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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제 폐지, 도대체 하긴 하는거냐" 카오스

"인턴제 폐지, 도대체 하긴 하는거냐" 카오스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3.07.2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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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의대협 총회서 의대-의전원·학년별 이견 뚜렷 "정해만 달라"
전수조사 결과 2018년>2015년 근소차…보건복지부 고민 가중

▲ 20일 열린 의대협 대의원 여름 총회에는 전국 41개 의대·의전원 중 33개 대표자가 참석해 인턴제 폐지 관련 분위기를 전했다. ⓒ의협신문 이은빈
보건복지부가 전체 의대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라 인턴제 폐지 시행년도를 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학생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앞서 의대·의전원생 1만4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수조사에서는 2018년 폐지(45.2%)와 2015년 폐지(41.3%)를 원하는 응답이 양분된 상황. 이들은 한목소리로 "매번 입법예고를 하겠다고 한 뒤 아무것도 없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20일 대한의사협회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의원 여름총회에서 인턴제 폐지를 포함한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총회에는 전국 41개 의대·의전원 중 33개 대표자가 참석했다.

이들 대표자는 인턴 폐지 시행년도와 관련해 학년과 의대·의전원별로 다른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언제가 됐든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원대 대의원은 "의전원 체제라 평균연령이 높은 편이다. 수련기간은 줄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일단은 졸업하고 필드에 나갔을 때 (본인은) 걸리지 않았으면 해서 최대한 늦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균연령↑ 의전원생·제도 안착 원하는 저학년 '조기폐지' 선호  

이날 회의에 따르면 의대보다는 의전원, 본과 3·4학년인 고학년보다는 저학년에서 폐지시기를 앞당기기를 원하는 분위기다. 의전원생은 상대적으로 높은 평균연령으로 인해, 저학년은 시행시기가 빠를수록 제도가 안착한 상태에서 전공의 수련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류는 본과 1학년생에게서 2015년 폐지를 원하는 응답비율이 54.2%로 가장 높고, 의대보다는 의전원에서 2018년(44.8%)과 2015년(42.7%)의 격차가 좁게 나타난 전수조사 결과에서도 읽을 수 있다.

전남대 대의원은 "의전원 분들은 나이대가 있어서 하루라도 빨리 졸업하고 싶어해 2015년을 선택한 경우가 많다"며 "반면 의대생들은 인턴이 없어지면 소속대학과 지방에 고립될 거라는 우려가 있어 2018년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당초 원안인 2015년 폐지를 기정사실로 알고 있던 일선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혼선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대 대의원은 "3, 4학년은 2018년이 많았고, 2학년은 2015년이 우세했다. 1학년은 2015년 인턴제가 폐지되는 걸로 당연히 알고 있었는데 이번 설문 자체에 당혹감을 표시했다"면서 "교수님들도 수업시간에 2015년에 폐지한다고 누누이 말씀하셔서 혼선이 크다"고 했다.

아주대 대의원은 "교수님들이 수업시간에 '너희는 인턴 안하니까 편하겠다'고 한다"고 전하면서 "사실 학생들은 인턴 폐지를 하는 것과 안하는 것의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본과 4학년만 미루고, 나머지는 앞당기기를 원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채 혼란만" 보건복지부 결단 촉구

▲ 조원일 의대협 회장.
보건복지부의 미온적 태도를 꼬집으며 결단을 촉구하는 주장도 이어졌다.

한양대 대의원은 "학생들은 할 거면 빨리, '나 때만 아니면 된다'는 두 가지 인식을 갖고 있다. 전수조사 결과가 입법예고에 반영이 되긴 하는 건지 궁금하다"면서 "공보의를 가느냐마느냐 걱정하는 사람도 많은데 군 문제에 대한 조치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대 대의원은 "선시행 후보완이 문제라고 하는데, 시행해보지도 않고 뭘 보완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어떤 제도도 절대 시행하지 못한다. 일단 가보고, 부족한 점은 대표단체에서 노력해서 고쳐나가자고 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대의원 또한 "학생들이 원하는 건 특정 시행년도를 바라는 것도 있지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채 이렇게 혼란만 가중되고 있어 부담과 피해가 크다"면서 "(보건복지부에서) 연도와 상관없이 조속히 결정해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의대협은 이날 수렴한 의견을 종합해 보건복지부에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조원일 회장은 "보건복지부에서 손을 놨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입법예고에서 어떻게 된다고 장담할 수가 없어 우리도 답답하다"면서 "보건복지부에 면담을 요청해 추후 조치를 어떻게 할 건지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입법예고일을 19일로 검토한 적이 있지만, 날짜를 정한 건 아니다. 각계 각층에서 많은 의견을 주고 있어서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한 바 있다.

한편 의대협은 이날 심사안건 중 회칙 전면 개편으로 회장과 의장을 분리해 운영키로 하고, 신임 의장으로 구봉모 고려의대 학생회장(본2)을 선출했다.

구 의장은 "그 동안은 의대협 집행부에서 대의원 총회 분위기를 주도했는데, 각 학교회장들이 좀 더 편하게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거다. 개인적으로는 대의원들끼리 보다 친분을 쌓을 수 있도록 마당발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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