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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덕목적 '가치'·윤리적 '의무' 갖춰야

특집 덕목적 '가치'·윤리적 '의무'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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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0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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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의사상 어떻게 만들까

 

우리나라에서 의료를 둘러싼 여러 가지 사안은 의료 제공자·의료 사용자·의료제도를 기획하는 집단 뿐 아니라 의료를 정치적인 의도로 간접적 이득을 추구하는 집단 등 모두가 참여하여 첨예한 갈등 상황을 표출하고 있다.

▲ 안덕선(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

이것은 이제 의료가 단순한 의식주를 넘어 생존의 기본권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발전적 증거이기도 하나 발전에 상응할 만한 사회적 합의의 방법론적 난제를 안고 있다.

의료의 가장 보편적인 목적은 공익적이며, 타인을 위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무분별한 정치적 구호에 따른 선심성 무상의료는 자칫 나라의 존망까지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는 사회적 해악의 위험성이 있는 반면에 자율적·타율적인 조정기능이 없을 때 의료의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자칫 상업성·산업성을 근거로 한 거대사업으로 이익의 창출이라는 것이 목적이 되는 의료의 본말이 전도되는 양상을 띠기 시작한다.

의료에 실천의 개념을 도입한다면 의료의 내적재화는 수월성에 있다. 수월성이란 환자에 대한 최대의 이득을 가져오는 것을 의미한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의사자신이 펼치는 의료의 최선, 최고의 노력과 완벽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반면에 의료의 외적재화란 돈·명예·권위·권력·신분·명성·인류애적 인상·존경·시험통과·기관생존 등의 의료가 갖는 부차적인 재화를 의미한다. 이제 의료는 전문직화 되어 의사는 의료가 곧 자신의 생존을 위한 생계이며, 의료기관은 사회제도 속에서 기관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정당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사회에서 의료는 외적가치와 내적 가치의 적절한 평형감각이 요구된다.

내적-외적 가치 평형감각 필요

정부와 정치가에 의하여 결정되는 의료정책에 대해 의사는 매우 다른 견해를 보일 수 있다. 실제 사회적 실천의 당사자 중 큰 몫을 담당하는 의사는 자신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정책에 대한 정치적 결정을 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의사의 입장에서 의료의 내적가치의 수호에 따르는 적절한 외적가치인 의사개인의 생존과 의료기관의 생존에 대한 환경악화의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다.

반면에 사회의 입장에서는 비록 의학계의 요구가 내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부차적인 요구이기도 하나 전문직의 외적재화에 편중되었다고 시각을 달리한다. 결국 이 두 가지 팽팽한 대립은 과학과 기술의 수월성을 우선으로 하는 현 한국사회의 의료의 수월성에 대한 가치와 거시적 시각에서의 보편적 수혜를 중시하는 사회적 시각의 수월성의 충돌이다.

과학과 기술적 시각으로 교육받은 의사에게 거시적이고 사회적 시각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역량이다. 그러므로 의료가 갖는 내·외적 재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균형감각의 확보를 위해 의과학 중심 사고와 실천능력 만큼이나 사회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으로 의료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서 의료가 작동하기 위해 전문직이 갖춰야 할 능력으로는 개인과 사회와의 의사소통·조직·관리·시간관리·협동·변화대처 능력을 비롯해 국제적 시각·전문직업성과 윤리성 등 전통적 역할에 더하여 새로운 역할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의료가 개인적 사안이 아닌 공적이고 사회적인 사안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환자 의사간의 진료적인 관계 속에서 의사의 역할은 치료적인 능력을 중시하는 임상적 역량(clinical competence)이 전통적으로 주된 관점이었다. 그러나 사회적 제도로서 의료는 의사가 단순한 임상적 능력 뿐만이 아닌 다른 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식 표현으로 한다면 곧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임상적, 비임상적인 구분은 인위적이며 임의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임상적·비임상적 능력 모두를 종합해 총괄한다면 이것은 곧 '의사의 포괄적 역량(Global role of doctor)'이라는 용어로 표현할 수 있다.

실제로 세계의학교육연맹은 의사의 포괄적 역량이라는 사업과제로서 각 나라마다 의사의 역할에 대한 규명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2014년까지 세계의학교육연맹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의사의 포괄적 역량은 곧 우리언어 체계로 의사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의사상이란 통상적으로 의사직종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의미한다.

그러나 의사상도 적절한 수식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해 진다. 왜냐하면 이것은 직종내에서 생각하는 의사상이 있을 수 있고, 환자나 가족 그리고 사회적 차원에서의 의사상이 있을 수 있고 한편으로 의사전문직의 단체적인 이미지를 의미할 수도 있다.

'의사의 포괄적 역량' 규명해야

의료가 사회적 실천(social practice)이라는 개념하에서 의사상의 의미는 곧 전문직과 사회와 적절한 합의에 의한 의사의 '덕목'과 '역할'에 대한 규명과 개념정립이다. 의사상은 덕목이 바탕이 되는 가치(value)와 윤리적 바탕에 의한 의무(duty)의 두가지 사안에 대한 기술이며, 의사의 직무와 직·간접적인 관련을 갖는다.

역량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행동적인 절차와 도구를 의미한다. 의사상이 의사의 덕목과 역할로 규정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설립한 기준(standards)은 다시 구체적으로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과 가치가 위주인 추상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구체적인 행동적 내용은 의사로서 의무를 그리고 추상적인 내용은 바람직한 가치에 대한 설정이다. 의사상은 다시 역량(competency)으로 표현되어 현대적 의학교육의 목표가 되어 종래의 분절된 기본의학, 졸업후 의학, 평생의학교육의 공통된 목표로 설정되고 한 나라의 윤리를 바탕으로 한 의료의 기준(standards)으로 사용된다.

의사의 역할과 덕목은 그동안 2011년부터 지금까지 의협 의료정책연구소·한국의학교육평가원·보건복지부 등의 연구지원에 힘입어 지속적인 개발을 해 왔다.

현재까지 만들어진 의사상은 아직 초기단계의 미래지향적 미완성본으로 향후 유사 선행연구와 함께 통합적이고, 지속적인 논의로 보완과 발전을 거듭하고 의료계 내의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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