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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자의사회서 무산된 '낙태와 여성건강' 강연 들어보니
세계여자의사회서 무산된 '낙태와 여성건강' 강연 들어보니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8.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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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오비 3일 백범기념관서 강연회 주최…'낙태' 모성 사망률·자살률 높여
미국생명존중산부인의사회 강연자들 "낙태로 인한 악영향 제대로 알려야"

▲ 미국생명존중산부인과의사회 도나 해리슨 전 회장, 메리 데븐 포트 현 회장, 마타 슈핑 박사
제29차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무산된 '낙태와 여성건강' 강연이 3일 오후 3시에 백범기념관에서 열렸다.

원칙적 진료와 생명 존중을 강조하고 있는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이하 진오비)'이 세계여자의사회에서 무산됐던 강연회의 연자들을 초청, 강연을 재개했다.

초청 연자는 미국에서 낙태 문제의 심각성과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미국생명존중산부인과의사회 도나 해리슨 전 회장과 메리 데븐포트 현 회장을 비롯해 낙태 후 정신 후유증 치료 전문가인 마타 슈핑 박사 등 세 명.

최안나 진오비 대변인은 "지금까지 낙태가 여성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의학적인 접근이나 연구가 미미했다"며 "수십년 동안 낙태가 여성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 온 전문가들의 강연이 무산된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의사들에게는 낙태가 모성사망률은 물론 조산과 암 발생은 물론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널리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의료계의 관심을 촉구했다.

도나 해리슨 전 회장은 '낙태와 모성사망률' 주제강연을 통해 낙태의 단기적·장기적 합병증 발생 연구를 소개했다. 도나 해리슨 전 회장은 "'안전한 낙태'란 법적으로 허용된 낙태를 의미하는 정치적 용어일 뿐이지 의학적으로 여성에서 안전한 낙태란 없다"면서 "낙태는 조산을 야기하고, 장기적으로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우울증·약물 오남용·자살률을 높이는 악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도나 해리슨 전 회장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임신기간이 1주 늘어날 때마다 낙태로 인한 모성사망률을 38% 늘리는 것으로 발표했고, 미국국립암센터에서도 18세 이전 어린 나이이거나 첫 아이를 낙태한 경우 폐경 전 유방암 발병률이 50%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며 "임신 21주 이상의 낙태는 출산으로 인한 모성 사망률보다 더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만큼 임신 중후반기의 낙태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도나 해리슨 전 회장은 "1989년 낙태를 불법화한 칠레의 경우 낙태 불법화 이후 낙태로 인한 산모 사망이 96%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며 ▲여성교육 ▲분만시 적절한 의료진의 도움 ▲깨끗한 물 ▲위생적 환경 등이 낙태 사망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메리 데븐포트 회장은 "수술적 낙태와 약물 낙태 간에 조산 발생 위험도에 차이가 없고, 오히여 약물 낙태가 수술적 낙태보다 출혈을 비롯해 더 많은 합병증을 야기한다"며 약물 낙태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국민에게 약물낙태의 위험성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타 슈핑 박사는 "본인이 임신 유지를 원했으나 가족등 주위의 압력으로 낙태할 경우의 정신적 후유증은 자살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며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 낙태에서 정신적 후유증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타 슈핑 박사는 "낙태 시술을 받기 전에 낙태후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길 위험요소가 있는지 파악하는 설문을 작성하는 것이 낙태와 정신 후유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원하지 않는 낙태를 강요당하는 여성들을 위한 지지센터가 한국에도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진오비 회원들을 비롯해 낙태반대운동연합(회장 김현철)·예수의 꽃동네 자매회(이경은 수녀) 등 낙태 문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는 단체 회원들이 참석, 낙태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에 대해 공감했다. 이들은 국민에게 낙태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알려 낙태로부터 여성건강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심상덕 진오비 회원은 "낙태 문제에 관해 사회와 국가가 무관심하게 방치하고 있는 것은 임신 여성의 인권과 태아의 생명권을 얼마나 하찮게 생각하는지 보여준다"며 "얼마 전 대전지법의 낙태죄 선고 유예판결이나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임신과 낙태' 세션이 강연 하루 전 날 돌연 취소된 것은 우리 사회의 책임있는 인사들의 무책임함이 그 절정을 찍고 있는 느낌"이라고 한탄했다.

강연회 참석자들은 "낙태가 허용되는 한 여성은 몸과 마음의 상처 뿐 아니라 낙태로 인한 부작용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정작 여성의 가장 기본적 권리에 해당하는 출산권과 피임권을 여성의 인권이니, 행복 추구권이니 하는 그럴싸한 포장으로 감춘 채 무책임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미국생명존중산부인과의사회 강연자들과 진오비 및 낙태반대운동연합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왼쪽이 최안나 진오비 대변인.

한편, 2010년 보건복지부와 연세대가 실시한 '전국 인공임신중절 변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44세 이하 가임기 여성의 인공임신중절건수는 16만 8738건(인공임신중절률 15.8)으로 2005년 34만 24433건(인공임신중절률 29.8)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인공임신중절건수는 한 해 출생아 45만명의 38%에 해당한다.

하지만 음성적 낙태를 감안할 경우 실제 인공임신중절건수는 약 30∼40만 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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