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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20:40 (금)
"정부 신뢰할 수 없다면 중대한 결심할 수밖에"
"정부 신뢰할 수 없다면 중대한 결심할 수밖에"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3.26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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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의협 회장 "고비 때마다 힘 보탠 부산회원에 감사드린다" 밝혀
부산시의사회 25일 정기대의원총회 "정부 약속 안지킬 땐 언제든 일어난다"

▲ 부산시의사회 정기대의원 총회에서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14년 만에 의료계 투쟁을 선도한 노환규 회장에게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왼쪽부터 김경수 부산시의사회장, 이원우 부산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노환규 의협 회장, 정홍경 부산시의사회 고문. 정홍경 고문은 이날 부산시의사회 명예회장으로 인준됐다.ⓒ의협신문 송성철
제2차 의정 협의 결과를 놓고 정부가 말 바꾸기를 계속할 경우 의료계가 또 다시 투쟁 정국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은 25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시의사회 제52차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잘못된 의료제도 바로잡고, 비정상적인 의료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투쟁에 부산시의사회 회원들이 고비 때마다 가장 큰 힘을 보태줬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노 회장은 "그 결과 2차 협상을 이끌어 냈고, 2/3 회원들이 수용해서 투쟁이 마무리 되는 듯 했으나 정부는 오늘 국무회의에서 선시범 사업과 후입법 의정 협의내용을 선입법 후시행으로 의결해 또 다시 큰 혼란과 회원들의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정부는 문건을 바꾸기 어려우므로 양해해 달라면서 의정협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공식 문서를 보내오기도 했지만 모 국장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와 관련해 예전의 주장을 되풀이 했다"면서 "회원들이 정부를 믿고 기다릴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정부가 말바꾸기로 신뢰를 저버릴 경우 회원들이 주도하는 투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던졌다. 

노 회장은 "회원들이 정부를 신뢰할 수 없고, 의정협의 사항을 이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또 다시 투쟁의 각오를 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이번 투쟁을 통해 얻은 성과는 건정심 공익위원 구성 약속과 전공의 독립 수련평가 등이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맞서서 저지할 수 있는 것이 의협이라는 사실과 의협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싸우는 단체라는 것을 우리 사회에 알렸다는 것"이라고 밝힌 노 회장은 "잘못된 의료와 건강보험 제도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전공의들이 언제든 뛰어나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번 싸우면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겨도 진 패자"라고 지적한 노 회장은 "의협의 100년이 어떻게 될지 갈림길에 서 있다. 의사의 양심과 학문적으로 검증된 의학지식에 따라 환자 진료를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며 "필요하다면 또 한 번 용기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노 회장은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고, 잘못된 의료정책을 막을 의무가 있는 우리는 의사"라며 "의사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런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회원들이 정부를 신뢰할 수 없고, 의정협의 사항을 이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의료계 투쟁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의협신문 송성철

김경수 부산시의사회장은 "2000년 의약분업 총파업 이후 14년 만에 결행한 총파업에서 구군 의사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전국의사회 중에서도 최상의 단결력을 보여줌으로써 1차 의정협의 보다 더 진전된 2차 의정협의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었다"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노 회장에게는 수고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의협은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입법 전에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점을 드러냄으로써 국회에서 폐기 처리토록 할 것이고, 의료영리화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의정협의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를 정부가 제대로 지키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총파업 투쟁을 다시 결행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총파업 투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유보된 것일 뿐"이라고 언급한 김 회장은 "어려운 의료환경을 제대로 개선해 후배들과 의료계의 미래에 희망을 주고, 국민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의협을 중심으로 대동단결하자"며 "우리 모두가 한 마음 한 몸이 돼 앞으로 나아간다면 어떠한 역경도 헤쳐나갈 수 있고, 우리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상 위의 내빈석을 없애고 대의원들과 자리를 함께한 이날 총회에는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영활 부산시 부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서병수·박민식·권철현(새누리당)·이해성(새정치민주연합), 오거돈(무소속) 예비후보를 비롯해 이정윤 부산시의회 의원·방상혁 의협 기획이사·구인회 부산시병원회장·유현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산지원장·최경옥 부산시간호조무사회장·차영일 부산의사신협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총회 본회의에서는 대시민 의료 교육 및 봉사활동·부산시의사의 날·의료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팀 운영·학술대회·의권지킴이 정책연구반 운영·의협 공제조합 활성화·의료정책위원회 및 고충처리위원회 운영 등을 비롯한 올해 주요 사업계획과 지난해보다 1억 121만원이 늘어난 11억 5857만원의 예산안을 확정했다.

의협 건의안건으로는 약국 불법 임의조제 및 대체조제 근절·원격의료 및 영리병원 시행 반대·의약분업 재평가 및 선택분업 실시·북한 영유아 분유 보내기·65세 이상 환자 진료비 본인부담금 기준 1만 5000원을 3만원으로 개선·만성질환 관리제 야간 및 주말 가산·처방전료 신설 및 처방일수에 따른 처방전료 차등적용 신설·물리치료 횟수 제한 완화·1일 진료환자 30명 미만시 진찰료 가산·의료기관 개설시 지역의사회 경유·본인부담금 할인을 통한 환자유인행위 근절·보건소장 임용시 정규직 공무원 직위 임용·미용 성형 의료영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폐지·중소기업 특별세액 감면업종에 의원급 포함·진료수가 현실화 등을 채택했다.

부산시의사회 자체 처리안건으로는 부산시의사회 회비 및 구군의사회 회비 납부 방식을 매월로 전환하고 현금 대신 자동이체를 통해 납부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안과 부산시의사회장 선거 직선제·대의원회 4연임 제안 등을 제안, 집행부의 검토를 통해 수임사항으로 처리키로 했다.

한편, 이날 대의원 총회는 위임장 효력, 대의원 임기 제한, 의장 및 회장 선거기간 명문화 하는 내용을 담은 회칙 및 세칙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총 249명 대의원 가운데 일부 대의원들이 위임장을 쓴 채 회의장을 빠져 나가 재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166명)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성원미달로 의안 의결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 부산시의사회 대의원회 이원우 의장(가운데)을 비롯한 의장단이 총회 본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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