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8 17:57 (목)
1차의료 정상화해야 한국의료 산다
1차의료 정상화해야 한국의료 산다
  •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3.10.11 20:04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료계 내부의 양극화와 불균형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의원→중소병원→대형병원으로 진료 절차를 밟도록 한 의료질서가 무너지면서 의원과 병원이 외래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소는 보건소대로 65세 미만은 500원만 받는 할인진료로 동네의원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려들면서 지방의료계와 중소병원들은 설자리를 잃고 있다. 환자가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이들 병원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의료진도 대형병원으로 빠져 나가 공백이 생기고, 고난도 수술경험이 줄어들다보니 진료의 질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건강보험 수가를 원가보다도 낮은 수준에서 정해주는 일을 되풀이 하다 보니 상당수 의료기관들이 환자를 진료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건강보험 보다는 피부·비만·미용 등 건강보험에서 제외하고 있는 비급여진료에 매달리고 있다.

병원급 의료기관들 역시 비급여 진료와 장례식장·편의점·선택진료비·병실차액료 등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건강보험 수가를 벌충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급기야 상급종합병원들이 지출을 줄이고,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며 비상경영을 선언하는가 하면, 토요일에도 외래환자를 보겠다고 나섰다.

비급여진료로 자구책이라도 펼 수 있는 대형병원과는 달리 아무런 대안이 없는 동네 병·의원들은 인건비를 줄이고, 피부·비만·검진으로 눈을 돌려가며 버티기를 하고 있다. 동네 병·의원들의 휴·폐업률은 해를 거듭할수록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이라도 동네 병·의원을 살리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의료접근성과 의료의 질적인 저하를 막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 자명하다.

의료의 기초이자 실핏줄인 동네 의원이 무너지면 환자들은 멀리에 있는 큰 병원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 비용을 감수해야 하며, 3∼4배에 달하는 진료비까지 더 부담할 수밖에 없다. 지방 산부인과가 무너지면서 분만을 위해 대도시로 원정진료를 나서듯이 다른 전문진료과들도 이같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이익을 올리던 상급종합병원까지 비상경영을 선언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원가에 못미치는 낮은 의료수가가 자리하고 있다.

OECD 평균의 1/3에 불과한 의료수가를 지불하면서 한국의 의료계가 버텨주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의료수가의 현실화와 함께 병을 키우기 전에 조기에 치료하고, 관리와 예방에 충실할 수 있도록 1차의료를 정상화 하는 것이 한국의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최선의 정책임을 깨달아야 한다. 인기에 영합한 한탕식 정책과 미봉책은 한국의료의 붕괴와 불균형을 부채질할 뿐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