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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영리병원...정부와 어떤 합의도 없었다"

"원격의료·영리병원...정부와 어떤 합의도 없었다"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4.02.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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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의협 회장 기자회견...'이면합의' 공식부정
비대위 대신 집행부가 투쟁 중심...투표 일정 연기

노환규 의협회장이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상임이사회에서 결정된 전회원 투표 및 총파업 일정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의협신문 김선경
대한의사협회가 원격의료, 영리병원 사안과 관련해 정부와 어떠한 합의도 없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총파업 예고일을 3월 3일에서 같은 달 10일로 연기하고, 이에 따른 전회원 투표 일정 역시 이틀(21일 09시 시작) 늦췄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는 19일 오전 의협 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의정협의 결과에 대한 입장과 향후 계획 및 소신 등을 밝혔다. 

노 회장은 우선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를 위한 비상 대책위원회(비대위) 기능을 정지한다"며 "새로운 제 2기 비대위가 구성돼 출범하기 전까지는 의협 집행부가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갖고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를 위한 대정부 투쟁의 기능을 수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노환규 회장은 18일 그동안 겸직하던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했으며, 이후 18명 비대위원 중 14명이 공식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총파업 예고일과 전회원 투표 일정도 변경됐다. 애초 3월 3일로 예정된 총파업 돌입시기는 10일로 재설정됐다. 이는 의정협의가 지체된데 따라 투표 종료일이 2월 28일로 설정돼 3월 3일 총파업을 진행하기에 날짜가 촉박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총파업 결정을 위한 전 회원 투표지에도 '3월 10일부터 총파업 투쟁 돌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노 회장은 투표일정과 총파업 예고일을 연기한 것은 18일 의정협의 공동기자회견 발표와 노 회장의 긴급기자회견으로 인한 회원들의 혼란을 줄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 ⓒ의협신문 김선경

"모호한 협의 내용...신뢰하기 어려워"

노 회장은 "어제 하루 동안 협상단과 집행부가 , 오전 오후에 각기 서로 다른 내용으로 비춰진 기자회견으로 인해 회원들이 크게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며 "의협과 정부가 합의한 것이 맞는 것인지, 합의되지 않은 것인지. 회원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의협은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등과 관련해서 기본입장에서 변한 것이 없음에도, 어제 발표된 의료발전협의회 협의결과에서 모호한 문구가 많아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이는 매우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협의를 통해 합의된 사항'이라는 문구가 마치 원격의료, 영리 병원 등과 관련해 의정간 합의가 이뤄진 것처럼 충분한 오해를 주었다는 설명이다.

노 회장은 "정부의 '조속히 개선하겠다', '추진하겠다', 이런 표현들은 공허한 약속에 불과하다. 2000년도 의정합의서를 통해서 이미 경험했다. 그런 모호한 표현을 이용해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사례가 너무 많아서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며 "정부가 정말 진정성 있는 약속을 한다면 반드시 구체적인 약속과 방법, 시기를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저녁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의사들에게 배포한 서신문에 대해서도 강하게 성토했다. 노 회장은 "서신문에서는 의협과 복지부가 '협의'한 내용을 모두 '합의'라고 표현했으나, 이는 전적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하고 "결코 정부와 합의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합의한 것처럼 적시해 언론에 보도되도록 자료를 배포한 것은 정부가 매우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결과적으로 협상단이 정부에 이용당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일부 언론에서는 '정부의 완승'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의료계는 물론 정부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의 전략이 오히려 의사들을 총파업으로 몰아가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이면합의' 없어..."강력한 투쟁 의지 변치 않아"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는 의협과 정부간의 이면합의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정했다. 노 회장은 "어제 협상단 일부에서 대회원용 설명자료라는 별도 유인물을 배포했는데, 기존 일차의료살리기협의체에서 논의됐던 사항들을 조속히 개선하겠다는 내용이다"고 설명한뒤, "최종 협의문에 포함되지 않는 부분들에 대해 정부의 약속을 받았다는 별도의 문서는 전혀 유효하지 않다. 회원들에게 혼란을 부추기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에서 밀실야합, 뒷거래가 있는게 아니냐고 하는데, 이 같은 의혹을 공식적으로 부정한다"고 못박았다.

노 회장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 회장은 "이번 상황으로 인해 의협회장으로서의 리더십이 크게 손상됐다"며 "전회원 투표에 재신임을 묻는 질문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상임이사회에서 거부됐다. 그러나 의정협의 결과 수용 여부에 대한 투표결과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기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의협 내부의 내홍으로 비쳐지고 있는 상황이 조속한 수습 의지도 밝혔다. 노 회장은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협상단과 의협 집행부가 함께 기자회견을 여는 것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 회장은 "의협은 총파업 결정 회원투표 연기여부와 관계 없이,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등 정부의 의료영리화 정책에 대한 투쟁은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또 "의협회장으로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자처했을 때도, 비대위원장 사퇴를 결심한 것 역시 모두 강력한 투쟁을 이끌기 위한 것"이라며 투쟁에 대한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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