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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은' 의료일원화, 이번엔 잘될까?

'말 많고 탈 많은' 의료일원화, 이번엔 잘될까?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4.02.05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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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 의원, 작업 재추진...교과과정 통합 '마중물' 삼기로
한의사에 현대기기 사용 '특별면허' 부여 제안...논란 예고

의료일원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과정 통합이 시작점이 될 전망인데, 국회 내부에서 논의를 이끌고 있는 박인숙 의원(새누리당·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은 의·한방 통합교육 시범사업 실시, 한의사 특별면허 신설 계획까지 언급하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인숙 의원. ⓒ의협신문 김선경
박인숙 의원은 4일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의 평가현황 및 교과과정 통합을 위한 과제'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의료일원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온 지 10년이 지났지만, 길이 좁아지기는 커녕 평행성을 넘어 더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제 한발짝 앞으로 나가는 일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의료일원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왔다고 언급한 박 의원은 △의·한방 통합교육 시범사업 실시 △활동 한의사를 위한 특별면허 신설 등을 하나의 해법으로 내놨다.

신규인력들에 대해서는 통합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의료일원화를 하고, 현재 활동 중인 한의사에 대해서는 특별면허를 주는 방식으로 통합·흡수해 나가자는 구상이다.

다만 추가교육을 받아 특별면허를 받은 한의사에게 일종의 매리트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주자고도 밝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박 의원은 "(교과과정 통합으로) 갑자기 한의대에서 가서 현대의학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신입생을 뽑을 때 한꺼번에 뽑아서 현대의학과 한의학을 모두 가르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당장이라도 대학 총장들을 만나 (통합교육) 시범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기존 한의사들에게는 1년이나 2년 혹은 6개월 정도 추가교육을 한 뒤 현대의료기기를 쓸 수 있는 특별면허 같은 것을 주면 어떨까 한다"고도 제안했다.

박 의원은 "CT와 MRI 등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놓고 논란이 많은데, 그렇다고 모두 다 쓸 수 있게 할 수도, 계속해서 모두 쓰지 못하도록 할 수도 없지 않겠느냐"면서 "특별면허로 차츰 통합해 나가면 궁극적으로 면허통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수 많은 논의가 있어왔던 만큼 이제 행동을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교과과정 통합, 의료일원화 출발점으로...질 관리 과제

한편, 이날 전문가들은 교과과정의 통합을 의료일원화의 출발점으로 삼자는데 뜻을 모은 뒤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발제자로 나선 한창호 동국한의대 교수는 이미 한의대 커리큘럼 내에 현대의학 교과과정에 해당하는 내용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밝히면서, 뜻만 있다면 교과과정 통합이 실현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 교수가 공개한 A한의과대학의 교육과정 자료를 보면, 예과와 본과 교육의 30% 이상이 생물학과 화학·해부학·약리학·병리학 등 양방공통과목으로 채워져 있으며, 임상과목의 경우 양방진단과 방사선학 등을 포함해 그 비율이 40~50%까지 높아진다.

한 교수는 "협진과 교육과정 통합으로 갈 경우 한의과대학의 교육기간을 1년 정도만 늘려도 포괄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교과과정 분석을 통해 단계적으로 접근한다면 공감대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기영 아주의대·의전원 교수는 1903년 미국에서 있었던 '미국판 양한방 통합' 결정을 언급하며 "무엇이 국민에게 의사들에게 가장 큰 이익인가를 생각한다면 의료일원화는 반드시 되어야 한다"며 "미국의 의료계 리더들이 했던 것과 같은 미래에 대한 비전과 대승적 결단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1800년대 미국에서도 동종요법(homeopathy)과 정통의학(orthopathy)이 혼재하며 경쟁하는 구도가 펼쳐졌지면서 의과대학이 난립하고 의사가 쏟아져 나오는 혼란이 있었으나, 1903년 미국의사협회가 총회를 열어 동종요법을 주로 하는 자라도 이를 표방하지만 않는다면 의사면허 시험을 치를 자격을 부여하기로 결정하면서 결과적으로 동종요법이 정통의학으로 통합되는 양한방 통합이 이뤄졌다.

다만 그는 "통합 이후 미국 의료계는 대중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의학의 질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있다고 판단, 의과대학 인증 등 질 관리를 강화했다"고 밝히면서 "이는 우리도 반드시 해나가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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