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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이땅의 의사들에게 보내는 작은 갈채"
"이땅의 의사들에게 보내는 작은 갈채"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4.03.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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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의료봉사상 제정 30주년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내의협신문과 보령제약이 의료취약 지역에서 헌신적인 인술을 펼치고 있는 의사들을 기리기 위해 1985년 만든 보령의료봉사상이 올해로 30회를 맞았다.

의협신문과 함께 수상자를 후원해 온 보령제약그룹의 김승호 회장(82세)을 10일 만나 보령의료봉사상이 남긴 발자취를 되새겨봤다. 김승호 회장은 1957년 보령약국을 개업하고 1963년 보령약품을 설립해 지금의 보령그룹을 일궈냈다.

 ▶보령의료봉사상을 1985년 만든 계기는?

▲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한창 보령제약이 성장하던 80년대 중반 전국 곳곳을 누비던 영업사원들로부터 의술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오지에서 인술을 베풀고 있는 의사들의 사연을 듣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이렇게 따뜻한 손으로, 아름다운 길을 걷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 보령제약 사보 '보령'에 '오지의 의료인'시리즈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연재를 하면서 오지에서 인술을 펼치고 있는 의사들을 찾아 공적을 기리고 참된 의료인상을 널리 알려야겠다는데 생각이 미치게 됐으며 <의협신문>과 보령의료봉사상을 제정하고 시상했다.

어느덧,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도 이 상이 그 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새로운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더불어 항상 애정을 갖고 상을 주관하고, 후원한 대한의사협회와 의협신문에 감사드린다.

▶상이 처음 만들어진 80년대와 2000년대 달라진 수상자들의 트렌드가 있는지?

봉사의 마음과 그 뜻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변화를 찾아보자면, 수상 초기에는 의료 오지에서 묵묵히 봉사하시는 분들이 주인공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맞춰 해외봉사자들이 대거 수상자로 선정됐다.

의료봉사도 조직화되고 체계화되면서 개인이 아닌 의료봉사단체들도 조명을 받고 있다. 이제는 의료봉사가 국격을 높이고 있는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수상자가 있다면?

 

30년을 맞은 지금, 사람을 살리는 어진 기술이라는 뜻의 '인술(仁術)'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수상자들 한 분, 한 분 떠올려 보면 감회가 새롭다. 제1회 수상자는 고령 영생의원의 유일성 박사님이셨는데 상을 받고 나서 무척 기뻐하시면서 "보령의료봉사상의 권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한 소감이 지금도 생생하다.

유 박사는 보령의료봉사상을 수상한 직후 미국의 세계평화박애운동본부가 수여하는 '세계평화공로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는데 수상 직후 국제전화를 걸어 "보령의료봉사상이 세계평화공로상을 받게 한 계기였다"고 말씀해서 너무나도 감사했다.

유 박사는 수상 이후 매년 시상식장에 참석해 후배 수상자들을 기꺼이 격려해 줬다. 제2회 수상자인 홍사용 소장님과 제4회 수상자인 조영호 원장님을 비롯한 초기 수상자 몇 분이 이미 고인이 돼 그 시절을 더욱 그립게 만들고 있다.

남수단 톤즈에 고귀한 사랑과 희망을 심어준 고 이태석 신부도 기억이 난다. 보령의료봉사상 시상식에는 수단에 있는 이태석 신부 대신 그의 어머님이 상을 수상했는데 시상 후 잡은 이 신부의 어머니 손에서 이 신부의 아름다운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제30회 대상 수상자인 박용건 과장은 어떤 분이신가?

박용건 성가복지병원 과장님은 지난 2001년 개원 중이던 의원을 그만두고, 무료진료 병원인 성가복지병원에서 13년간 노숙자와 행려자, 외국인노동자 등 소외된 이웃의 주치의로, 인술을 통해 사랑과 용기를 전하며 봉사의 참뜻을 일깨워 주고 계신 분이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선생의 고귀한 뜻이 세상의 빛으로 더욱 밝게 빛나길 바란다.

▶수상자들과 미래의 수상자가 될 젊은 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나무를 심는 사람이 봉사자라면 나무 그늘 아래 더위를 식히거나 열매를 거두는 사람들은 그 봉사의 수혜자들이다. 수혜자들 가운데서 처음 봉사자를 본받은 몇 사람은 또 다른 곳에 가서 나무를 심을 것이고 그렇게 하다보면, 나무들이 점점 늘어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푸르고 너른 숲으로 가득찰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온 모습도 혹시 그런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보령의료봉사상은 이 땅에 '나무를 심은 분들'에게 보내는 작은 박수 갈채다. 앞으로 50년·100년에 걸쳐 더 많은 분들께 박수를 보내드려 그 나무들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거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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