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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들 수익창출 한계점 왔다"

"대학병원들 수익창출 한계점 왔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10.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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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희 서울대병원장 "환자 중심의 예방·맞춤의료 전환해야"
의료경영고위과정 17일 입학식…1745명 인적네트워크 자랑

▲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17일 AHP 15기 입학식에서 '의료환경의 변화와 리더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의협신문 송성철
1000원 어치의 가치를 800원 밖에 인정하지 않는 원가 이하의 저수가 구조 속에서 비급여 마저 급여권으로 흡수하려는 정부 정책이 속속 발표되면서 병원경영 위기 문제가 고조되고 있다.

17일 함춤회관에서 열린 서울대병원 의료경영고위과정(Advanced Healthcare Management Program, AHP) 15기 입학식에서 '의료경영 환경변화와 리더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펼친 오병희 서울대학교병원장은 "환자를 많이 본다고 그만큼 수익이 오르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오병희 원장은 "경기불황에 따라 환자가 줄어들고, 최근 6년 동안 의료비용 증감률(8.4%)이 의료수익 증감률(6.9%)을 앞지르면서 경영에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 341억원의 적자에 이어 연말까지 640억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털어놨다.

"수가 인하·포괄수가제 추진·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인건비 상승 등 병원 수익에 불리한 정책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오 원장은 "원가의 75∼80%에 불과한 수가로 인한 적자를 지금까지 비급여로 겨우 맞춰왔으나 비급여를 급여화로 끌어들이는 보장성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관행수가의 절반정도를 인정할 경우 경영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 원장은 "앞으로 더 어려움이 예상되는 의료정책과 인구사회학적 변화요인을 감안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무와 경영수지를 정확히 하지 않은 채 시설투자에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무리한 병상 증설과 시설 투자의 위험을 경고했다.

"인구구조의 변화에 맞게 치료 중심에서 사전 예방과 건강증진으로 전환하고,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힌 오 원장은 "글로벌 환경과 IT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개인 맞춤형 의료의 도래에 대비해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5기 입학식에는 김재정 대한의사협회 명예회장·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전 경영대학장)·박중신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김주한 주임교수(정보의학실장)·권용진 부주임교수(서울시 북부병원장) 등 운영위원들이 미래 한국의료를 이끌어갈 수 있는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도전에 나선 40여명의 입학생들을 격려했다.

김재정 의협 명예회장은 "AHP는 의료환경을 보다 미래지향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과 능동적인 경영 마인드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입학생들이 의료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미래 한국의료를 이끌어 나가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 AHP 15기 입학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김재정 의협 명예회장(왼쪽),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운데). 15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중신 운영위원장.
서울대병원과 의협이 2006년 개설한 의료경영고위과정은 한국 의료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들을 배출하며 의료경영과 의료정책의 필수 과정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6월 수료한 14기까지 의료·경영·정책·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동창생들로 구성된 1745명의 든든한 인적 네트워크는 AHP의 숨은 자산.

박중신 AHP 운영위원장(서울대병원 교육연구부장)은 "의료정책과 제도가 바뀔 때까지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15기 AHP부터는 '생존을 위해 변화하라'는 모토를 내걸고 대대적으로 과정을 개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8년 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 ▲리더십 ▲새로운 트렌드 ▲조직변화 ▲위기관리 등 다섯 가지 모듈식 심화강좌와 심도 있는 토론과 분석을 통해 미래의 의료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각자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맞춤형으로 해결하는 실천학습(Action Learning)을 통해 능동적인 대처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정감사 대응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노환규 의협 회장은 서면으로 대신한 입학식 축사를 통해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체계와 제도가 미숙하다보니 산부인과를 기피한다거나, 분만실을 폐쇄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의사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잘못된 제도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보고 있고, 결국 환자와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노 회장은 "입학생 모두가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미래에 대한 혜안을 갖추길 바란다"며 "AHP가 대한민국 헬스케어 분야 리더들의 네트워크로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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