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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들길 마다 않고 홀로 5만명 무료진료
산길 들길 마다 않고 홀로 5만명 무료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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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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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홍사용 소장
▲ 제2회 홍사용 소장

홍사용 충남 공주군 정안면 보건지소장은 1914년 충남 당진의 한의원 집안에서 태어나 성장하다가 혈혈단신 평양에 올라가 의학강습소에서 공부하고 의사검정고시에 합격해 의사가 됐다.

그는 1945년 해방과 함께 남하한 뒤에 서울 등지에서 근무하다가 1959년 정부의 무의촌 해소 정책에 호응해 정안면에 자리잡으면서 30년을 지역 주민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함께 했다.

정안면에 부임한 후 탈탈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산길과 들길을 달리며 무료 진료 사업을 실천한 홍 소장은 1977년 의료보호제도가 시행된 때부터 보령의료봉사상을 받을 때까지의 무료 진료 실적이 이미 5만 명 선을 육박했다.

홍 소장의 열정은 보건의료에만 머물지 않았다. 1979년 보건지소 2층에 도서 5000권을 비치하고 '정안새마을독서대학'을 만들어 주민들의 영농개발과 농촌 학생들의 학구열을 돋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지역에서 받은 봉사상 상금 20만원에 사재 40만원을 보태 세운 독서대학이었기에 이웃을 향한 홍 소장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지역사회 개발과 문화재 발굴·보존 사업에도 정열을 쏟아 부었다. 구한말 개화운동을 주도한 김옥균 선생의 생가 터를 발굴해 지방문화재로 지정받도록 하는가 하면, 청전 이상범 화백의 출생지를 발굴해 보존토록 했고, 3·1운동 당시 이 고장 출신의 27의사 기념비를 건립해 정안면민의 긍지를 높였다.

보건지소가 있는 광정리(廣亭里)에 멋들어진 정자가 세워진 것도 홍 소장의 뜻 깊은 마음에서 비롯됐다. 마을 이름을 풀면 '넓은 정자 마을'인데, "이런 곳에 정자가 없으면 말도 안 된다"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기어코 '넓은 정자'를 세워놓은 것이다.

홍 소장이 정안면에 뿌리를 내리면서 해 온 일은 헤아릴 수 없었기에, 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정안면의 슈바이처'라고 불렀다. '무소유 실천하는 인술의 사도' 홍 소장은 고향을 지키는 상록수 같이 늘 푸른 삶을 살다가 1987년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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