하기에 자주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상황과 의료기관 이용자들이 실제 자주 경험한 상황에 차이가 존재했으며, 진료과정 성회롱에 대한 인식과 판단의 차이가 컸다"면서 "의사-환자간 인식도 차이를 줄일 수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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