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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교수 타이틀 달았지만…도전은 계속"
"힘들게 교수 타이틀 달았지만…도전은 계속"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02.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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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장애여성 건강 지킴이' 나선 양형인 경희의대 교수

▲ 양형인 교수가 근골격계 장애여성의 건강지원 네트워크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의협신문 이은빈
장애, 여성, 고령. 흔히 약자로 분류되는 이 세 가지 개념은 때때로 결합한다.

사회에서 주목하지 않는 상당수의 여성이 노년에 접어들면서 장애를 갖게되고, 악화되는 몸 상태를 방치하다가 '소외계층'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양형인 경희의대 교수(류마티스내과)는 2006년 강동경희대병원 개원 초기 병원 일대에 의료봉사를 다니면서 아파도 병원에 오지 못하는 이들의 실상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지난해 첫 발을 디딘 '근골격계 장애여성의 건강지원 네트워크 사업'은 그가 장애여성에 대한 건강관리 문턱을 낮추기 위해 어떤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하는지를 수년간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다.

양형인 교수는 최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경제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장애인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동구에 등록된 장애인 유형을 분석해보니 지체장애가 가장 많았습니다. 가장 큰 원인이 퇴행성 관절염.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장애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그런 것을 어느 정도 지연시키고, 예방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된 겁니다."

사업은 장애여성은 물론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가 그룹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장애여성 스스로 건강에 대한 관심과 자기관리 능력을 향상시켜주기 위한 취지로 출발했다. 서울시 시범사업 가운데 하나로, 강동경희대병원, 녹색소비자연대와 손 잡은 강동구보건소의 참여가 가장 활발하다. 

양 교수는 "수술 후 통증이 있으면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 된 거다. 아프면 잘 움직이지 않게 되고, 그러면 점점 더 약해져 악순환이 반복돼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면서 "장애가 될 만한 환자군을 분류해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운동교육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의 심신을 어루만지는 주치의이자 후학을 양성하는 의대교수, 지역 장애여성의 건강 지킴이로 맹활약하고 있지만 오늘에 오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988년 경희의대를 졸업하고 모교병원에서 내과 전문의가 된 그는 스승의 권유로 서울대병원에서 3년간 핵의학을 공부했다. 환자가 보고 싶어 서울성모병원에서 류마티스내과 임상강사로 다시 1년, 이후 모교로 돌아와 조교수로 임용되기까지 10여년이 훌쩍 흘렀다.

오랜 전임의 생활은 그에게 독기보다는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여유와 부지런함을 길러줬다.

양 교수는 "힘든 시간이 있긴 했지만, 그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진심이 있다면 결과는 내가 바라던 대로 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환자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까다로운 환자도 진심을 다하면 알아주더라"며 활짝 웃었다.

이어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가 아니면 진료실에서 장애인을 접할 일이 많지 않은데, 이번 사업을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여성이 병원을 찾을 때 보다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진 대상 지침서를 곧 발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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