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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중국, 세계여자의사회 서울 총회서 숙원 풀다
[기고]중국, 세계여자의사회 서울 총회서 숙원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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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1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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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희(서울시의사회 부회장, 한국여자의사회 이사)

▲ 김숙희(서울시의사회 부회장, 한국여자의사회 이사)
서울에서 개최한 세계여자의사회 학술대회와 총회는 다양한 기록들을 갱신했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한 것은 중국이 세계여자의사회 회원국이 된 것이다.

그 동안 대만이 CMWA(China Medical Women's Association 중국여자의사회) 명칭으로 1950년대부터 활동해 왔으며, 홍콩은 영국령에서 분리되고 난 후 홍콩여자의사회 이름으로 따로 참여하고 있었다.

세계여자의사회 규정에 의하면 한 나라에서 한 단체만 가입할 수 있다. 1990년 대 부터 중국은 여러 차례 세계여자의사회 가입을 타진해 왔고, 자신들이 CMWA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세계여자의사회 본부는 60여년에 걸친 대만과의 우호 관계 등을 고려해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웠다.

3년 전 독일 뮨스터에서 열린 제28차 세계여자의사회 총회에서 2013년 제29차 학술대회와 총회 개최지가 서울로 결정되고, 차기회장으로 한국의 박경아 회장이 선출됐다. 이후 중국은 적극적으로 박경아 회장을 통해 가입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대만과의 중간 역할을 박경아 회장에게 부탁했다.

지난 해 여름 박경아 회장과 김봉옥 조직위원장, 사무총장인 필자가 2013년 서울대회 홍보를 위해 중국 연길시의 연변여의사회를 방문했다. 그때도 북경에서 중국여자의사회 대표 두 명이 연변까지 와서 우리 일행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대만 존속 결정해 갈등 해소 대만-중국-홍콩 나란히 회원국

연변여자의사회(회장 김경애)는 그 동안 한국여자의사회와 활발한 교류가 있었음에도 북경과의 협력관계를 고려해 이번 서울 대회 마지막 등록마감까지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박경아 회장은 대만여자의사회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서울대회 중에 중국여자의사회 대표와 대만여자의사회 대표들의 회담 일정을 조율했고, 연변에서 25명·중국(북경)에서 14명·대만에서 9명이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중국과 대만 대표들의 회담에 우리가 참석하지 못했지만 모두 잘됐다는 연변여자의사회 김경애 회장의 전갈을 받았다. 회담은 매우 우호적이었으며 중국이 중국여자의사회(China Medical Women's Association, CMWA) 명칭을 사용하기로 하고, 대만은 기존의 CMWA 명칭을 포기하고 대만여자의사회(TMWA)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대만이 명칭 양보를 하지 않을까 걱정했고 대만은 중국이 자기들만 회원국이라고 하고 대만여자의사회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원만하게 해결이 된 것이다. 세계여자의사회 본부도 박경아 회장의 설득으로 홍콩이 홍콩여자의사회로 남아 있는 것처럼 대만여자의사회를 존속 시키기로 결정했다.

박경아 세계여의사회장 중재 돋보여…100만 여의사 보유 중국 활약 기대

이로써 중국은 중국(CMWA), 대만(TMWA), 홍콩(HMWA) 명칭으로 세 단체가 모두 세계여자의사회의 회원국이 된 것이다. 대회 마지막 날 열린 총회에서 이들은 승인을 받았고 세계여자의사회 회원국이 47개국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번 서울대회에는 39개 회원국에서 1098명이 등록을 했으며 기자단이나 행사요원, 전시 인원, 학생들, 동반자 등을 합하면 1364명이 참석해 세계여자의사회 학술대회 사상 최고의 등록과 참석률을 기록했다. 조직위는 1000명 정도의 참석 인원을 예상하고 준비하고 있었지만 기대이상으로 등록이 많아졌다.

최종 등록 마감이 다가오면서 연변의 김경애 회장은 "중국만 가입되면 중국에서 1000명 이상의 여의사들이 참석할 수 있다"고 했고 조직위는 "갑자기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면 우리가 수용을 못할 것"이라고 한바탕 웃은 적이 있다.

중국은 추정 인구수가 14억 전후라고 발표되고 있다. 의사자격증을 갖고 있는 의사가 200만 명이고 이중 여의사는 100만 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여의사수 2만2000명을 생각하면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세계여자의사회는 이번 총회에서 2차 투표까지 거치면서 차기 회장을 선출했다.

투표권은 회비를 낸 수에 비례해서 할당되며 대한민국은 600명을 가입시켜서 투표권 7개를 갖고 있다. 1인당 회비는 연 8불이지만 대부분 한국여자의사회에서 단체로 보내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2배정도 투표권을 더 갖고 있다. 중국이 회원을 얼마나 가입시키고 회비를 낼지 모르지만 만약 중국과 홍콩, 대만이 회원 가입수를 올리고 회비를 납부하면 앞으로 중국이 세계여자의사회를 장악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대만여의사 대표들은 박경아 세계여자의사회 회장의 간곡한 설득으로 이런 좋은 합의를 이룰 수 있었다고 박경아 회장의 노력을 치하했다. 중국여자의사들 또한 이번 한국의 중개 노력을 높이 사고 있다.

전 세계인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의료인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외교적인 문제의 해결사로서 박경아 세계여자의사회 회장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진 일화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모두 분쟁과 전쟁으로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세계여자의사회 내에서라도 갈등과 편견의 벽을 넘어 상생하는 단체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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