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다문화가정 자녀 건강 돌봐드려요"
"방치된 다문화가정 자녀 건강 돌봐드려요"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3.10.2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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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성심병원, '서울시 다문화가족지원 특화사업' 추진
건강검진·치료비 지원·건강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영권(17세·가명)이는 부모님이 중국인인 다문가정의 자녀다. 올해 17살로 고등학교 2학년에 다녀야 하지만, 3년전 부모님이 한국에 입국할 때 초등학교에 입학해 아직까지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중국 길림성에 살 때는 머리가 좋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2005년 교통사고를 크게 당한 이후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점차 언어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됐고, 유독 화를 참지 못하는 등 성격변화에 보행장애까지 생겼다.

현재는 학교 성적도 좋지 않고, 어눌한 말투와 어색한 걸음걸이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심지어는 작년에 친구들과 다툰 후 학교 3층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식당에서 일을 하는 부모님은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영권이가 걱정스럽지만, 생계를 꾸려나가기도 힘들어 영권이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는 상태다.

그러던 중 지난 8월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강남성심병원을 방문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게 됐다. 그 결과 영권이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이유가 어릴 때 교통사고로 뇌를 다쳐, 지적장애 뿐만 아니라 언어장애 및 행동장애가 생겼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다행히 영권이는 현재 '서울시 다문화지원 특화사업' 중 의료비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집중심리상담 및 치료와 함께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이홍석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충동조절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고, 보행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남성심병원은 지난 6월부터 서울시와 공동으로 '2013년 서울시 다문화가족지원 특화사업(다문화가족 건강 챙김-튼튼한 다문화 프로그램)'을 추진해오고 있다. 먼저 실제 지역사회 내 다문화가족의 건강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건강에 대한 문제와 욕구를 조사했다. 이를 토대로 ▲다문화가족 건강검진 ▲다문화가족 및 실무자 건강강좌 ▲치료비 지원 등 세 가지 다문화가족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강남성심병원은 지난 6월부터 서울시와 공동으로 '2013년 서울시 다문화가족지원 특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남성심병원은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았지만 경제적 문제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저소득 다문화가족에게는 치료비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9명의 다문화가족이 외래/입원 치료비를 지원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항암치료가 필요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포기했던 고령의 다문화가족 환자도 치료비지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치료를 받고 다시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치료비 지원 사업 중 특히나 계절성 인플루엔자에 약한 다문화가족을 위해 독감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할 계획이다.

의료서비스 외에도 올바른 건강정보를 제공하고자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건강강좌를 진행한다. 오는 10월 30일 결혼이주여성 병원체험활동 지원 사업을 시작으로 11월 14일에는 영유아응급상황대처, 우리아이 건강한 학교생활, 임신 및 출산과 부인과 질환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다문화가족 건강강좌를 개최할 예정이다. 강남성심병원은 다문화가족 건강강좌에 참여조차 하지 못하는 많은 다문화가족들을 위해 다국어 건강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건강검진사업으로 결혼이주여성 49명에게 종합건강검진을 실시했고, 40명의 다문화가족 아동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시행했다. 종합건강검진 참여자 중 3명이 중증질환이 의심되어 추가검사를 진행 중이며, 5명의 아동은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여서 집중심리상담 및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지원을 받고자하는 서울시 거주 다문화가족은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사회사업팀(02-829-5354)에 전화 또는 방문하여 상담 후, 소득수준 및 질환정도 등을 고려해 지원대상자로 선정되면 치료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열 병원장은 "강남성심병원은 2010년부터 다문화가족을 위한 건강강좌 행사를 시작해 매년 다양한 건강에 대한 주제로 강좌를 열고 다문화가족의 문화 차이 극복 및 적응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최해 왔다"며 "서울시와 공동으로 적극적인 건강증진 사업을 추진해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받고 건강권을 확보해 건강한 가족 관계 형성 및 자녀양육으로 안정된 정착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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