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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보환자 진료비 2차 이의신청, 70만원 제한이라니?

자보환자 진료비 2차 이의신청, 70만원 제한이라니?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3.11.1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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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자배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입법예고...25일까지 의견제출
의료계 "형평성에 어긋나 ... 소액이라도 청구할 수 있어야" 비판

자동차보험에 대한 분쟁조정심의회(심의회) 2차 이의조정 신청이 기존에는 보험회사만 가능했으나, 의료기관도 조정신청 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분쟁조정에 대한 자격요건이 제한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을 개정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에 대해 심사청구 할 수 있는 권한을 보험회사와 동등하게 의료기관에도 부여토록 했다. 내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최근에는 자배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하고 25일까지 의견제출을 요청했다.

시행규칙에는 심평원 심사에 대한 이의신청기간을 기존 10일에서 30일로 연장됐다. 시행령에는 보험회사는 심사결과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해당 의료기관에 진료비를 지급해야 하며, 지급기한을 넘겨 지급하는 경우에는 시중은행 대출연체금리를 감안해 연 20%의 이자를 적용해 지급토록 했다.

문제는 시행령에서 분쟁조정에 대한 자격요건을 제한했다는 점이다.

분쟁조정 청구대상에 ▲분쟁가액이 7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심평원이 진료기록 등 사실관계에 명백히 착오 적용한 경우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등으로 한정했다.

의원급, 70만원 넘는 환자 드물어...결국 의료기관 피해 커질 것

특히 이의신청 가능선을 분쟁가액 70만원 초과로 제한한 부분을 두고 의료계의 불만이 크다.

법 개정으로 2차 이의신청 절차를 모든 의료기관과 보험회사가 심의회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형평성을 갖추고자 한 목적이지만, 청구금액 제한으로 형평성 추구의 법 취지에도 어긋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무분별한 이의신청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현실적인 금액산정을 위해 최근 3년간 분쟁가액 평균금액을 하한선으로 산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70만원' 기준선은 의원부터 상급병원까지 모든 의료기관의 분쟁가를 평균 낸 수치로, 상대적으로 진료비 규모가 작은 의원급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턱 없이 높은 문턱이다.

의원급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분쟁금액이 7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진료비 심사결과에 이의가 있더라도 재심사청구권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김문간 대한의사협회 자동차보험협의회장은 "애초에 자배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 2차 이의신청이 남발할 수 있어 조건부로 금액을 제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단순하게 금액으로만 심사청구권을 제한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급에서는 교통사고 환자를 검사했을 때 70만원을 넘는 환자는 드물다"면서 "심사청구 금액을 이렇게 높여 놓으면 이의신청을 하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냐"며 비난했다.

특히 현재도 정당하게 환자를 진료하고 청구했음에도 진료비 삭감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다, 이의신청까지 못하게 되면 의료기관들이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김 회장은 "건강보험처럼, 자보에서도 분쟁가액이 소액이라 하더라도 재심사 청구가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춘균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 또한 개정안의 부당성을 비판했다.

건강보험의 경우, 조정금액의 제한없이 심판청구가 가능토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의제기 절차의 취지를 살리고, 형평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 위원장은 "심사청구를 하면서 발생하는 수수료·행정력·시간 등을 감안하면 과연 얼마나 많은 의료기관들이 심사청구를 남용하겠냐"며 "자보심의회 심사청구 대상을 제한하는 것은 민사소송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겠다는 애초의 취지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 위원장은 "설령 소액의 진료비라도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타당한 권리구제 절차를 밟는 것"이라며 "심사청구 대상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 자배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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