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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윤리 확립 않으면 의사 전문직 위기 직면"

"의사윤리 확립 않으면 의사 전문직 위기 직면"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10.0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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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려 다니기 전에 확고한 직업윤리·의철학 확립해야
한희진 고려의대 교수, 의료윤리연구회 월례모임 강연

▲ 한재진 고려의대 교수(의인문학교실)가 7일 의료윤리연구회 월례모임 강연을 통해 의료계 자율적으로 의사직업윤리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환자가 원하는 것이 '비윤리적'이라도 현행 법률상 '합법적'이라면 의사들은 그것을 충족시켜 줘야 할까? 국가가 의료계에 의료산업화에 앞장설 것을 요구하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한희진 고려의대 교수(의인문학교실)는 7일 의협에서 열린 의료윤리연구회 10월 월례모임에서 '의사면허제도의 역사와 철학' 강의를 통해 "의료계 스스로 직업윤리를 확고히 만들어 놓지 않으면 계속 정부와 소비자들의 요구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며 의료계 자율적으로 직업윤리를 확립할 것을 조언했다.

한 교수는 "중세유럽에서 의사직업은 길드 형태로 독점적인 조직관리를 하다가 근세 시민혁명으로 해체를 요구받는 위기에 봉착했을 때 의료인들이 적극적으로 국가 의료제도와 정책에 참여해 의사직업윤리를 확고히 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며 "미국 역시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사회에서 전문직에 요구하는 윤리를 전문직 행동강령과 의료 전문직업성 헌장에 반영함으로써 의사의 윤리의식을 강화하고, 의사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최근 들어 의료서비스가 강조되고, 환자가 고객의 입장에서 의사들에게 이런 저런 것들을 요구하면서 의사의 직업적 자율성이 심각하게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환자가 원하는 것이 '비윤리적'이라도 현행 법률상 '합법적'인 경우 이것을 들어줘야 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가 역시 의사들에게 의료산업화를 통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료계 스스로 직업윤리와 의철학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계속 이러한 요구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의사라는 직업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직업윤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한 교수는 "직업윤리를 확고히 하지 않으면 다양한 사회의 요구가 나올 때마다 일관성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율적으로 직업윤리를 확고히 하고, 자율규제를 계속해 나가다보면 대중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 교수는 유럽과 미국의 역사에서도 알 수 있듯 의사들이 스스로 직업윤리를 정립해 놓지 않으면 전문직의 위기라는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며 "의료계가 스스로 직업윤리를 만들어 사회에 제시하고, 사회의 윤리의식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개선을 위한 실천방안의 하나로 한 교수는 인문사회적 교양을 갖출 수 있는 고전과 양서 읽기를 제안했다.

"대한민국 성인 가운데 35%는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조사결과가 있다"고 밝힌 한 교수는 "의료인들이 책을 읽는 교양인으로서 인문사회적 소양을 쌓는다면 환자를 생각하고, 진료를 위해 고민하는 직업윤리의식도 자연스레 갖춰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의(醫)에 내재된 다양한 가치와 규범에 대해 숙고하는 의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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