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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백신 개발 가속화로 세계 시장 조준
국내 제약사, 백신 개발 가속화로 세계 시장 조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3.08.20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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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개발 및 해외시장 진출 백신 증가…글로벌 경쟁력 ↑
백신산업화 성공 위해 국가차원 세제 및 R&D 지원 필요

전 세계 백신시장의 약 2% 수준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백신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 보령제약과 일양약품이 각각 세포배양 기술을 이용한 일본뇌염백신과 독감백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데 이어 녹십자의 독감백신은 WHO 산하기관에 수출을 하는 쾌거를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백신 개발 및 생산, 수출실적은 '백신산업'이라고 불리기에는 매우 저조한 실정이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하나 둘씩 백신개발에 성공하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갈 경우 백신 국산화와 수출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보령제약·일양약품, 자체개발 백신 연이어 출시
보령제약은 최근 세포배양 기술을 이용한 일본뇌염백신(보령세포배양일본뇌염백신주)을 출시했다. 기존의 백신은 유정란방식을 이용해 생산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펜데믹이 발생했을 때 빠른 시간에 다량의 백신을 제조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세포배양백신은 짧은 시간에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많은 제약사들이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보령제약의 백신은 국내에서 임상3상 시험을 실시해 안전성·유효성을 검증했으며, 세포배양기술을 이용해 원숭이 신장세포(Vero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 후 일본뇌염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방법을 사용, 안정적인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

보령제약은 세포배양기술을 이용한 일본뇌염백신 공급을 통해 여름철 일본뇌염백신 부족현상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양약품도 자체개발 독감백신을 최근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고 올 가을부터 본격적인 공급을 앞두고 있는데, 국내 2번째로 인플루엔자 백신을 원액부터 생산하는 제약사임을 입증했다. 일양약품의 독감백신이 공급되면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때 자국민 우선 보호를 위한 국가 시책에도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일양약품은 앞으로 국내공급뿐 아니라 백신의 공급이 원활치 않은 해외로 수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번 백신 제조품목 허가취득을 계기로 다양한 종류의 백신생산을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녹십자 독감백신, WHO 산하기관에 수출 쾌거
보령제약과 일양약품이 백신 개발을 성공하면서 '백신주권' 확립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는 가운데 녹십자는 자체 개발한 계절독감백신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기관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의 산하기관인 범미보건기구(PAHO)의 2013~2014년도 북반구 계절독감백신 입찰에서 약 1250만 달러 규모의 계절독감백신을 수출키로 하는데 성공한 것. 녹십자는 지난해 12월 범미보건기구의 남반구 계절독감백신 입찰에서도 1200만 달러 규모의 백신을 수주한 바 있어 연중 지속적인 백신 수출이 가능하게 됐다.

녹십자의 백신 수출은 WHO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앞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생명과학·SK케미칼…조용하면서도 강한 백신개발 전략
LG생명과학과 SK케미칼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내부적으로 백신개발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으며, 세계시장 진출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먼저 LG생명과학은 올해 초 백신 등 3대 핵심사업에 주력하고, 2017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LG생명과학은 우리나라 최대의 백신수출 기업이라는 것을 인정받는데 그치지 않고, 국내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뇌수막염 백신(유히브)과 5가 혼합백신(유포박-히브)을 해외에 수출해 매출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뇌수막염 백신은 지난해 중국 천진의약그룹과 포괄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중국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5가 혼합백신은 지난해 WHO로부터 품질인증을 획득, UN 산하기관이 주관하는 입찰에 성공하면서 올해부터 해외시장에서의 매출이 시작된다. 이밖에 LG생명과학은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할 계획이며, 세계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SK케미칼은 최근 경북바이오산단에 제2백신공장을 설립키로 했는데, 투자 규모가 1000억원에 이른다.

SK캐미칼은 2006년부터 백신사업을 시작했고, 2008년에는 바이오벤처회사인 인투젠을 인수하면서 바이오의약분야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2010년에는 백신 전문기업인 미국의 엑셀러렉스(Xcellerex)와 MOU를 체결하면서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SK케미칼은 현재 B형간염, 수두, 소아마비, DT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Td(파상풍&디프테리아) 등 국가필수 예방접종 백신은 물론 뇌수막염·독감백신까지 개발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다국적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자궁경부암·폐렴·로타바이러스 백신도 국내에 도입하는 등 백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갖추기 위해 국가 차원 지원 중요
백신산업이 성공하고,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투자도 중요하지만, 국가차원의 지원도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태 한국바이오협회 상무는 "백신산업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신성장 산업이기 때문에 새로운 첨단기술로 무장한 다국적 제약사의 치료백신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국내 제약사들이 힘을 얻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내 백신개발과 관련된 연구개발비는 연간 610억원 수준인데, 다국적 제약사가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사용하는 평균비용(1600억원~6500억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세제지원 및 규제효율화, R&D 지원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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