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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14:31 (금)
우리 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 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4.03.2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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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카플로비츠 지음/서울아동병원 의학연구소 옮김/꿈꿀자유 펴냄/1만 4000원

 
성조숙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각 병원 소아내분비과에는 환자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환자와 부모들의 눈높이에 맞춰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정보 부족 상태에 전통적으로 성적인 문제를 금기시하고 폐쇄적인 태도를 취해 왔던 문화적 배경이 더해지면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언제부터인가 아주 흔한 병이 되어 버린 성조숙증. 그러나 그 원인이 무엇이며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서적 문제는 없는지, 성인이 되면 키가 얼마나 작아지는지 등을 차분하고 꼼꼼하게 일러 주는 조언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미국 워싱턴 D.C. 어린이 국립의료원 내분비학과장을 맡고 있는 폴 카플로비츠가 쓴 <우리 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가 우리말로 옮겨졌다. 저자는 성장과 사춘기에 관해 많은 논문을 발표한 소아내분비학계 권위자로 1998년 이래 매년 미국 최고의 의사로 선정돼 왔다.

우리 아이가 벌써 가슴이 나오는데 금방 월경을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게다가 키까지 작아진다고 하는데...? 긴급하게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절박한 심정에 사로잡히고 만다.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차분히 치료를 진행해 보자는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병원에서 당장 치료해 주지 않으면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찾아 나선다. 가슴이 봉긋해지기만 하면 병원에 다니며 매달 호르몬 주사를 맞거나, 값비싼 한약을 지어 먹거나, 식품인지 약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무언가에 매달리는 것이다. 이 와중에 아이의 마음은 상처 받고 건강 또한 위태로워진다.

이 책은 성조숙증의 원인과 치료는 물론 왜 최근 들어 이 질환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지, 성조숙증이 생겼을 때 아이는 신체적 문제와 함께 어떤 심리적, 행동적 문제를 겪는지, 병원을 찾는 경우 어떤 검사와 치료를 받게 되며 의사에게는 무엇을 물어 보고 아이는 어떻게 마음의 준비를 시킬 것인지에 이르기까지 부모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다.

특히 자녀의 키에 관해 불안한 부모들을 위해 대부분 치료 받지 않아도 키가 작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사춘기 발현에 대한 생리학적 설명과 임상 검사 해석 시 유의할 점, 치료가 발전돼 온 과정은 물론 저자가 경험한 다양한 증례까지 다루고 있어 일선 의사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저자는 대부분의 성조숙증 소녀들은 성인이 됐을 때 신장이 작아지지 않으며 가족의 따뜻한 관심과 확신만 있다면 정신적·정서적·사회적 영향 또한 미미해 치료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역설한다.  이와함께 부모들은 물론 의료인조차 뭔가 치료해야만 한다는 소위 'Do Something-ism'에 사로잡혀 반나절 동안 200~300명의 어린이가 호르몬 주사를 맞고 가는가 하면 인터넷에서는 저마다 비방을 내세우는 한의원 광고가 봇물을 이루는 진풍경이 일상이 돼 버린 한국 현실에 경종을 울린다.

이 책의 번역을 맡은 서울아동병원 의학연구소는 어린이 진료를 위한 독특한 진료 시스템을 선보인 서울아동병원 네트워크에서 어린이 건강서의 번역 및 저술을 위해 설립한 연구소다. 어린이 건강과 의학 발달에 꼭 필요한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한다는 목표로 주제 선정과 번역 및 집필에 30명 이상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참여하는 지식 집단이다(☎ 070-8226-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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