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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만성축농증 발병 원인 새롭게 규명

국내 연구진, 만성축농증 발병 원인 새롭게 규명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3.11.2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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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장용주 교수?울산의대 대학원 김헌식 교수 공동연구
수술 이후에도 재발 잦은 만성축농증 환자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단서 제공

콧물을 훌쩍이거나 머리가 지끈거려 학업이나 업무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만성축농증(만성부비동염)은 왜 수술을 받더라도 자꾸 재발하는 것일까.

국내연구진이 수술 이후에도 재발이 잦은 만성축농증이 발생하는 원인을 새롭게 밝혀내, 만성축농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 교수와 대학원 의학과 김헌식 교수팀은 바이러스 감염세포나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의 기능장애가 축농증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규명했다.

'자연살해세포'는 바이러스감염세포나 암세포 등 표적세포를 세포질 과립(granule)을 방출해 바로 죽이거나 사이토카인(cytokine)을 분비해 무력화시키는 면역세포이다.

연구진은 축농증 환자 18명과 건강한 정상인 19명의 혈액에서 말초혈액을 분리한 후, 유액상태의 세포 크기·내부구조·기능 등을 측정하는 유세포분석을 통해 두 실험군의 '자연살해세포' 기능을 비교분석했다.

연구결과, '자연살해세포' 기능을 측정할 때 사용하는 '표적세포 221'을 투입하자, 정상인의 '자연살해세포'는 24%가 반응한 반면, 축농증 환자의 반응률은 10%에 그쳤다. 표적세포를 공격하는 축농증 환자의 세포질 과립 방출 기능이 정상인에 비해 50% 이상 떨어진 것.

특히, 재발성중증 축농증 환자일수록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장애가 심했다. 축농증환자 18명을 재발성중증 8명, 경증 10명으로 나눠 각각에게 자극을 준 결과, 재발성중증 축농증환자는 특정 표적세포를 공격하는 IFN-감마와 TNF-알파를 경증환자에 비해 훨씬 적게 만들었다.

재발성중증 환자의 IFN-감마 발현율이 7%로 경증 환자(14%)의 50%, 정상인(28%)의 25% 수준에 그친 것이다. TNF-알파의 경우, 실험군 간 발현율의 차이가 IFN-감마에 비해 덜 심했지만, 재발성중증 환자(10%)가 정상인(18%)과 경증환자(12%)에 비해 발현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축농증 환자와 정상인의 '자연살해세포'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수용체의 발현도 비교분석해 봤다. 그 결과, 두 실험군에서 대다수 수용체의 발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축농증 환자의 경우 특정 활성수용체(NKp46)의 발현 수준이 크게 떨어졌다.

김헌식 교수(울산의대 대학원 의학과)는 "이전까지는 얼굴뼈의 빈 공간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염증을 일으켜 축농증이 발생한다는 세균학적 관점의 연구가 많이 있었지만, 정확한 면역학적 발병원인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장애를 중심으로 한 전신적인 면역반응의 결함이 축농증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장용주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는 "이번 연구결과는 만성축농증 환자들의 치료 경과를 살펴보는 표지자(marker)로 활용해 향후 치료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자연살해세포 활성을 증진시키는 약제 개발을 통해 수술에도 불구하고 30~40%를 차지하는 재발성중증 축농증 환자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중개연구과제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미국에서 발행하는 의과학 기초연구분야 국제 SCI 학술지인 <PLOS ONE> 2013년 10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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