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임상시험으로 쓴 연구비, 부가가치세 내라고?
시론 임상시험으로 쓴 연구비, 부가가치세 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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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1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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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준 변호사(법무법인 원일)

오승준 변호사(법무법인 원일)

우리 세법은 내용 자체가 어렵고, 각종 특별법과 하위법령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모든 사안을 법규의 테두리 내에서 카테고리화 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세청 질의응답이나 유권해석 등에 기대어 1차적인 법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불확실하고 예측이 어렵다는 뜻이다.

한편 의료기관의 경우 다양한 면세, 감세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 진료비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에서부터 취득 부동산에 대한 취득세, 등록세의 감면까지 다양한 세목에서 우대를 받고 있다. 세무사, 변호사 등도 구체적인 감면내역을 일일이 알기 어렵다.

그런데 최근 국세청이 대학병원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임상시험 연구비용에 대해 부가가치세 신고가 누락된 것을 발견하고, 부가가치세를 추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임상시험은 새로운 학술 또는 기술 개발을 위해 수행하는 연구용역(부가가치세법 시행규칙 제32조)으로서 당연히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것으로 해석했던 업계의 관행과는 상반되는 결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예정된 추징 규모는 130억 원이고, 추징대상을 전 병원으로 확대할 경우 그 규모가 9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 국세청은 면세하는 연구용역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이미 개발된 학술 또는 기술의 연구결과를 단순히 이용한 분석한 것에 그치는지, 아니면 신제품의 개발이나 제품의 성능·질·용도를 개선시키는 연구용역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제시해온 바 있다.

따라서 연구용역의 내용을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부가가치세 추징 대상으로 판단하는 태도에는 잘못이 있다고 사료된다.

문제는 명확한 법령이나 판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획재정부나 국세청의 유권해석 또는 처분이 있게 되면, 법원의 판결을 받을 때까지 그것이 법 해석이 기준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의료계의 국세청에 대한 초기 대응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실제 처분이 내려오기 전까지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는바, 그 기간 동안 법률과 판례를 면밀히 분석해 의견을 제시하면 처분의 내용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과거 A병원의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면서 약 200억원의 미지급 임차료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 여부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당시 명확한 판례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국세청은 A병원에 대해 20여억원의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B 법무법인에서 수백개의 유권해석과 판례를 분석한 결과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도출했고, 그 의견서를 토대로 결국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미리 준비하고 대응한다면 의외로 쉽게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 발빠른 대응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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