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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들 "천연물신약 고시무효화" 주장

한의사들 "천연물신약 고시무효화" 주장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1.0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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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 고시무효 확인소송 판결 앞두고 재판부에 탄원서 제출

한의사 3305명이 천연물신약 고시를 무효화해 달라는 탄원서를 7일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1월 9일 판결 예정인 '천연물신약 고시무효 확인소송'을 목전에 두고 제출한 탄원서에서 "천연물신약 정책에 19조원 이상의 국민 세금과 건강보험재정이 투입됐다"며 "더 큰 낭비가 없도록 지금이라도 천연물신약의 본래 입법 취지대로 모든 사항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본래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촉진법은 대한민국의 자생식물을 이용하여 아스피린이나 탁솔처럼 천연물에서 특정 성분을 추출해 세계시장에 통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며 "정부는 6100억원 이상의 소중한 세금을 관련 개발지원자금으로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한의협은 "식약처는 세계시장에 내놓을 만한 신약개발 성과가 없자 고시 개정을 통해 한약처방을 천연물신약으로 둔갑시켜 단시일 내에 매출 성과를 올리는 데에 도움이 되는 양방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식약처의 이런 잘못된 조치로 인해 제약회사는 지난 12년간 건강보험재정에서 약가로만 18조 9000여억원이라는 돈을 받아 막대한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한약제제 산업은 오히려 규모가 위축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천연물신약에 대한 판결을 통해 제약자본의 편의를 위해 정부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려 정책 신뢰가 무너진 상황이 바로 잡혀야 한다"고 밝힌 한의협은 "한약처방임이 틀림없는 기존 천연물신약을 양의사가 처방함으로써 국민건강을 위해에 빠뜨리고 있는 상황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소망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식약청은 2008년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고시)을 개정, '천연물신약은 천연물성분을 이용해 연구·개발한 의약품 중 조성 성분·효능 등이 새로운 의약품으로서 한약제제 제출자료 중 신약 및 자료제출의약품에 해당하는 의약품'으로 바꿨다.

한의계는 이 고시 개정으로 한방 생약 단일제 또는 복합제를 의약품 형태인 천연물신약에 포함시켜 한의사들이 천연물신약을 처방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권리를 침해했다는 입장이다.

천연물 신약이란?

쑥을 '천연물'이라고 하면 쑥의 잎이나 어린줄기를 말린 것은 '생약'(애엽, 艾葉)이라고 할 수 있다. 생약은 천연물(식물·동물·광물 등)을 건조시키거나 간단하게 가공처리해 의약품이나 의약품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생약은 많은 종류의 성분이 혼재하고 있는 특성 때문에 약효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천연물 신약'은 천연물로부터 유효성분을 추출, 연구개발한 새로운 의약품을 뜻한다. 가령 쑥에서 추출한 'Eupatilin'이라는 유효성분을 비롯해 다른 천연물에서 유효성분을 추출, ▲전임상시험(동물실험) ▲임상시험(1상∼3상) 등을 거쳐 독성·효능·안전성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허가를 받은 의약품을 뜻한다.

현재 국내에서 천연물 신약으로 허가된 의약품은 조인스정(골관절염, SK케미칼), 스티렌정(위염, 동아제약), 모티리톤정(기능성 소화불량증, 동아제약), 아피톡신주(골관절염, 구주제약), 시네츄라시럽(기관지염, 안국약품), 신바로캡슐(골관절염, 녹십자), 레일라정(골관절염, 한국PMG제약) 등 총 7품목이다.

의료계는 "해열진통과 심혈관 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살리실산 성분으로 만든 의약품이고, 타미플루(조류독감 치료제)는 중국의 토착식물 스타아니스의 열매에서 성분을 추출했으며, 디기탈리스(만성 심장질환 치료제)는 천연식물 디기탈리스 잎에서 성분을 뽑아냈다"며 "천연식물과 한약재에서 출발했지만 임상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아 새로운 의약품으로 탄생한 약들"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천연물 신약은 한약이고, 한의사만 써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기에 앞서 독성과 중금속 논란을 빚고 있는 한약재의 과학화와 표준화를 통해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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