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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두렵지 않게...새로운 40년은 우리 것으로"

"변화가 두렵지 않게...새로운 40년은 우리 것으로"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4.03.2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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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40주년 맞은 서유성 순천향대서울병원장

 
어릴적 마흔의 나이는 무척 멀었다. 젊었을 적 마흔은 그래도 아직 멀었다. 마흔이 되고 나니 마흔은 잊혀져 지나갔다. 마흔이 지났더니 그 나이는 다시 멀어졌다.

중년에 들어선 한 사람의 삶은 거개가 이럴듯하다. 성장해서 학업을 마치고 일을 갖게 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지나온 일만치 더 많은 시련에 부대끼는 나이 마흔이다. 그런데도 옛 어른들 말씀에 불혹이란다. 미혹됨이 없다…. 그 정도 연륜이라면 세상의 유혹 정도는 거뜬히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겠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다른 삶, 색다른 세상을 맞는 마음가짐이고 시작이기도 하다.

순천향대학병원이 개원 40주년을 맞았다. 임기 2기를 맞는 서유성 병원장 앞에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지키는 일보다는 진전하는 순천향이 있다. 40년이라는 의미가 역사의 뒷전이 아니라 눈 앞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 병원 모든 구성원들은 서석조 설립자께서 남기신 '질병은 하늘이 고치는 것이고 의사는 그 과정을 도울 뿐'이라는 말씀을 가슴에 새깁니다. 생명에 대한 외경과 겸허한 마음에 대한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원 40주년을 맞으면서 그동안의 시간과 노력이 남겨준 자산을 구성원 각자가 느끼고 고객들께 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름대로 살기는 쉽지 않다. 그만치 이름값 하는 것 역시 어렵다. 하늘의 뜻에 순응하는 '순천향(順天鄕)'처럼 살기는 여의치 않다.

"외람되지만 모든 일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정(情)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성원 모두가 같은 생각입니다. 환자분들도 우리병원에서 인간적인 정을 느낀다고 말씀하십니다. 교직원들간의 관계도 끈끈한 유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근본을 갖추고 있다면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정으로 교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순천향만의 강점이 있어야 하고 알려야 한다. 그리고 살아남아야 한다.

"40년이라는 시간은 그만큼의 경험과 노하우를 남겼습니다. 보건복지부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실시하는 각종 인증이나 평가에서도 일관되게 상위 등급을 받고 있습니다. 훌륭한 의료진인 물론이고 각종 의료기기도 최첨단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프로는 부산떨지 않는 것처럼 소리 없이 우리만의 강점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40주년을 맞는 화두는 리노베이션을 통한 이노베이션이다. 무엇인가를 바꿔야한다는 내부로부터의 울림이기도 하다. 무엇을 어떻게 바꿀까.

"모든 변화의 중심은 환자입니다. 신속·정확·안전·편리에 역점을 두고 모든 외래진료가 한 층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정했습니다. CT·MRI·초음파검사 등 영상의학 검사도 한 곳에 모았습니다. 곧 완공되는 응급의료센터는 내실과 환경을 자신합니다. 모든 교직원들은 혁신을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경영·진료환경·미래 먹거리·병원 위상·마음가짐 등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혁신의 모습은 아류일 수 있지만 혁신의 내용과 성과는 최고를 이뤄낼 것입니다."

혁신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을 흐름을 읽는 것이다. 늦게 출발했다는 것이 뒤처지는 이유일 수는 없다. 시작은 미약하더라도 끝은 창대하게 일궈가는 일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원스톱진료 시스템·협력병원 유대 강화·의료관광·통합의료정보시스템 등도 반성과 성찰을 통해 '제대로' 우리만의 것으로 만들겠습니다. 가진 자산은 적절히 이용하고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지만 지혜롭게 수용할 것입니다. 미래는 우리편이라고 확신합니다."

낯설지 않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한 개인의 삶에 머무르지 않고 조직에도 금도가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의 합의입니다. 모든 구성들에게 자율과 책임을 보장할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거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창의적인 조직 문화는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배려와 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가인 양희은은 <내 나이 마흔살에는>에서 '날아가만 가는 세월이 야속해 붙잡고 싶었지 내 나이 마흔살에는'이라고 노래했지만, 마흔이 된 순천향대병원에게 '세월'은 도전이고 '야속함'은 자신감이지 않을까…. 그들에게는 붙잡지 않아도 따라오는 세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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