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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분노 이유, 아직도 모르는가?
의사들의 분노 이유, 아직도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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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1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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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여의도 광장에 모인 수 만명의 의사들을 청와대나 정부, 국회 관계자들이 보았다면 '왜 저렇게 화가 났을까?'란 물음에 스스로 해답을 고민해야 한다.

건강보험제도 36년, 의약분업 13년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의료제도'란 명성에 반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의사들'이라는 오명을 안겨온 시간들이다.

원가에 못미치는 의료수가로 시작된 의료보험은 의사들이 교과서와 양심이 아닌 편법과 왜곡된 방식으로 삶을 이어가도록 강요하는 족쇄가 됐다.

과도한 검사와 비급여 진료, 반강제나 다름없는 선택진료비, 제약회사의 후원, '1시간 대기 1분진료'란 박리다매식 진료행태는 정부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속에서 의료기관을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이지만 국민이 던지는 돌팔매를 맞는 것은 언제나 의사들이었다.

의약분업으로 파탄난 건보재정으로 인해 의사는 정부가 비틀고 쥐어짜는 마른 행주 신세가 됐다. 진찰료와 처방료를 강제로 통합하더니 하루 75명을 넘게 진료하면 진료비를 삭감해버린다. 의과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아닌 보건복지부 장관의 고시를 따라야만 착한 의사로 인정받는다.

공단은 기회만 있으면 진료실 문을 박차고 들어와 진료기록을 복사해가고, 수진자조회란 명목으로 의사와 환자를 이간질시킨다. 매년 의사들이 정부와 벌이는 수가협상은 말이 좋아 협상이지 '노예계약'에 다름아니다. 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이 아무리 낮아도 의사들에겐 거부할 권한이 없다. 거부는커녕 협상이 결렬되면 오히려 더 깍인 채로 수가가 결정된다.

의사는 어느덧 사회의 악이 돼버렸다.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에게 10년 취업·개업 금지를 법제화하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으며, 환자나 보호자에게 폭행을 당해도 '맞을 짓을 했겠지'라는게 통념이 됐다. 

의사들이 성난 이유가 원격의료·영리병원 때문만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학문과 소신이 합당한 대우로 되돌아오길 바란다. 의료제도를 만드는데 의사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달라는 것이다. 상식적인 요구가 무시되고 있으니 의사들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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