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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된 아이'와 함께 한 할머니 의사의 35년
'발견된 아이'와 함께 한 할머니 의사의 3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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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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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조병국 원장
▲ 제26회 조병국 원장

"'버려진 아이'와 '발견된 아이', 그 차이는 엄청나다. '버려진 아이'는 슬프지만 '발견된 아이'는 희망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입양서류에 '○○에 버려졌음'이라 쓰지 않고 '○○에서 발견됐음'이라고 쓴다."

평생을 이 땅의 '발견된' 아이와 입양아의 주치의이자 어머니로 살았던 조병국 원장은 2009년 11월 펴낸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에서 절망과 희망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책은 조 원장이 홀트아동복지회 부속의원을 그만두면서 반백년 동안 진료 및 입양 사업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을 기억에 떠올리면서 시작된다. 그 안에는 가난해서 부모에게 버림받은 가엾은 아이들과 그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키운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1933년 평양에서 태어나 1958년 연세의대를 졸업한 조 원장은 1963년 소아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서울시립아동병원에서 1974년까지 근무하다가 홀트아동복지회 부속의원으로 자리를 옮겨 1993년 정년퇴임을 했다. 그러나 적당한 후임자가 없어 다시 2008년까지 15년 동안 그 곳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살았다.

조 원장은 2010년 제26회 보령의료봉사상 대상을 받고 "아이들이 커서 성인이 되고 결혼해서 다시 아이를 입양해 부모가 되는 것을 보고 대견스럽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입양이 최선은 아니지만 부모 잃은 아이들에게는 차선으로 여겼다. 아이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올바른 사고를 배우고 책임 있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손으로 돌보고 입양을 보낸 아이들의 양부모가 편지로, 사진으로 아이들의 소식을 알려오곤 했다.

두 다리를 잃어 입양될 가정을 찾을 수 있을까 걱정했던 아이는 의족을 끼고 건강하게 웃고 있었고, 소아마비의 어려움을 딛고 재활학과 전문의가 되어 의사 대 의사로 만난 경우도 있었다. 불행이 예견됐던 아이들이 당당하게 삶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기적과도 같았다.

조 원장은 해외에 거주하는 자녀들과 함께 지내다가 홀트의 요청으로 귀국해 지금은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장애인들을 돌보면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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