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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비만 조절 핵심 수용체 최초 발견

국내 연구진, 비만 조절 핵심 수용체 최초 발견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03.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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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이사민 박사, 새로운 치료제 개발 전기 마련

비만·동맥경화증·당뇨병 등 성인병의 주요 원인 호르몬으로 알려진 '리지스틴 호르몬'의 수용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 연구팀(이사민 전문의·이현채 박사과정·권유욱 교수)은 비만을 조절하는 핵심 수용체와 작용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알아냈다고 17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비만을 억제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동맥경화증·당뇨병 등 성인병(심장대사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비만을 조절하는 핵심 수용체는? 캡(CAP1) 단백질

 김효수 교수(순환기내과)
리지스틴(Resistin) 호르몬은 비만·동맥경화증·당뇨병 등 심장대사질환, 이른바 성인병의 주요 원인으로 아직까지 수용체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캡(CAP1) 단백질이 수용체임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면밀히 분석한 결과, 리지스틴 호르몬은 단핵구세포의 캡 단백질과 직접 결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지스틴 호르몬이 단핵구세포의 캡 단백질과 직접 결합하게 되면 단핵구세포에서 cyclic AMP 농도 증가 → protein kinase A 활성화 → NF-kB 활성화에 이르는 세포신호전달체계가 활성화 되면서, 단핵구세포가 염증유발 물질을 쏟아 낸다. 즉, 단핵구세포가 염증세포로 활성화 되는 것.

이런 염증세포는 혈관을 타고 인체 곳곳을 돌며, 만성염증 반응을 유발하는데, 이는 비만·동맥경화증·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이사민 전문의
따라서 캡 단백질을 억제하면, NF-kB 활성이 억제되고, 리지스틴에 의한 만성염증반응이 사라져, 결과적으로 비만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동물 실험 통해 '캡(CAP1) 단백질'이 수용체임을 입증
연구팀은 유전자 변형으로 사람의 리지스틴을 분비하는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캡 단백질을 과발현 시킨 비교군과 억제 시킨 대조군으로 나눈 후, 1개월 동안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시켰다. 그 후 각 군의 지방조직 염증반응을 측정한 결과, 비교군이 대조군에 비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교군에서는 과발현된 캡 단백질이 리지스틴과 결합해 염증세포가 많이 생긴 반면, 대조군에서는 리지스틴과 반응할 캡 단백질이 없기 때문에 염증세포가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림 참조>

연구팀은 생쥐를 3군으로 나눈 후 1개월 동안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 시킨 후, 지방세포를 관찰했다. 그림은 이를 현미경으로 확대한 사진이다.
* 왼쪽: 리지스틴이 없어, 지방 세포 사이에 염증세포가 거의 없다.
* 가운데(비교군): 고칼로리 식이로, 분비량이 늘어난 리지스틴이 캡 단백질과 반응해, 지방 세포 사이에 염증 세포가 많다.
* 오른쪽(대조군): 고칼로리 식이로, 리지스틴이 늘었으나, 캡 단백질이 억제돼 지방세포 사이에 염증세포가 상대적으로 적다.
연구팀은 그동안 리지스틴이 단핵구세포와 반응해 만성염증반응을 일으키고, 이것이 심장대사질환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사실을 10여년 간 연구해왔다.

또 2011년에는 리지스틴이 직접적으로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미국심장학회지(J Am Coll Cardiol)> 1월 호에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리지스틴의 수용체는 지금까지 베일에 쌓여있었는데, 캡 단백질이 리지스틴의 수용체로서 만성염증과 심장대사질환을 유도하는 핵심 물질이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성인병 치료의 새로운 단서...치료제 개발 가능성 제시
김효수 교수는 "리지스틴과 만성염증반응은 비만·당뇨병·동맥경화증과 같은 현대인의 질병을 유발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캡 단백질이 리지스틴의 수용체로서 작용하고, 이것이 만성염증반응과 비만 유도 기능을 직접적으로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으로, 동맥경화증·당뇨병과 같은 성인병 치료의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고 치료제 개발에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캡 단백질에 대한 후속연구를 통해, 새로운 성인병 치료제가 개발돼 비만과 동맥경화증·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으로 인한 사망률 및 사회적 비용이 감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선도형세포치료사업단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진흥본부, 그리고 한국연구재단의 줄기세포 우수연구팀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이 연구는 세계 최고 과학 권위지인 <셀(Cell)>지의 자매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3월 호에 'Adenylyl Cyclase-Associated Protein 1 Is a Receptor for Human Resistin and Mediates Inflammatory Actions of Human Monocytes'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 단핵구세포란?
백혈구 세포의 일종이다. 백혈구 세포중에서 가장 크며,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면역세포로서 평소에는 염증 반응 작용이 없으나, 리지스틴 호르몬에 의해 염증 세포로 활성화 된다.

* 리지스틴 호르몬이란?
생쥐는 리지스틴 호르몬이 지방세포에서 분비된다. 인간의 리지스틴도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추측됐으나, 연구 결과, 단핵구세포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식을 하면(고칼로리 식이) 리지스틴이 많이 분비된다. 리지스틴이 단핵구 세포의 CAP1 단백질에 직접 붙으면, 단핵구세포는 염증유발물질을 쏟아 낸다. 즉 단핵구세포가 염증세포로 활성화 된다. 이런 염증세포는 혈관을 타고 인체 곳곳을 돌며, 만성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이는 비만·동맥경화증·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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