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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의사회 총회로 살펴본 '민심'
서울시 구의사회 총회로 살펴본 '민심'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4.02.2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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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결과 적극 동참" 다짐...'우려' 목소리도
내부갈등 봉합, 화합 주문 "하나가 돼야 할 때"

서울특별시의사회 산하 25개 구의사회가 2014년도 정기총회를 모두 마쳤다.

올해 총회는 총파업 여부를 결정짓는 전회원 투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제히 열려, 일선 회원들의 투쟁에 대한 정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서울시의사회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회원수를 보유한 투쟁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에서, 서울시의사회 산하 구의사회 총회 분위기는 향후 투쟁의 성패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전례없는 관심 속에 치러졌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전회원 투표에서 총 유권자수 1만8784명 가운데 1만876명이 투표에 참여해 57.9%의 투표율을 보였다(27일 오후 5시 기준).

이는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중 제주도에 이어 가장 낮은 투표율이지만, 회원들의 출신지역과 출신 대학이 다양해 회원간 결속력이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의사회 회무에 대한 참여도가 떨어진다는 지역 특수성을 감안하면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참여도라는 평가다.

이번 총회에서 보여준 서울시의사회 소속 회원들의 정서는 '각오'와 '우려'로 요약할 수 있다.

25개 구의사회는 투표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적극 참여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투쟁에 있어서는 '변방'으로 여겨졌던 강남구의사회 조차 "의협이 진행 중인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총파업 결정을 위한 전회원 투표 결과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는 결의문을 채택했을 정도다.

양우진 중구의사회장은 "우리 손으로 정한 투표 결과는 의료계 전체회원의 뜻이자 의협의 향후 진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척도"라며 적극적인 투표를 당부했다.

 ▲투쟁을 다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사회 소속 회원들.

노환규 회장 "걱정 마라", 민초 회원들 "불안하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총회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이번 투쟁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참여를 호소했다. 특히 파업에 대한 회원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노 회장은 광진구의사회 총회에서 "이번 파업투쟁은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일선 회원들이 파업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많이 하고 있으나, 이번이 아니면 또 다시 투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지 모르겠다. 지금이야 말로 적절한 투쟁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관악구의사회 총회에서는 "총파업 돌입이 확실시 된다"며 "너무 크게 염려하지 말고 편안하게 동참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초 회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정부 협상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협상단과 비상대위원회간의 불협화음, 파업투쟁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에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천구의사회 소속 회원은 "투표 결과 파업에 찬성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데, 과연 전공의나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파업에 참여한 회원들이 당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의협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투표상의 파업 찬성율이 실제 파업 참여율로 이어질지 의문스럽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랑구의사회 한 회원은 "회원들이 파업 투쟁에서 이탈한다면 어떻게 대비할지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지도부간 이견차에 대한 걱정스런 시각도 숨기지 못했다. 강서구의사회 총회에서는 한 회원이 "파업에 대한 의협회장과 시도의사회장들의 의견이 다르다 보니 투쟁의 동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현 시점에서 파업이 가능할지 돌이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동료의식...일치된 행동 요구"

고광송 구로구의사회장은 "회원들에게 파업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요구하려면 의협 지도자들이 하나의 뜻과 의지로 단결해 있어야 하는데, 지도부끼리 서로 헐뜯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와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은 내부 갈등을 딛고 하나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관악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 한 회원은 "의협과 시도의사회장들이 불협화음을 접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달라. 투쟁은 우리 모두 똑같은 동료의식을 느껴야 가능한 일이다"라고 주문했다.

이영환 성동구의사회장도 "총파업 투표결과가 찬성, 혹은 반대로 나오든지 결과에 따라 모든 갈등을 접고 하나 된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광송 구로구의사회장은 "총파업 투표결과가 나오기 전에 지도부가 머리를 맞대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으며, 황영목 강북구의사회장 역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높은 투표율과 강력한 투쟁 동력을 바탕으로 의협 전체의 뜻과 마음을 하나로 뭉쳐 단합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수흠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의료계 내부에서 다소 불협화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 건강의 파수꾼으로서 우리 소임을 생각해 반드시 힘을 모아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28일 자정 전회원 투표를 종료한 뒤 이튿날인 1일 오후 3시 투표결과를 공표하고 이어 의협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 연석회의를 열어 투표 결과에 대한 향후 투쟁 로드맵을 논의한다.

의료계 지도부가 민초 회원들의 불안감과 내부 갈등을 수습하고 투쟁 동력 극대화를 위해 어떠한 투쟁 노선을 도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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