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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임상연구지원서 탈락...체면 구긴 삼성서울병원
국가 임상연구지원서 탈락...체면 구긴 삼성서울병원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3.12.1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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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병원 임상연구센터 중 최하위 평가받아 연구지원 중단 결정
센터 질관리 중요성 제기…NSCR, 평가틀 강화하면서 센터들 긴장

삼성서울병원이 임상연구 수준을 인정받지 못해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 생겼다.

삼성서울병원 항균제적정사용 임상연구센터가 근거창출임상연구국가사업단(NSCR)이 지원하는 임상연구지원사업에서 최하위 평가를 받아 연구지원이 중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100% 비용을 부담하는 임상연구지원사업은 2010년 NSCR이 설립되기 이전인 2004년부터 실시됐는데, 이 당시에는 국내 유병률과 질병부담을 고려한 우선순위에 따라 선정된 질환별 임상연구센터(11곳 병원 임상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11곳의 임상연구센터 가운데 성인고형암치료(국립암센터)·허혈성심질환(서울아산병원)·만성기도폐쇄성질환(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 사업은 2013년 5월에 연구가 종료됐고, 현재 7개 센터(간경변증:연세대, 우울증:가톨릭대, 제2형당뇨병:경희의료원, 뇌졸중:서울대병원, 말기신부전:경북대병원, 류마티스관절염:한양대, 노인성치매:인하대병원)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그러나 항균제적정사용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항균제적정사용 임상연구센터'(연구기간:2008년 11월~2015년 월)는 올해 2월 2012년 연차평가(2012년도 연구수행실적에 대한 평가)에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연구지원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NSCR의 평가등급 및 연구비 조정 원칙에 따르면 평가등급은 최우수(90점 이상)·우수(80점 이상~90점 미만)·보통(70점 이상~80점 미만)·하위(60점 이상~70점 미만)·불량(60점 미만)으로 나뉜다.

 

  * 평가등급 및 연구비 조정원칙

등급

평가점수

연구비 조정 기준

최우수

90점 이상

1. 상위 30%에 해당되며 평가 결과 최우수등급 과제는 전년도 연구비 10% 증액

2. 하위 30% 과제는 전년도 연구비 10% 삭감

3. 최근 3년간 연속으로 하위 30%에 해당된 과제는 운영위원회 논의를 통해 중단 가능

(단, 2012년 평가결과 2,3에 해당되더라도 절대평가 결과 우수 등급 이상일 경우는 제외)

우수

80점 이상~90점 미만

보통

70점 이상~80점 미만

하위

60점 이상~70점 미만

불량

60점 미만

삼성서울병원의 경우는 '최근 3년간 연속으로 하위 30%에 해당된 과제는 운영위원회 논의를 통해 중단 가능'(단, 2012년 평가결과 2,3에 해당되더라도 절대평가 결과 우수 등급 이상일 경우는 제외)하다는 기준에 의해 탈락된 것.

삼성서울병원 임상연구센터가 탈락된 것과 관련 정부기관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임상연구센터가 임상연구지원사업에 선정되면 끝까지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인데, NSCR이 평가의 틀을 만들면서 점수가 60점 미만이 아닌 곳도 상대평가의 개념을 도입해 연구지원을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삼성서울병원 항균제적정사용 임상연구센터 외에 다른 한 곳의 임상연구센터도 연구지원 중단 대상이었는데, 이의신청을 통해 소명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임상연구센터에 대한 질 관리가 제대로 돼야 한다는 지적은 2009년 국정감사 때 심재철 의원(새누리당)에 의해 제기됐다.

당시 심재철 의원은 "신규사업 평가위원을 선정할 때 질환별 전문가를 우선적으로 선정하기보다는 각 임상연구센터별로 동일한 평가자를 선정하면서 전문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2008년도 신규 임상연구센터 선정을 위한 평가위원 중에는 기존 임상연구센터에 소속된 사람들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봐주기식 평가를 했다는 의심도 제기됐다.

심 의원은 "임상연구센터는 각각 연간 수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데, 2008년 사업을 수행할 임상연구센터를 선정할 때 경쟁력이 없는 임상연구센터가 지원을 했고, 이들 센터는 재공모 등의 절차도 없이 임상연구지원사업에 선정돼 질적 수준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같은 지적에 따라 2010년 NSCR이 설립되고, 어수선하게 진행되고 있던 국가 주도의 임상연구지원사업들이 관리되기 시작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임상연구센터가 연구지원이 중단되고, 임상연구센터에 대한 질적 수준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중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NSCR은 2010년 이전까지 임상연구센터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NSCR 관계자는 "2010년 이전에 센터관리가 잘 되지 않았지만 NSCR 설립 이후에는 임상연구센터의 질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그 결과로 지난해 2월 삼성서울병원이 7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음에도 최하위 평가를 받아 연구지원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또 "정성평가(50%)와 정량평가(50%)를 적용하고 있는데, '성과를 달성했냐, 안했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임상연구의 과정 내지 수행의 정도관리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상연구의 과정과 수행의 정도관리로는 IRB를 거쳤느냐, DB를 구축할 때 환자동의서는 받았느냐, 공인된 플랫폼을 쓰느냐 등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임상연구과정 및 결과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보기 때문에 각 센터들이 결과를 대충 보고하던 관행을 탈피하고 있으며, 언제 연구지원이 중단되고 임상연구지원사업에서 탈락할 지 모르게 때문에 열심히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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