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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 왜 많이 나왔냐고 물으면…그냥 웃지요

진료비 왜 많이 나왔냐고 물으면…그냥 웃지요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03.1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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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행정 실용서 '근거중심 원무실무' 첫 출간…19일 세미나 '성황'

# 1. 병원 외래수납 근무 2년차인 A씨. 최근 그는 안저검사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와 말다툼을 벌였다. "검사를 받으셨으니 검사비를 내라"고 하자 40대 중반의 남성은 "안과에서 진료를 하면 당연히 눈을 보는데 이게 무슨 검사냐"며 큰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2. 사보험 청구를 위해 진단서와 진료기록 사본을 요구한 50대 여성 B씨는 진료기록 사본 발급비를 내라는 병원 직원에게 불쾌감을 표시했다. "내가 돈 내고 받은 진료에 대한 기록과 검사비를 내고 받은 검사로부터 나온 결과지를 받는 데 돈을 내라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게 요지였다. 

일반적으로 원무팀은 의료기관에서 가장 '피곤한' 행정팀으로 분류된다.

진료를 마친 환자 보호자가 결재하는 과정에서 왜 이렇게 비용이 많이 나왔는지 따져묻기 시작하고, 이를 답해주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실랑이는 기본. 좋지 않은 치료결과로 소송이 걸렸을 때 중간처리를 총괄하는 업무도 원무팀의 몫이다.

의료법 등 현장에서 숙지하고 있어야 할 제반지식이 많지만, 정작 실무자들은 경험에 의존해 민원을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사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원무수납 직원은 환자가 돈을 내야하는 근거를 물었을 때 "전부터 그렇게 처리했다", "정확한 근거는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현실에서 의학뿐만 아니라 원무실무에 있어서도 근거중심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19일 중앙대병원 동교홀에서 열린 '근거중심 원무실무' 세미나에서다.

대학병원법무담당자협의회 소속 회원 5명이 의기투합해 저술한 같은 제목의 책 출간 기념을 겸해 열린 이날  행사는 병원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 2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병원에서 오랜기간 수납을 담당한 이들이 한 목소리로 꼽는 중요 업무는 재원환자에 대한 관리다.

입원 중인 환자를 뜻하는 재원환자를 관리하는데 있어서 실무자는 입원 초기 환자 진료에 대한 자격을 관리하고, 입원 중간에는 중간금 납부를 독려해 퇴원 시 미수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재원환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환자가 퇴원한 후 수천만원의 미수금이 남을 수도 있어 병원 경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응급환자 관리와 더불어 의료기관에서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진료비와 관련해 비급여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필수적인 부분이다.

통상 비급여는 낮게 책정된 수가에도 병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단 정도로 이해되고 있지만, 이를 잘못 활용할 경우 다수의 민원이 발생해 보건복지부로부터 현지실사를 받을 수 있다.

강요한 대학병원법무담당자협의회 고문(중앙대병원)은 "재원환자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부실채권은 감소시킬 수 있다. 책에는 그 근거를 담으려 노력했다"면서 "현장에서 같은 고민을 하는 많은 분들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증보판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단서와 의료법'을 주제로 발표한 이항영 강북삼성병원 법무과장은 강의 뒤 쏟아진 질문세례로 예정시간보다 30분 늦게 발표를 끝내기도 했다.

이 법무과장은 "원무과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연했는데, 이번 공동작업을 통해 하나하나 같이 쌓으면서 공감을 얻었다"며 뿌듯함을 표시했다.

대한병원협회에서 20일 발간한 '근거중심 원무실무'에는 강요한(중앙대병원), 김정욱(본플러스병원), 이항영(강북삼성병원), 조용안(삼성창원병원), 정석관(아주대병원) 5인이 저자로 참여했다.

▲ 19일 중앙대병원에서 열린 '근거중심 원무실무' 세미나에는 병원 관계자 200여명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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