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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약침'에 아내 잃은 남편 "S한의원에 천벌을..."

'산삼약침'에 아내 잃은 남편 "S한의원에 천벌을..."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08.2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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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특효라던 산삼약침, 알고 보니 맹물주사
두 달간 1천만원 갖다 바쳤으나 아내는 끝내...

 일러스트 / 윤세호기자
암을 완치시켜주겠다는 한의사 말에 속아 아내를 잃은 한 집안의 가장이 자신의 처절한 심경을 호소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자드사랑'이란 필명의 A씨는 27일 오전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 '암환자에게 이상한주사를 1천만원에 팔아먹은 한의원 고발해요'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최근 '산삼약침'으로 암을 완치할 수 있다며 거액을 받고 성분 미상의 정맥주사를 암환자들에게 놓은 혐의(의료법·약사법 위반)로 S한의원을 고발(고발인 명의는 전국의사총연합)한 당사자다.

A씨는 "암 투병 하던 집사람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천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치료받았던 S한의원 약침은 산삼은 들어있지도 않은 맹물주사에 가깝고, 그 약침이 암환자를 낫게 했다는 공식발표도 없다는 인터넷 기사를 보고 슬픔과 비통함 그리고 분노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한의원에 속아 불쌍한 집사람을 고생시킨 것을 생각하니 후회와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애통해 했다.

A씨의 사연은 이렇다.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였던 아내를 위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서울 강남구 소재 S한의원을 방문한 것은 올해 초. S한의원 원장은 A씨의 아내가 말기 암이고 항암을 포기한 상태였기 때문에 단독치료로 여러 개의 약침을 사용해야 하며, 한방치료는 1회 60만원씩 한 달분 20회 총 1200만원과 양방치료 (미네랄주사·면역칵테일·닥XXX100·리XX20%주사 등) 182만원을 합쳐 20일 치료에 총 1320만원이라는 엄청남 금액을 선불을 요구했다.

사정이 절박했던 A씨 부부는 앞뒤 가릴 것 없이 갖고 있던 모든 신용카드로 할부 결재했다. 이후 A씨의 아내는 중병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S한의원을 왕래했다.

A씨는 "아침마다 복잡하고 공기도 안 좋은 지하철을 타고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콜록거리면서도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안고, 중간 중간에 난간을 부여잡고 S한의원까지 걸어갔다"며 "혼자 지하철을 타고 그렇게 갔을 아내의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원통하고 분해서 가슴이 터지려고 한다"며 비통해 했다.

"친절과 웃음으로 우리 가족을 현혹..."

A씨의 아내가 3년간 대학병원에서 수술 및 항암치료를 받고 지불한 총 비용이 약 1000만원. 그런데 S한의원에서 2달 동안 치료받고 지출한 비용은 1320만원에 달했다.

A씨의 아내는 S한의원측 말만 믿고 힘든 치료를 견뎌냈으나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졌다. 치료비용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던 A씨는 눈물을 머금고 한 달 만에 치료를 중단했다.

그는 "S한의원은 마치 우리를 위하는 것처럼 안타깝다면서 계속 치료를 권유했다"면서 "S한의원 한의사·간호사들은 암환자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친절과 웃음으로 우리가족을 현혹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암을 낫게 해준다는 S한의원의 홍보·광고 내용이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아내가 이미 죽은 뒤였다. A씨는 "언론 보도를 보니 '산삼약침'이란 주사 성분은 거의 맹물에 가깝고, 호전사례라며 S한의원 홈페이지와 병원 내부에 걸려 있던 사진들 상당수도 가짜라고 한다"면서 "가짜 호전사례에 속아 아내가 그 고생을 하고 카드 할부 한도까지 싹 긁어서 한의원에 바쳤던 것이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 원통해서 미칠 것만 같다"고 절규했다.

차라리 그 시간과 비용으로 다른 수단을 찾아봤으면 혹시나 아내를 살릴 수 있지 않았겠나 하는 후회가 밀려오지만 돌이킬 수 없게 됐다. A씨는 "살아날 확률이 희박했다면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시간을 가족들과 맛있는 것 먹고 좋은 공기를 마시게 하고 좋은 음악을 듣고 인생을 마무리 하게 해줘야 했다"며 "맹물에 가까운 주사로 암을 완치시켰다며 계속 치료 받게 한 나쁜 한의사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라고 호소했다.

아내를 죽인 S한의원이 여전히 광고를 내고 환자를 끌어 모으고 있는 사실에 A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S한의원을 검색해보면, 아직도 암환자들을 낫게 할 수 있다는 홍보 자료, 방송출연 내용이 나온다"며 "S한의원의 가증스러움에 치가 떨린다. 정말 이 곳의 한의사·간호사들은 양심이 있는 자들일까?"라고 말했다.

"국민 등쳐먹는 한의원, 왜 방치하나?"

A씨는 "S한의원에 천벌을 내리고 싶다"면서 자신처럼 피해 입은 사람들과 함께 법적으로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글은 게시된 지 수 시간 만에 조회 수 2000회를 넘기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입을 모아 S한의원을 성토했다. 닉네임 '유림당'은 "벼랑 끝에 선 사람들 돈 빨아먹는 흡혈귀"라고 비난했다.

'하르트'는 "한의원들이 말기 암을 고친다면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며 "보건복지부와 검찰들은 왜 저런 한의원들이 선한 국민 등쳐먹는 것을 놔두나?"라고 말했다.

'june2'도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조선시대 의학을 이용해 사기를 치다니 중벌에 처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혹세무민하는 사이비들을 처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의학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쟈스민'은 "21세기를 살아가면서 16세기에 만든 동의보감을 '의학서적'이라고 믿는것 부터가 코미디"라며 "동의보감은 박물관에서 보전해야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일 뿐, 요즘 세상에 함무라비 법전으로 재판하고, 대동여지도 보고 길 찾아 가는 사람이 있나? 문화유산을 공부한 사람에게 의료인 면허를 주는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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