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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전공의 1년차 투신 사망 '충격'
대학병원 전공의 1년차 투신 사망 '충격'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3.09.0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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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업무 스트레스 호소...전공의 수련환경 도마위
노환규 회장 "희망 잃고 극단 선택하는 의사 없어야"

지방 대학병원에서 수련 중이던 전공의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의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전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대전 소재 C대학병원 내과 전공의 1년차 박 모씨가 지난 7일 오후 3시경 대전시 중구 태평동의 한 아파트 현관 위 난간에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박씨가 14층 옥상으로 혼자 올라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된 정황 등을 종합해 자살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소식을 전해 들은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은 8일 대전 K병원에 마련된 박 씨의 장례식장을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했다. 노 회장은 조문 후 기자와 만나 "고인은 평소 밝은 성격이었고, 특별한 자살의 조짐이나 징후가 없을뿐더러, 우울증도 없었다"고 유족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최근 출산 휴가 등으로 인한 인력 공백 문제가 있었고, 상위 연차 슈퍼바이저가 없이 근무함에 따라 업무를 힘들어 했다"는 동료들의 진술도 전했다. 

또 "정확한 사인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과다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외에는 이렇다 할 다른 이유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니겠는가. 또 다시 이 땅에 고인과 같이 희망을 잃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의사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례식장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미래를 바꿔 달라는 젊은 의사들의 부탁을 많이 들었고,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면서 "한 사람이 겪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의료의 미래인 젊은 의사에게 일어난 비극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공의특별법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의지도 밝혔다.

현재 경찰은 박 씨가 휴가 및 출산 공백으로 연차 있는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업무량이 많다며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주변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 중이다.

의협은 박 씨의 사망이 전공의 수련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경우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2010년 대한전공의협의회 조사 결과 우리나라 전공의 50% 이상이 주 100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근무시간에 시달리면서 기본적인 식사, 수면 시간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된 박 씨는 부인과 18개월된 아이를 남기고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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