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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와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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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0.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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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신(충남 부여 현대내과)

▲ 박철신(충남 부여 현대내과)

종교(宗敎)란 '으뜸이 되는 가르침'이란 뜻이다.
따라서 자연과 우주 만물의 이치를 알고 그 이치에 순응하는 삶을 사는 자는 행복하다.

'깨달아야지'하고 마음을 내면 그것이 또 다른 알음알이로 작용할 뿐이니, 우주 만물의 이치를 알고 그 원리가 몸과 마음에 배어들고, 배어나게 하는 자가 깨달은 자이다.

그래서 옛 스승들이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는 것이 도(道)'라고 말한 것이다. 깨달음은 항상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다. 다만 탐내고, 성내고 무엇이 진리인지 모르니 눈앞이 캄캄해 진리의 길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무(無)'에서 와서 육체를 거느리고 살다보니 무아라는 나의 본질을 망각하고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훅'하니 한방에 다시 '무'로 돌아간다.

내가 부모나 배우자를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니다. 내가 어떤 집안에서 태어나더라도, 내가 어떤 사람과 결혼해도 내 운명의 큰 틀은 다르지 않다.

그것은 내가 전생에서 지은 그대로 내가 이 생에서 그 과보를 받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식들도 성인이 되면 더 이상 내 소유가 아니라 남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성인이 된 자식들의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 또 자식에 대해 집착할 것도 없다. 자식은 인연에 따라 내가 잠시 맡아 키워준 것일 뿐이다.

내 몸도 내 것이 아니거늘 자식이 내 소유가 될 수 없다. 자식들 각각도 그들의 전생의 업보와 이생에서 지어가는 선악에 따라 그들의 삶과 운명이 자연스레 결정되는 것이니 자식자랑 할 것도 없고, 자식에게 실망할 것도 없으며, 자식에게 미안해하거나 서운해 할 것도 없다. 자식에 대한 집착이 깊어지면 괴롭고 두려울 뿐이다.

자신이 죽어서 저승사자에게 끌려가 염라대왕 앞에서 업경대에 비춰진 이생에서의 선과 악을 조사받고 그 결과에 따라 또 다른 생을 받아 태어나, 다시 생로병사를 겪게 되는 자유가 없는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내가 죽은 후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고, 극락·천당에서 머물다가 내가 다시 태어나고 싶을 때 내 마음대로 환생할 곳을 정해 태어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것인가?

무아란 고정불변하는 실체로서의 '아'(我, myself)가 없다는 뜻이다.

즉, 모든 것이 고정된, 변하지 않는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그저 '나'라는 존재는 수많은 인(因, 선과 악 등 직접적인 원인)과 연(緣, 번뇌와 같은 간접적인 원인)에 의해 잠시 생겨난 존재이니 곧 흩어지고 만다.

무아란 연기(緣起)의 원리(인과 연에 의해 생겨나고 없어지는 원리)에 의해 이뤄진 것일 뿐 인간을 포함하는 세상만물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자아가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은 자아에 대한 애착 때문에 탐욕과 성냄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다.

자신이 안거(安居, 여름과 겨울에 3개월씩 선방에서 선수행하는 것)를 몇 년이나 했다고 으스대는 사람, 근본적인 깨침없이 명상을 통해 억지로 마음의 산란함을 억누르는 것이 깨달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선(禪)은 성인의 '마음'이며, 교(敎)는 성인의 '말'이라고 하면서 선과 교는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 돈오돈수(한번 깨치면 더 이상 닦을 필요가 없는 경지)와 돈오점수(한번 깨쳤다하더라도 계속 닦아야하는 경지)를 둘 다 똑같은 무상정등정각(최상의 깨달음)의 경지라고 주장하는 사람, 깨달았다고는 하나 자비행이 전혀 없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정도(正道)가 아닌 외도(外道)의 길로 가고 있음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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