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0 06:00 (토)
젊은 여성 80% "이상 있어도 진료 안받아"

젊은 여성 80% "이상 있어도 진료 안받아"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11.05 12:1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부인과학회, 20∼21세부터 발암성 HPV 감염 위험 노출
백신으로 전체 자궁경부암 93% 예방…정기검진하면 근절 가능

젊은 여성의 상당수가 여성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산부인과 진료를 안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산부인과학회(이사장 김장흡·가톨릭의대 교수)가 최근 서울지역 여대생 503명을 대상으로 자궁건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대생 10명 중 1명(11.3%)은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경험 연령대는 20세가 33.3%로 가장 많았고, 21세(24.6%), 22세(12.3%), 23세(12.3%), 19세(8.8%) 순으로 조사돼 대학 입학 또는 성년을 맞이한 직후인 20∼21세(58%)에 주로 성경험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경험이 있는 여대생의 40%는 질염·비정상적인 냉·비정상적 질출혈·자궁내막증·자궁경부암 등의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19∼25세 여성의 상당수가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질이나 자궁에 이상증상이 있어도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대생 10명 중 7명은 자궁이나 질 관련 이상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한 증상으로는 심한 월경통이나 비정상적인 생리주기 문제가 가장 흔했으나(62%), 자궁 또는 질 염증이나 감염의 징후로 볼 수 있는 비정상적인 냉 및 출혈·냄새·가려움증과 같은 직접적인 증상을 경험한 경우도 23%(114명)에 달했다.

냉·출혈·냄새·가려움과 같은 직접적인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한 114명의 여대생 중 대부분(80.7%)은 병원에서 정확한 원인에 대해 상담 받거나 진료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병원에 가지 않고 방치했던 여성(92명 중)의 27%(25명)는 이후 같은 증상 재발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증상을 경험한 여대생의 평균 재발 횟수는 5.1회였다. 80%(92명)은 3회 이상 반복적으로 증상 재발을 경험했고, 5회 이상은 48%(52명), 10회 이상 계속 반복적으로 문제를 경험했다고 답한 경우도 25%에 달했다.

산부인과학회는 "주로 성경험을 통해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를 성경험 이전인 20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영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는 "인유두종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인한 자궁·질 이상 증상은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재감염으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주로 성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20대에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므로 젊은 여성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HPV 감염은 대개 2년 내에 90% 정도가 자연 소멸되지만, 일부 환자에서 12개월 이상 감염이 지속되면 자궁경부 상피내종양을 거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에 걸쳐 두 번째로 흔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호발하는 부임암 중 하나다. 매년 약 4000여 명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으며, 하루 평균 약 3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조사대상 여대생 20명 중 1명(5%, 27명)꼴로 주변에 자궁경부암을 경험한 지인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여대생의 약 절반 가량은 본인의 자궁건강에 대해 우려했다. 자궁질환에 가장 걱정되는 때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아랫배나 자궁근처 통증을 느낄 때(60.8%), 생리 때가 아닌데 하혈이 있을 때(22.4%) 등을 주로 꼽았다. 다음으로 산부인과 질환으로 고생한 후(9%), 성관계 후(3%) 순이었다.

윤주희 가톨릭의대 교수(성빈센트병원)는 "자궁경부암은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고, 암이 진행되는 경우 주요 자각증세인 질출혈·성관계 후 출혈·냉대하·요통 및 복통 등의 자각증세를 호소할 수 있다"며 "진행암의 경우 생존율이 조기암에 비해 매우 낮기 때문에 자궁경부암의 조기 진단과 함께 성경험을 하기 이전부터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백신으로 자궁경부암 93% 예방…정기검진 하면 자궁경부암 근절
산부인과학계는 자궁경부암은 매년 정기검진과 예방접종을 통해 100%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고위험 발암성 인유두종바이러스는 15가지 유형이 규명됐다. 자궁경부암은 크게 편평세포암과과 선세포암(또는 선암)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선암은 재발을 잘 하고 환자 생존에 미치는 위험도가 높다. 자궁경부암 선암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HPV 유형은 18형(54.2%), HPV 16형(44.1%), HPV 45형(3.4%) 순이다.

윤주희 교수는 "현재 나와있는 두 가지 종류의 백신 모두 젊은 여성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 16, 18형을 거의 100% 예방할 수 있고, 45형에 대해서도 2가 백신의 경우 거의 100% 예방한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에는 전체 자궁경부암의 70% 정도가 16, 18형에 의하여 발생하므로 백신접종으로 전체 자궁경부암의 70% 정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최근 2가 백신의 경우 HPV 유형에 상관없이 전체 자궁경부암 전 단계(CIN 3 이상)를 93%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돼 향후 더 많은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