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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21:36 (금)
日 국립大 `첫 한국인 주임교수'
日 국립大 `첫 한국인 주임교수'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0.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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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일본국적으로 귀화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가진채 활동하는 것은 한국에 있는 우리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은 널리 알져진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 정충화교수가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일본 국립 가고시마 의과대학 제1내과학교실 주임교수로 지난 98년 선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정충화교수는 심초음파의 권위자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수년전 부터는 심부전환자를 치료하는데 온천요법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발표, 이 분야의 독보적 존재로 세계적 지명도를 가진 의학자이다.

73년 가고시마의대를 졸업하고 75∼77년 동경대학 제2내과, 78∼79년 가고시마대학 제1내과에서 수련한 후 80년 미국으로 건너가 학업에 정진, 82년 미국 UCLA대학에서 조교수로 임명돼 정력적인 연구활동을 펼쳤다.

그의 왕성한 연구업적을 높이 평가, 미국대학 측은 그가 계속 UCLA에 남아있기를 원했으나 이를 거절하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귀국후 심초음파 분야의 선두주자로 활발한 학술활동으로 세계적 의학자로 자리매김했으며 더욱이 한국과 일본 사이의 순환기 분야 특히 심초음파 분야의 교류에 크게 공헌해 가고시마대학에서 국내 학자들이 연수 기회를 주선하고 지지해왔다.

정교수가 모국 의학자들과 안면을 갖게 된 것은 77년 김삼수박사(성애병원 심장병센터 소장)가 동경대학 제2내과 심음도연구실에서 연수하면서 부터. 이후 정교수의 도움으로 박종춘(전남의대)교수, 정진원(원광의대)교수, 장경식(조선의대), 김권삼(경희의대), 조상기(광주기독병원)과장 등이 장단기 연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충화교수는 뛰어난 학술적 업적에도 불구하고 한국국적을 갖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 번번히 주임교수에서 탈락했다. 일본에서 상상하기 힘든 온갖 불이익을 당하고 수차례 일본 국적으로 귀화할 것을 권유했으나 정교수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끝까지 굴하지 않았다.마침내 1998년2월 가고시마대학 의학부 주임교수 회의에서 압도적 지지로 선출된 후 4월1일 문무성에서 정식으로 발령을 받게 됐는데 한국인으로서 일본 국립대학의 첫 주임교수로 선임된 역사적 순간이었다.

82년 UCLA교환교수로 미국에 건너가 정교수와 인연을 맺으면서 계속해서 정교수와 친분을 가져온 배종화(경희의대)교수는 “정충화교수가 수많은 시련과 심적 고통을 이기고 오늘의 영광을 획득한 것은 정교수의 노력의 결과이지만 그의 실력과 업적을 인정하고 후원해준 많은 일본인, 특히 그를 지지해준 가고시마대학 내의 교수들이다.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를 계기로 한일관계도 새로운 차원에서 더욱 긴밀한 유대관계를 갖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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