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공단 환수 막은 논리의 힘 "공방은 계속"
일방적 공단 환수 막은 논리의 힘 "공방은 계속"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3.10.15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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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원외처방 약제비 반환소송 10여년째 진행 현두륜 변호사
"병원 전부승소한 건은 획기적 판결…최종 판단까지 지켜봐야죠"

의료현장에서 일어나는 규정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흔히 '임의비급여 사태'로 요약된다. 의사는 현행 건강보험 급여기준에 맞지 않더라도, 최선의 치료를 위해 때로는 불법(?)을 감행한다.

현실과의 여전한 괴리 속에서 2000년 의약분업이 실시됐고, 의사의 처방권과 약사의 조제권이 엄격히 분리되면서 과정이 복잡해졌다. 원외처방 약제비 반환을 둘러싼 병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기나긴 줄다리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현두륜 변호사. ⓒ의협신문 이은빈
의사가 의학적으로 불가피할 때 제도에 어긋나는 처방을 내려 약국이 그에 따라 약을 조제하고 금전적 이익을 챙겼다면, 그에 따른 보험재정 지출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원인을 제공한 의료기관에 모든 책임을 덧씌운 공단의 손을 들어주던 사법부가 80%에서 50%로, 이달 초에는 병원 전부승소로 의료기관의 책임을 덜어주기에 이르렀다.

병원계를 대리해 소송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는 최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도 계속 고무적인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라면서도 "병원이 전부승소한 것은 획기적인 판결"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판결 추세는 병원 대 공단의 책임비율로 8:2가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50:50인 백제병원 판결 이후 전부승소한 순천향대병원 건까지 나왔지만, 이후로도 법원은 2개 병원에 종전 같이 8:2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에 따라 경향이 갈리는 것으로 볼 수 있죠."

현재까지 나온 고등법원 판결에 따르면 책임 분담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경희대병원, 인제대백병원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병원이 선고 받은 8:2와 지난달 백제병원이 선고 받은 5:5, 순천향대병원 전부승소 건이 그것이다.

거의 유사한 사안인데도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 변호사는 원외처방 사태를 병원과 공단 사이에서 관계를 끌고 나아가 병원과 공단, 약사와 환자 4자간의 논리로 확대시켜 재판부를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8:2는 책임비율을 병원과 공단 사이에서만 정한 겁니다. 병원이 원칙적으로 손해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죠. 5:5부터 약국이 개입돼요. 약국도 약사법에 따라 기준 위반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는 것. 전부승소한 사례는 굳이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하지 말고, 약국에 환수하라는 취지입니다."

당장 억울하게 환수당한 돈을 돌려받는 병원으로서는 약사의 책임이 늘어난 게 환영할만한 판결이지만, 이 경우에도 문제는 생긴다.

현 변호사는 "약사 입장에서 보면 처방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일일이 기준을 확인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이참에 성분명 처방을 하자고 들고 일어나거나, 의약분업을 재검토하자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며 논리를 전개하는데 부담이 컸음을 털어놨다.

의약분업의 역사와 같이해온 원외처방 소송은 전국 50여개 병원에서 공단을 상대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현 변호사는 "법원이 의료현실과 규정의 간극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지만,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음을 고려하면 어떤 예측도 불가능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앞으로 남은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쟁점이 이렇다는 것 정도죠. 정부 입장에선 8:2가 안정적일 테지만, 약국과 환자가 개입된 4자 형태로 가면 제도를 손봐야 할 것이고…. 판결 하나 나올 때마다 일희일비하기보단 경과를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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